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티스타, 정글에서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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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티스타가 그들을 괴롭혀 온 오랜 고립의 시기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
지난 11월 20일 사파티스타민족해방군
멕시코 좌파 일간지
사파티스타의 전환은 그들이 “다른 캠페인”이라고 부른 운동의 건설과 관련돼 있다.
1994년 새해 첫날 EZLN은 멕시코 치아파스 주
그러나 1월 봉기는 겨우 며칠 동안 지속됐다. 그들은 멕시코 국가 권력을 분쇄할 수 없었다. 휴전협정이 체결됐고 정부는 사파티스타와 협상했다. 그러나 ‘저강도 전쟁’이 계속됐다.
결국 사파티스타는 라칸돈 숲으로 후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멕시코 국가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자치공동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국가의 개입에서 벗어난 “해방된 공간들”을 운영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존 홀러웨이나 안토니오 네그리 같은 자율주의 이론가들에게 영감을 줬다.
그러나 치아파스 주의 가난은 나아지지 않았다. 사파티스타의 공동체 운영 방식이 이룬 많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을 모두 생산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멕시코 국가와 지배 엘리트들은 반란 세력과 공존하는 것을 언제까지나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쁜 정부들은 우리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왔다”
사파티스타의 전환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에 발표된 ‘라칸돈 숲에서 보내는 여섯 번째 선언문’을 통해서였다. “원주민 투쟁의 새로운 일보 전진은 원주민들이 노동자·농민·학생·교사·종업원 ― 즉 도시와 농촌의 노동자들 ― 과 합세할 때만 가능하다.”
사파티스타의 “다른 캠페인”이 주목받는 또 다른 주요 이유는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는 점이다. 선언문 역시 이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당선이 유력한 후보는 민주혁명당
사파티스타, 특히 마르코스는 근래 오브라도르와 PRD에 대해 각별히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이 때문에 멕시코의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제6차 라칸돈 선언이 그 동안 EZLN이 기성 정당 가운데 가장 좌파적인 정당으로 여겨져 온 PRD와 맺어 온 암묵적 동맹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주요 신자유주의 정당이자 현 대통령 비센테 폭스의 당인 국민행동당
분명히 선언문은 사파티스타의 기존 문건들보다 급진적이다. 그것은 신자유주의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도 비난하고 있다.
사파티스타의 제안에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사파티스타의 선언문은 모든 종류의 선거 참가 ― 사회주의자나 진정한 좌파의 참가마저 ― 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여전히 자신들을 “권력을 위한 투쟁”과 구분하며 거리를 둔다.
따라서 사파티스타는 대통령 후보를 내세우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에 그들은 사유화 중단과 원주민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 2일까지 9백20개 원주민 조직과 NGO들, 좌파 단체와 다른 공동체들이 이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다른 캠페인”은 내년 1월 마르코스의 전국 순회 강연으로 시작된다.
사파티스타의 전환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더 폭넓은 정치 생활에 대한 개입 재개는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맞선 반란의 또 다른 중요한 일보 전진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