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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 파업이 불법?:
약속을 어긴 건 사용자다

파업 50일째이자 본사 점거 농성 6일째인 2월 15일부터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전국택배노조)이 무기한 상경 투쟁에 돌입했다. 노조는 과로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상경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 사측과 친사용자 언론들은 노동자들의 파업과 점거를 비난하고 있다. 노골적인 친기업 언사를 펴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은 “법 위반을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측은 택배노조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문재인 정부도 사측 편을 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CJ대한통운 점거는 불법행위”라며 힘을 보탰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파업 노동자들의 기세를 꺾고 위축시키려는 시도다.

그러나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꼴이다. 사측은 코로나 특수로 늘어난 수익에만 환호성을 지르며 지난 2년간 택배 노동자 22명(CJ대한통운 7명)을 과로사로 몰아넣었다.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노동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는데도, “합의 이행이 양호”하다며 사측을 편들었다.

수사와 처벌을 받아야 할 대상은 노동자들을 과로로 숨지게 하고도 사회적 합의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사측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노동자들의 생계 부담도 커지는 듯하다. 일부 노동자들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 알바를 하고 있다. 지난주 2차 상경 투쟁(2월 10~12일)의 규모가 1차(1월 18~20일) 때보다 줄었다.

사측이 강경한 상황에서 파업 효과를 높이고, 노동자들의 사기를 유지하고 투지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2월 11일 CJ대한통운 본사 앞 민주노총 결의대회 ⓒ이미진

2월 10일부터 파업 노동자 200여 명이 사측과 용역 경비대의 위협 속에서도 CJ대한통운 본사 1층과 3층을 점거하고 있다. 그리고 2차 상경 투쟁 뒤 흩어졌던 파업 노동자들은 다시 투쟁 채비를 하고, 500여 명이 무기한 상경 투쟁을 시작했다.

택배노조 지도부는 2월 21일 타 택배사 노조원들이 참가하는 전국택배노동자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쟁의권이 있는 민간 택배사 노조원들은 당일 하루 파업을 한다.

2월 14일 택배노조 CJ대한통운 파주지회 창립식에 참가한 타 택배사 노조원들은 말했다.

“CJ가 무너지면 한진, 롯데, 로젠도 [노조가 없던 열악한] 옛날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CJ는 우체국과 판박이 상황입니다”, “국토부와 사측이 달려들어서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를 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CJ 노동조합을 넘어선 연대를 통해서만 승리가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CJ 노동자들은 다른 택배 노동자들의 연대를 바란다

현재 파업의 여파로 일부 지역들에서 CJ대한통운의 물량이 우체국과 롯데, 한진, 로젠 등 타 택배사로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곳 노동자들은 물량이 증가해 노동시간이 늘고 있다.

우체국 택배도 사측이 분류인력 투입, 분류작업 수당 지급 등을 회피하고 있다.

무엇보다 많은 택배 노동자들이 CJ대한통운 파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점유율 약 50퍼센트로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다른 택배사들도 곧 따라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크다.

벌써 롯데택배와 한진택배 등의 일부 대리점에서 CJ대한통운을 핑계로 (고용 기간과 노동조건이 개선된) 표준계약서 도입을 미루고 있다고 한다. CJ대한통운 사측이 제시한 부속합의서의 관철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 내용인즉, 당일 배송, 주 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등 과로사를 유발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말하듯이, 전체 택배 노동자들의 연대가 강화돼야 한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이 자기 조합원들의 파업에 실질적 연대를 제공해야 한다. 2월 11일 민주노총 결의대회는 시기도 늦었을 뿐만 아니라 규모도 매우 아쉬웠다.

지상파 TV 토론에도 참여하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택배 파업에 대해 말을 아끼다가 2월 14일에서야 정부의 합의 이행 감독 부실을 질타한 것으로는 미흡하다.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엄호하기 위한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