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월 10일 ‘핵발전 — 전기요금 인상 없는 기후 대책?’ 주제로 열린 노동자연대 온라인 토론회(영상 보기)에서 소개된 시청자 의견이다.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후쿠시마 참사 현장. 아직도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출처 Greg Webb/IAEA

저는 사고 당시 실제로 일본에서 살고 있던 사람입니다.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을 뿐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얼마나 많은 노동자와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뉴스에 보도된 것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결코 핵발전은 안전하지도 환경친화적이지도, 심지어 지속가능한 에너지도 아닙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대해 ‘상정외’(想定外, 사전에 예상할 수 없는 일을 일컫는 일본식 표현)의 일이었다고 변명했지만 사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실제로 사고가 일어나기 한참 전인 2006년에 개최된 국회 토론에서 이미 일본 국내와 스웨덴 포스마크(Forsmark) 원전 등에서 일어난 사고 사례를 근거로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묻는 발언이 여러 번 나온 바 있었습니다. 이때 정부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설계했다’고 답했지만,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1년에 결국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 사고가 이윤에 눈이 멀어 최소한의 안전 설계마저도 갖추려고 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초래한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단지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일본인들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일본에 강력한 운동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느낍니다. 물론 환경 운동 단체 등 핵발전소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그룹이 없진 않습니다만, 도쿄전력에 근무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을 이끌 만한 운동 세력이 없습니다. 이러한 운동이 건설되지 못했기 때문에 2011년에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전히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반핵 운동이 필요합니다”

현재 일본 정부와 전력 회사는 오히려 핵발전소 건설을 ‘지구 온난화’, ‘이산화탄소 저감’ 대책으로 포장해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에 건설하는 것도 모자라 ‘향후 일본의 경제 성장 전략을 책임지는 반드시 필요한 안건’으로서 원전 해외 수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국도 유사한 것 같습니다.

결국 일본에서 후쿠시마 사고 대응을 운동적으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핵발전을 기후 위기의 대안인 것처럼 포장하는 전 세계 지배계급의 망발이 나오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기후 위기와 핵발전소 문제를 연결시키고, 일본만이 아니라 국제적 운동을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2의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후 위기로 인해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보다 강력한 운동이 건설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