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위구르족을 억압한다는 이유로 보이콧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보이콧의 진정한 성격은 무엇일까요? 이번 보이콧이 위구르인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지, 스포츠가 제국주의 갈등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살펴봅니다.

https://youtu.be/rYQK2849Nkk

◇ 사회자: 안녕하세요 노동자연대TV 시사/이슈 톡톡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적 보이콧’에 합류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어떻게 봐야 할지 관련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노동자 연대〉의 이원웅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사회자: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영국, 캐나다, 일본, 독일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번 보이콧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이원웅: 미국은 중국이 위구르족을 억압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했는데요, 바이든 정부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 100만 명 이상을 신장 자치구 서부에 있는 ‘정치 교육’ 수용소에 가둬 놓고, 강제 노동과 고문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죠.

중국이 위구르족을 억압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위선이죠. 예를 들어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인종 청소를 벌이고, 그들에 대한 차별을 법에까지 명시한 인종 분리주의 국가입니다. 이런 이스라엘을 올림픽에서 보이콧해야 된다고 미국은 말하지 않죠.

미국 자신도 강제 수용과 고문, 인권 유린, 군사 점령의 역사가 있어요. 그 동맹국들도 여기에 일조해 왔습니다. 위구르인 대다수는 무슬림인데요, 미국은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무슬림이 다수인 중동을 침략해 그곳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국내외의 무슬림들을 테러리스트로 몰아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관타나모 수용소 같은 곳으로 끌고가 고문을 자행하기도 했죠. 2002년에는 위구르인 22명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끌려가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위구르족을 억압하는 것은 사실 최근 몇 년의 일이 아닌데요. 그런데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벌일 당시에는 중국이 그 전쟁을 지지해 주는 대가로 중국의 위구르족 억압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미국이 다시 이를 문제 삼는 이유는 중국이 미국의 세계적 패권을 가장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여러 나라들을 결집시키면서 민주주의나 인권을 명분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정당화하고 있죠. 지난달 바이든이 연 민주주의 정상회담도 그런 사례입니다. 미국 정부 기관들의 후원을 받는 ‘프리덤하우스’ 같은 곳조차 민주주의가 상당히 후퇴했다고 평가하는 필리핀, 인도 같은 나라의 정상들도 이 회담에 초청됐습니다. 그래서 주류 언론들조차 ‘중국 견제 목적이 너무 노골적인 것 아니냐’ 하고 핀잔을 주기도 했죠.

이처럼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은 제국주의적 힘 싸움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명분을 무엇으로 갖다붙이든 보이콧에 지지를 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사회자: 하지만 중국의 위구르인 탄압은 문제 아닌가요?

◆ 이원웅: 위구르인 억압은 실제로 매우 심각한 문제인데요.  위구르족 수용소에 감금된 사람들이 겪는 강제 노동과 감시, 고문 등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입니다.  그리고 위구르족 수용소들의 존재는 중국 정부도 인정한 바죠.

중국 공산당은 소수 민족 자결권을 옹호하던 초기의 입장을 버리고 중국 혁명 직후에 소수 민족들에게 자결권을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족 민족주의에 기초해 중국 국가를 건설했습니다. 개혁·개방 이후에는 한족 민족주의를 더 강화했죠.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빈부격차, 불평등이 극심해지고 거대한 노동계급이 성장하면서 중국 지도부는 중앙 권력을 더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이와 함께 소수 민족에 대한 억압도 더 강화됐죠. 특히 소련이 붕괴하고 중앙아시아에 여러 공화국들이 생기면서 중국은 소수 민족들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더 경계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위구르인들에게 중국어 교육을 강제하고, 그들의 종교를 억압하고, 여기에 반발하는 위구르인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죠. 또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도 중국이 위구르인들에 대한 억압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2015년에 “테러방지법”을 도입했는데요, 이 법은 위구르인들의 정부 비판은 물론 종교적 표현이나 문화적 전통까지도 범죄화시켜버렸죠. 게다가 대다수 위구르인들은 심각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위구르인들이 이런 억압에 항의하는 것은 정당하고, 우리는 그들의 자결권을 지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보이콧은 위구르인들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지정학적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위구르인들의 해방에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좌파들 중에는 위구르인들의 자결권을 지지하는 것이 곧 미국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단지 미국이 이용해 먹는다는 이유로 그들의 대의를 외면해선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 두 제국주의에 모두 반대해야 되고 이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위구르인들의 자결권을 지지하는 것 또한 그것의 일부일 것입니다.

◇ 사회자: 이번 보이콧을 두고 ‘스포츠는 스포츠고, 정치는 정치다. 둘은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스포츠가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 있지 않나요?

◆ 이원웅: 예 그런 주장들을 흔히 접할 수 있는데요. 사실, 실제 올림픽의 역사를 보면 이런 국제적 스포츠 행사는 정치와 결코 분리된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림픽은 흔히 “세계인들이 단결”하는 무대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언제나 개최국의 국력을 과시하고 대중의 애국주의를 부추기고 그들을 단속하는 용도로 활용됐습니다.

올림픽이 바로 그런 무대였기 때문에 과거에도 국제 정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보이콧들이 여러 차례 벌어졌습니다.

가장 많은 국가가 동참했던 것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보이콧이었는데요, 이때 미국의 주도로 65개국이 불참했습니다. 그 명분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었습니다. 그런데 20년 후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아프가니스탄은 한층 끔찍한 곳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보이콧이 얼마나 위선적이었는지 알 수 있죠.

아래로부터의 항의로 보이콧이 이뤄진 적도 있는데요. 1975년에 뉴질랜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친선 럭비 경기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종 분리 체제인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였고 그 때문에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제외돼 있었는데요. 이런 남아공과 친선 경기를 한 뉴질랜드를 다음해 몬트리올 올림픽에 참가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대중적 반발이 일었습니다. 그럼에도 올림픽위원회는 뉴질랜드를 제재하지 않았는데요, 이에 대한 반발로 29개 나라가 올림픽에 불참했습니다.

당시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 보이콧을 반대하는 논리로 동원됐습니다. 그 보이콧을 반대하는 것 자체가 지극히 정치적인 것이었는데 말이죠.

요컨대 지배계급은 스포츠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신들에게 득이 될 때는 얼마든지 스포츠를 이용합니다. 스포츠가 결코 중립지대일 수 없는 이유인 것이죠.

◇ 사회자: 어차피 스포츠가 정치와 분리될 수 없다면, 보이콧을 지지하는 게 위구르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이원웅: 네 그렇게 기대를 할 수도 있지만요, 미국이 주도하는 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은 위구르족 해방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보이콧의 본질은 서방 제국주의가 위구르 문제를 빌미로 중국과 힘 겨루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보이콧을 지지한다면 서방이 인도주의를 명분으로 벌이는 다른 개입도 반대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위구르인들의 해방을 지지하면서도 미국의 제국주의적 힘 과시일 뿐인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에는 반대해야 할 것입니다.

위구르인들의 해방을 지지하면서도 미국의 제국주이적 힘 과시일 뿐인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에는 반대해야 합니다. 위구르인들의 해방은 서방이 가져다 주는 게 아니라 그들 자신의 투쟁으로만 쟁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해야 할 것입니다.

◇ 사회자: 오늘의 시사이슈 톡톡 여기까지입니다. 영상이 유익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알림 설정 꼭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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