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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항쟁이 거리로 돌아오다

1월 30일 수단 하르툼 거리에 행진하러 모인 수단인들 ⓒ출처 @Res_Wadmadani(트위터)

1월 30일 수단에서 군사 정권에 맞선 대규모 거리 행진이 또다시 있었다.

군경은 최루탄과 총탄을 쏴 시위대를 공격했다. “보안군이 오늘 하르툼에서 열린 민주주의 시위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모하메드 유시프 이스마일이 목숨을 잃었다”고 수단의사중앙협의회(CCSD)가 SNS에 올렸다.

정부 당국은 지난해에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소 79명을 살해했다. 하르툼뿐 아니라 하르툼의 쌍둥이 도시인 옴두르만, 부르수단, 다르푸르 서부 지역, 엘오베이드, 마다니 등지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021년 10월 25일에 군 장성인 압델 파타 알부르한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은 직후부터 수단인들은 100여 일 동안 용감하게 저항하고 있다.

쿠데타는 이른바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중단시켰다. 군부와 민간 지도자들이 맺은, 허울뿐인 “권력 분점 협정”도 파기됐다. 이 협정은 2019년에 대중 항쟁이 일어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를 몰아낸 뒤 체결됐다.

엔지니어, 교사, 의사, 대학 강사들을 조직하는 단체인 수단직능인협회(SPA)는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 수단직능인협회는 30일 시위가 “끝이 아니”라고 했다.

“쿠데타 정권을 타도하고, 민주 국가를 쟁취하고, 인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자들과 살인자들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때까지 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용기와 결의만으로는 무자비한 군사 정권을 꺾을 수 없을 것이다. 기층 저항위원회가 지금의 교착 상태를 돌파할 열쇠다. 저항위원회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시위를 조직할 뿐 아니라, 매일 여러 일상 생활들을 운영하는 데에서 맹아적인 대안이 되고 있기도 하다.

저항위원회는 군 장성들과 그 지지 세력에 맞서 대안적인 정부를 이루고 있는 세력이다. 이런 저항위원회는 가장 잘 조직된 노동자들이 있는 통신·운수·금융·항만 및 병원·학교와 공공부문에서 파업을 건설하려는 노력과 결합돼야 한다.

판돈이 아주 크다. 군부는 대테러 부대를 창설해 시위대가 제기하는 “안보 도전”에 대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마치 혁명의 편인 것처럼 행세하는 못 믿을 자들이 제기하는 또 다른 중대한 위협이 있다. 유엔과 서구 열강은 진정한 저항을 약화시킬 방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유엔은 여러 쿠데타 지지·반대 세력 지도자들을 모아 대화를 주선하여 현재의 세력 관계를 사실상 유지하는 타협을 도출하려 한다.

쿠데타 이후 알부르한이 설립하고 스스로 의장이 된 ‘주권 회의’는 유엔 주도의 대화 테이블을 환영하고 있다. 영국, 미국,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아라비아도 마찬가지다.

쿠데타 반대 진영 내 자유주의 세력인 ‘자유와 변화를 위한 연합’도 “민주주의로의 이행 과정을 회복시키기” 위한 회담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대화는 함정이다. 혁명이 승리를 쟁취하려면 아래로부터 독립적인 권력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