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택배 노동자 15명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 지 8일이 지났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적반하장으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내에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해고 통보다.

심지어 배송하지 못하는 물건에 대해서는 용차(택배기사 부재시 대신 일하는 기사) 처리 후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15명의 농성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측에 대한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의 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한 행동이다.

적반하장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1월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했더니 계약해지 통보하는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분류 작업에서 제외되고, 분류 작업을 할 경우 별도의 분류 수수료를 받도록 돼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단체협약에도 “사회적 합의를 전면 수용하고 적극 실행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택배 요금을 17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그 비용이 연간 500억 원이 넘지만, 실제 분류 작업 등에 사용된 비용은 100억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오늘도 택배 노동자들은 여전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분류 작업을 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 비용을 추가로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분류 작업을 하지 않는 노동자들은 임금이 삭감될 판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분류 비용이 기존 임금에 포함돼 있으니 더 이상 줄 것은 없고, 오히려 분류 작업이 일부 개선된 사람들에게서 분류 비용 명목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우정사업본부가 요금은 인상하고, 임금은 삭감하는 이중 착복을 하고 있다”고 규탄하는 이유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 소속 택배노동자 70여 명은 1월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인의 단식 농성자들에게 계약 해지 통보는 간접 살인 통보와 같다”며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했다. 또 이를 방관하는 청와대를 향해 울분을 토했다.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걸고 단식 투쟁에 돌입한 지 8일차입니다. 국가기관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몸을 깎아먹는 단식 투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체국물류지원단으로부터 받은 건 계약 해지 통보서입니다.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고 했더니 계약 해지 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청와대는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윤중현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

“사회적 합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생색내기용 홍보수단이었을 뿐입니까. 택배 노동자 22명의 목숨 값도 모자라 우리 단식 농성자의 목숨도 내놔야 사회적 합의가 지켜지는 것입니까.”(안준영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 서산지회장)

지난 1월 17일부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우체국 택배 노동자 15명은 “우정사업본부의 사회적 합의 위반, 청와대가 해결하라”며 오늘부터 청와대 앞으로 단식 농성장을 옮겼다.

협박 윤중현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이 우체국물류지원단이 보낸 계약해지 내용증명서를 들고 있다 ⓒ이미진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분류 인력 충원 약속뿐 아니라, 정규 집배원 증원 약속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설 명절 특별 소통 기간’은 물량이 폭증해 우정 노동자들에게 공포의 시간이다. 안타깝게도 지난주에만 집배원 2명이 과로사로 사망했다. 수익에만 눈이 먼 우정사업본부가 노동자들에게 물량 증가의 고통과 인력 부족의 책임을 떠넘긴 결과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내일 청와대 앞에서 집배원 과로사를 방치하는 우정사업본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도 28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측과 정부를 향해 싸움을 이어가는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확대돼야 한다.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1월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했더니 계약해지 통보하는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1월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했더니 계약해지 통보하는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지난 1월 17일부터 단식 농성 중인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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