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케이뱅크라는 인터넷은행의 도급사에서 일하는 콜센터 노동자입니다. 최근의 금리 인상이 어떻게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케이뱅크는 예적금 상품의 경우, 금리가 제일 높은 상품조차 (그것도 은행이 만들어 놓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에) 이율이 겨우 1.5~2.0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반면 대출 이자는 기본적으로 기준금리(정부가 정한 고정금리)에 개별 고객마다 평가등급별 가산 금리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못해도 4퍼센트부터 시작하고, 신용 등급이 낮으면 5~6퍼센트를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해당 은행을 주거래로 삼으면 우대 금리라는 명목으로 0.5퍼센트 정도 대출 이자를 차감해 줬는데, 그나마도 지난해부터 없앴습니다. 돈을 모아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당장 이번 달에 내야 하는 이자만으로도 허덕이게 됩니다.

제가 대출 담당 부서는 아니어서 정확한 수치는 내지 못하지만, 담당 부서의 동료 노동자들에 따르면 가장 많이 걸려 오는 전화가 “대체 이번 달 내 이자가 왜 올랐냐”는 항의성 전화라고 합니다.

합법적 날강도

그러나 아무리 문의를 해도 결국 고객들은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합니다. 고객에 대한 은행의 구체적 평가는 “대고객 안내 금지” 즉, 영업 비밀이기 때문입니다.

이자는 무조건 내도록 하면서 이유는 설명해 주지 않으니 합법적인 날강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케이뱅크만이 아니라 시중은행 모두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전화를 걸 수밖에 없는 처지의 고객들은 대부분 분류상 ‘직장인’이거나, 소득으로 보건대 영세한 자영업자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금리 인상이 정확하게 서민 보호가 아니라 은행의 보호라는 점도 보여 줍니다.

동시에 진정한 문제는 애초에 금리를 올리는 정부와 은행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물가 인상에 대응한다며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금리 인상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한국도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여 년 만에 4퍼센트대에 진입할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심각한 물가 인상과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노동자·서민의 등골이 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 연대〉 신문이 꾸준히 지적한 대로 현재의 경제 위기에 노동자와 서민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물가 인상은 1차적으로 공급 차질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상품 생산의 공급에 대한 통제권이 전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금리에 대한 통제권도 없습니다.

실질임금은 하락하는데, 물가와 금리만 오르니 이중의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다니는 직장도 올해 기본급을 고작 5만 원 올렸습니다. 물가 상승에 비하면 임금이 전혀 오르지 않은 셈입니다.

금리 인상은 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우리는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습니다. 관련 직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도 그렇습니다. 형식적으로는 평등을 말하지만,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자본주의적 민주주의의 본질적 한계라고도 생각합니다. 또한 이 사회가 본질적으로 불평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자본주의에 맞서 일관되게 노동자들의 이익을 방어하며 투쟁을 전진시켜야 할 이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