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시민모임 ‘마중’에 따르면, 2월 4일 구금된 이주민 1명과 보호소 직원 2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현재 화성보호소에는 이주민 161명이 구금돼 있고, 보호소 직원도 약 200명에 이른다고 한다.

보호소 측은 구금된 이주민과 보호소 직원들을 전수 검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보호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화성보호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다행히 입소 과정에서 확진돼 추가 확산은 없어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금돼 있던 이주민과 직원이 확진됐다는 점에서 더 우려스럽다.

최근 정부는 고위험군만 PCR 검사를 하고 그 외에는 정확도가 대폭 떨어지는 자가 검사 키트와 신속 항원 검사를 받게 하는 등 사실상 방역을 완화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서울동부·인천구치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화성보호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열악한 환경, 면역 취약 HIV 감염인도 구금

외국인보호소는 미등록 이주민 등 강제 추방을 앞둔 이주민을 출국시키기 전까지 구금하는 곳이다. 특히 난민들이 장기 구금되곤 한다.

신체를 구금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구치소·교도소와 기본 구조가 본질적으로 같다. 밀폐된 곳에서 단체 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단 전파되면 쉽게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구금된 이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 방에서 생활하는 인원도 10~15명에 이른다.

게다가 보호소 내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음식은 형편 없고 목욕물도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부족한 야외 운동 시간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줄었다. 아파도 심각한 상태에 이르지 않으면 병원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조건에 구금돼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악화되고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구금은 보호가 아니다 2021년 12월 ‘외국인 보호소 고문 사건 대응 공대위’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문 피해 난민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심지어 화성보호소에는 HIV(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된 난민도 1명도 있다. 보호소 측에 의해 1년 가까이 독방에 구금돼 있어 극심한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에도 더 취약할 수 있다.

이른바 ‘새우꺾기’ 고문을 당한 모로코 난민도 여태 석방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2월 석방을 요구하며 보름 가까이 단식 투쟁을 벌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다.

한 ‘마중’ 활동가는 이렇게 전한다. “코로나19 이후 면회가 제한되고 야외 운동이 줄어 구금된 이주민의 스트레스가 커졌다. 그들과 전화를 하면 분노가 느껴진다. 자신들은 범죄자가 아닌데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느냐고 호소한다.”

이재용·박근혜는 석방하면서

외국인보호소가 집단감염에 취약하다는 우려는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마중’ 등은 2020년 9월 이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법무부에 보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지난해 1월에는 이주·난민·인권 단체들이 구금된 이주민을 석방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임시 체류 자격을 부여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런 요구를 단칼에 거부했다. 가석방 규정까지 바꿔 가며 이재용을 풀어주고 박근혜를 사면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이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려고, 또는 전쟁과 박해를 피해 한국에 왔을 뿐이다. 또, 내국인이 대부분 기피하는 열악한 일자리에서 부족한 일손을 메꿔 왔다.

이들을 더는 집단감염 위험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외국인보호소 구금 이주민들을 석방해야 한다. 장기 구금으로 거처가 마땅치 않은 경우 적절한 거주지도 마련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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