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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결집한 인종차별 반대 운동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서로 경쟁하듯 악랄한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내뱉는 주류 우파, 극우, 파시스트 후보자들에 맞서,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2월 12일,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흑인 청년] 아다마 트라오레를 위한 정의 구현을 요구하며 행진했다. 아다마 트라오레는 약 6년 전 경찰서에 구금돼 살해당했다.

2월 12일 ‘아다마 트라오레의 정의를 위한 행진’에서 그의 동생 아사 트라오레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아다마를 위한 진실(La vérité pour Adama)

그의 여동생 아사 트라오레는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5년은 우리의 것입니다. 후보자들의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미래는 우리의 것입니다. 인종차별, 차별, 사회적 불의, 우리를 깎아내리고 분열시키는 모든 것을 거부합시다. 우리를 닮은 세상을 주창합시다.”

지난 주말에는 전국적 연대체 ‘인종차별 반대 및 연대 캠페인’이 조직한 일련의 행진, 회의 및 문화 행사도 있었다. 2월에 발족한 이 연대체는 2월 12일 저녁 수도 파리에서 시위를 벌이며 활동을 개시했다.

그르노블, 솔리유 등 다른 도시들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솔리유에서는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 수백 명이 이슬람을 혐오하는 극우 대선 후보 에릭 제무르가 참석한 행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공격했다.

“제무르가 모임을 하고 있듯, 우리도 모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무르는 억만장자의 자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솔리유에 그를 위한 자리는 없다고 말하려고 모였습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코트도르 지부 사무국장 프레데릭 피소의 말이다.

제무르가 참석하는 집회는 항의 시위에 맞닥뜨리기 일쑤였다. 파시스트 마린 르펜이 개최한 행사에서 여러 해 동안 [항의] 시위가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긍정적인 변화다.

한편 제무르는 이슬람 혐오적인 허튼소리를 계속 내뱉고 있다. 제무르는 한 TV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에서 무앗진[이슬람 사원의 예배 시간을 알리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제무르는 프랑스가 “[그리스도교] 교회의 풍경”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툴루즈에서는 한 축구 경기가 끝난 후 “레 히자뷔스”를 지지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레 히자뷔스”는 베일을 쓰고 경기를 뛰는 선수들로, 무슬림을 차별하는 법이 더한층 강화되면서 이제 제재 위협을 받고 있다.

규모는 더 작지만 중요한 활동들도 있었다. 보르도 소재 국립정치대학 ‘시앙스포 보르도’에서 사회주의자들과 반(反)파시즘 활동가들은 계단과 진입로를 봉쇄했는데, 르펜이 이끄는 파시스트 정당 국민연합(RN)의 지도적 당원 조르당 바르델라의 대학 방문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2월 9일 파리에서는 500명 넘는 사람들이 소르본 대학 앞에 모여, 아나스 카지브가 소집한 모임을 위협하려던 극우를 저지했다.

카지브는 혁명적 사회주의자로, 대선 출마 요건을 갖추려고 서명을 받고 있다. 카지브를 방어하러 많은 사람들이 나온 덕분에, 카지브를 위협했던 단체 ‘정체성 세대’의 파시스트들은 꼬리를 감춰야 했다.

2월 9일 파리 소르본 대학 앞에서 아나스 카지브를 지지하는 수백 명이 극우 위협을 물리치고 모여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쳤다 ⓒ출처 O Phil des Contrastes

이러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좌파가 수만 명 규모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조직하는 그래야 마땅한 상황까지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

이런 대규모 시위가 없다면 우익과 인종차별 세력(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더 우익적인 후보들)이 계속 정치 논쟁을 주름잡을 것이다. 활동가들은 현재 전 세계적 인종차별 행동의 일환으로 3월 19일 파리에서 시위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무엇을 보여 주는가?

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4월 10일 치러질 대선 1차 투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마크롱 지지율은 24퍼센트에 불과하다.

그 뒤를 쫓는 세 후보는 각각 파시스트 마린 르펜, 기성 우파 후보인 발레리 페크레스, 이슬람을 혐오하는 극우 에리크 제무르다. 이 셋의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리수대다.

좌파 후보 중 순위가 가장 높은 후보는 장 뤽 멜랑숑으로, 전체 후보 중 5위다. 멜랑숑이 1차 투표 이후 결선에 진출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최근에 그는 월 최저임금 1400유로, 생필품 가격 동결, 정년 60세를 공약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멜랑숑은 이렇게 주장한다. “두 달 안에 이것을 원하신다면 저에게 투표하시고, 원하지 않는다면 마크롱에게 투표하십시오.”

최근 여론조사에서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프랑스 사회당의 지지율은 3퍼센트 이하에 불과하다. 공산당과 세 명의 혁명적 좌파 후보들도 대선에 출마했다. 그러나 후보 등록 요건이 까다롭고 비민주적인 탓에 그들 모두가 성공적으로 등록하기는 어려울 것이 거의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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