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전면에 걸었다.

한 달 전쯤, 윤석열은 중도층 지지율 회복과 외연 확장을 위해 이수정과 신지예 등을 영입하며 이미지 세탁을 시도했다. 그러나 윤석열의 우익 본색이 더욱 드러나면서 지지율이 크게 추락했다. 국민의힘 내 갈등도 증폭됐다.

이재명과의 지지율 격차 증가, 반사이익을 얻은 안철수의 지지율 급상승 등으로 위기감이 커지자, 윤석열과 이준석은 부랴부랴 당내 갈등을 봉합했다.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신지예를 밀어낸 것도 당내 분란의 한 요인을 없애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윤석열의 경솔함을 보여 줘 선거에 마이너스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나서 윤석열은 작심한 듯, 자신의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띄웠다. 이준석은 “웃음을 터뜨리”며 적극 환영했다. 윤석열 캠프의 청년본부장 장예찬은 여가부를 “깔끔하게 박살내자”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티 페미니즘 기조 부각해 정치적 득을 보려는 윤석열 ⓒ출처 윤석열 SNS

다시금 ‘안티 페미니즘’ 반동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등 우파 정치인들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에 환멸을 느끼는 청년층 일부를 기만하려고 페미니즘을 공격하고 여가부 폐지를 운운해 왔다. 윤석열도 여기에 가세했다.

윤석열은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닌 아동, 가족, 인구 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위해 “여가부 폐지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가부 예산의 80퍼센트가 취약계층의 가족·청소년 지원 사업에 쓰인다(한부모가족과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에 61.9퍼센트, 위기 청소년과 생리용품 지원에 18.5퍼센트).

또한 예산의 9.2퍼센트는 성폭력 등 피해자 지원 사업에 쓰인다(2018년~2021년 6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대상 중 20퍼센트는 남성이기도 하다).

여가부를 ‘여성 특권’과 ‘남성 차별’의 대명사로 묘사하는 우파들의 거짓말이 메스꺼운 이유다.

더구나 여가부 예산은 정부 전체 예산의 겨우 0.2퍼센트(올해 예산 1조 4650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 무려 20년째 똑같다. 올해 국방비 예산 55조 2277억 원에 비하면 “초미니 예산”이다.

그래서 여가부의 여성 지원 예산은 항상 턱없이 부족하고 성평등 정책의 한계도 크다. 온갖 형태의 성차별이 만연한 현실을 고려하면, 여성과 가족을 위한 지원과 성평등 복지 예산은 훨씬 더 늘어나야 마땅하다.

윤석열의 주장에 대해, 이재명은 “성평등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다면서도 “폐지한다, 반대한다를 넘어서”야 한다는 식으로 모호하게 이야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충분한 재정과 인력을 투입”하며 여성가족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성가족부 예산 규모와 내역 여성가족부의 여성 지원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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