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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 기아차모임 성명
기아차 사측은 코로나 바이러스 급증 방치하지 말고,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라!

이 글은 1월 26일 노동자연대 기아차모임이 발표한 성명이다.

최근 기아차 화성공장에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기아차 화성 공장에서만 지난 몇 주간 확진자가 백 명이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이번 확산세는 공장 내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이는 확진자가 많아 조합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자동차 공장 특성상 컨베이어 벨트에 다닥다닥 붙어서 차량을 조립하고, 40분밖에 안 되는 식사 시간에 천여 명이 북적대며 식사를 해야 한다. 40여 명이 가득 들어찬 빼곡한 출퇴근 버스를 왕복 2시간 정도 매일 타야 한다. 1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환경에서 일해야 하니 언제 감염될지 불안이 가중되는 게 당연하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인데도 회사의 대응은 황당한 수준이다. 사측에게 노동자들의 안전은 뒷전이다. 확진자 및 검사 대기자들이 늘어나 생산 가동 인력이 줄어들었는데, 사측은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는 않고,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라인 돌리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안전 보호 장구 및 작업복 마저도 제공하지 않은 채 생산 인턴들을 대체 인력으로 투입시켰다. 심지어는 소독이나 다른 방역 조치도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또 한 반에서는 4일 동안 10여 명이 집단 발병해서 대의원과 조합원들이 당장 반원 전체 PCR 검사를 요구했다. 그런데 사측은 그 요구를 묵살하고 자가진단키트만 사용한 후에 라인을 가동시켰다.

이렇듯, 기아차 사측은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마저 짓밟고 오로지 이윤을 위해 생산에만 몰두해 왔다.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60.7퍼센트 늘어난 5조 3880억 원으로 예상된다. 노동자들의 안전을 담보로 이토록 많은 수익을 내면서도 기아차 사측이 코로나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한심한 수준이다. 회사는 1월 25일부터 28일까지 “특별 방역주간”으로 지정하고는 모임 최소화, 마스크 상시 착용, 대외 활동 자제 등 노동자들이 알아서 조심하라는 한심한 내용을 대책이라고 내놓았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급증 속에서 안전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기아차는 작년 9월 2차 접종을 받기 전에는 확진자가 나오면 라인을 모두 세우고 소독을 했다. 중식 시간 연장과 출퇴근버스 증차 등 부족하지만 최소한이나마 밀집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했다. 그러나 작년 9월 2차 접종 이후부터는 확진자가 나와도 소독조차 하지 않은 채 라인 가동에 혈안이 돼 있다. 안타깝게도 노동조합 전임 집행부가 방역 대책을 완화해 주는 안을 사측과 합의해 줬다. 신임 집행부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요구를 내걸고 싸워야 한다.

한편, 사측이 이렇게 방역 지침을 완화하면서 노동자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 책임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안전을 희생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오미크론이 확산되자 확진자의 격리치료 기간을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은 7일로, 미접종자는 10일로 완화했다. 또한 PCR 검사를 60세 이상 고위험군만 우선 검사하고 그 외에는 자가진단키트 검사 후 양성이 나와야만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감염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고, 감염자가 드러나도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원래 일하던 현장으로 돌려보내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한 조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와 기아차 사측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이윤 극대화가 우선이다. 우리 노동자들의 안전은 우리가 단결해서 싸워서 쟁취할 수밖에 없다. 고무적이게도 최근 일부 현장 활동가들이 방역 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입장을 내며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시의적절하고 올바른 요구다. 이런 움직임이 확대되어야 한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지금, 기아차의 현장 활동가들과 투사들은 안전 요구를 내걸고 투쟁에 나설 필요가 있다.

2022년 1월 26일

노동자연대 기아차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