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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내 아이와 직장 동료의 코로나 확진을 경험하며 드는 생각

오미크론 변이가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는 확진자가 수가 하루 수십만 명이 될수도 있고 그러면 병원이 마비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개인에게 떠넘기는 방역체계로는 코로나 막을 수 없고 위험합니다.

저는 얼마 전 자녀 2명이 동시에 코로나에 확진된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확진 후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는데, 3일째 되는 날 오전에는 웃던 아이가 오후에는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돼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다행히 병상에 여유가 있어 바로 입원해 치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확진자가 늘어난 상황이라면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이 위험했을 것입니다.

또 감염자가 늘면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하는데도 정부는 ‘오미크론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만 합니다. 보건소에서도 PCR검사를 해 주지도 않고 신속항원검사는 온종일 기다려야 간신히 받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 보건소에서 검사를 하지 못하면, 동네 병·의원에서 돈을 내고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일하는 기아자동차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주변에 확진자가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음성 사실 확인 후 출근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음성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연·월차를 내서 검사를 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다 떠넘기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시간과 비용이 부담돼 검사를 미루게 되면, 그런데 만일 감염 상태라면 그 사실을 모른 상태로 가족과 동료들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리게 될 것입니다.

기아자동차 화성 공장의 한 반에서는 7명이 확진되자 남은 작업자들이 사측에 항의해 작업을 중단하고 코로나 검사를 요구를 하였지만, 사측은 보건 당국 기준에 해당 되지 않는다며 라인을 계속 가동하였습니다. 확진자가 빠진 공정에는 어린 청년으로 보이는 생산 인턴을 작업복과 안전화도 없이 급히 투입 시키다 노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또 화성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멀리 있는 소하리공장에 대기하던 생산 인턴 학생들을 화성공장으로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감염에 노출돼도 상관 없다는 듯 어린 학생들을 확진자가 나온 반에 배치하여 일을 시킵니다.

노동자들이 코로나에 걸리건 말건 생산라인을 돌리는 것이 더 중요한 사회에서는 결코 코로나를 막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