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항쟁은 카자흐스탄 정치에 대한 대중의 깊은 불만을 보여 줬다. 시위대가 철거해 버린 카자흐스탄의 권력자 나자르바예프의 동상

지난주 러시아군 일부가 카자흐스탄에서 철수하기 시작했고, 나머지 병력도 이달 말 철수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에 군대를 보낸 이유는,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가 권위주의적 통치자들에 맞선 대규모 시위에 직면해 국가를 부지하려면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격동 속에서 약 1만 명이 구금됐다. 연료비 급등으로 촉발된 시위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164명이 살해됐다.

사살 명령을 내린 토카예프는 외국에서 훈련받은 테러리스트들이 평화 시위대를 선동해 카자흐스탄을 공격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토카예프 정부의 내각 전원이 사임했다. 한편, 토카예프는 시위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전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를 콕 집어 비난했다. 나자르바예프는 퇴임 후에도 “국민 지도자” 직함을 유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자다.]

토카예프는 정부의 빈곤 대처 실패가 시위를 촉발한 요인의 하나임을 인정했다. 토카예프는 카자흐스탄 최대 기업들로 하여금 보건·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기금에 돈을 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토카예프는 알리칸 스마일로프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스마일로프는 전임 정부의 제1부총리를 지낸 자다.

그러니 딱히 근본적 변화는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발표에 이어 의미 있는 대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나자르바예프는 올해 들어 종적이 묘연한데, 국외로 도피했다느니 죽었다느니 하는 소문이 파다하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두고 러시아와 중국이 경쟁을 벌이는 곳의 하나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카자흐스탄과 그곳 정부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나자르바예프는 러시아로부터 독립성을 일정 수준 얻어 내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조금 더 다가가려 했다.

나자르바예프 퇴임 후에도 그의 가문은 카자흐스탄의 부의 상당 부분을 계속 지배했으며, 나자르바예프 자신은 안보 기관에 대한 권한을 유지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전 세계 우라늄의 40퍼센트가 채굴되고, 중국의 천연가스 수입량 5분의 1이 카자흐스탄산이다.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자 비트코인 채굴업자 상당수가 카자흐스탄으로 옮겨 갔다. 나자르바예프 가문은 이 모든 것에서 자연히 득을 봤다.

그런데 이랬던 나자르바예프가 정부의 안보 직책에서 해임됐다.

카림 마시모프라는 자도 언급할 만한 인물이다. 카자흐스탄 공식 정치의 화신인 그는 러시아연방보안국(KGB) 공작원 출신으로, 중국에서 첩보 활동을 하며 중국어를 배웠다.

마시모프는 카자흐스탄 정보국장이었고 총리를 지낸 적도 있었다. 현재 마시모프는 반역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그래서 러시아는 자국의 영향력을 재확립하려고 카자흐스탄에 개입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개입이 영향력 제고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항쟁에 대한 대응으로서 이뤄졌다는 측면이 더 중요하다.

이번 시위는 카자흐스탄 정치에 대한 대중적 불만의 표현이다.

시위가 그토록 컸던 것은 권위주의 지배 체제 내에서 진정한 분노가 분출한 결과다. 2011년 14명이 목숨을 잃고 파업이 분쇄된 이후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번에 처음 파업했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이 노동자들은 쿠데타를 획책하는 세력에 의해 위로부터 조종당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올리가르히 파벌들이 모두 이번 위기를 이용해 득을 보려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중국은 카자흐스탄과 인접한 신장 지역의 억압받는 위구르인들에게 카자흐스탄 지배자들이 지나치게 동정적이라고 못마땅해 했다. 그래서 중국은 러시아가 영향력을 키우도록 내버려 두는 것일 수 있다.

카자흐스탄 지배층은 이웃 열강에 기대어 자기 배를 불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거리의 시위대는 대중이 스스로 변화를 성취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 항쟁이 서로 경쟁하는 열강과 부패하고 억압적인 지배자들의 손에 내맡겨져 버린다면 비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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