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너무 올라 장보러 가기 무서운 요즘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0년 만에 최고치인데요. 물가가 대체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요? 우파들은 정부가 재정 지원 정책을 너무 많이 써서 물가가 올랐다고 하는데, 진실일까요? 물가 인상의 고통 속에서 노동자 서민이 삶을 지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물가 인상의 원인과 대안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노동자연대TV의 시사/이슈 톡톡입니다. 요새 물가가 너무 올라 장보러 가기 걱정인 시청자분들 많으시죠?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 만에 최고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물가 인상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데요. 오늘은 물가 인상의 원인과 대안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자 연대 신문의 정선영 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사회자: 실제로 물가가 어느 정도 올랐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정선영: 며칠 전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퍼센트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그런데 실제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가령 정부의 물가 통계에는 지난 5년간 거의 두 배로 오른 집값 상승은 포함되지 않죠.

또, 통계청 공식 통계로도 실생활과 관련이 큰 상품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4개월 연속 4퍼센트가 넘게 올랐습니다.

올해 1월 채소, 고기 등 신선식품지수는 6퍼센대로 올랐고, 외식비는 5.5퍼센트 올랐습니다.

석유값도 크게 오르고 있는데요. 올해 1월 석유류는 지난해 1월보다 16.4퍼센트 올랐고 2월 들어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유가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배경이 됩니다. 여러 식료품 가격이 유가에 영향을 받죠. 게다가 유가 인상은 택배, 화물 노동자 등 생계형 운전을 하시는 분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습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물가가 대체 왜 이렇게 오르는 건가요?

정선영: 최근의 물가 인상은 기본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에너지, 원자재, 상품 등의 공급 차질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초기에 급격히 위축됐던 수요가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공급은 금세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석유가 그렇습니다. 2020년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석유 생산량은 그 전해보다 6.1퍼센트나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석유수출국기구 오펙 등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량을 다시 점진적으로 늘리고는 있지만, 유가가 떨어지지는 않는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습니다. 고유가를 유지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줄어든 이윤을 보상받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문제도 겹쳐 최근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세계적인 항만 물류대란 등도 대표적으로 공급 차질이 벌어지고 있는 부문인데요.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은 팬데믹 초기 수요가 줄자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산 공정 자체를 축소했습니다. 항만 물류대란도 팬데믹 초기에 항만 노동자를 대거 해고한 이후 인력 충원을 하지 못하며 벌어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이 오르자 기업들은 상품 가격을 인상해서 이윤을 지키려고 합니다. 오르는 비용 증가 부담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려 하는 것입니다.

사회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서 물가가 상승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정부의 재정 지원 정책이 물가를 더 악화시킬 거라면서요. 그런가요?

정선영: 주류 경제학에서는 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해서 시중에 돈을 풀면 곧 물가가 오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틀렸음이 이미 드러났습니다.

2008년 이후 미국 연준 등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하며 돈을 풀었지만 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었습니다. 실물 경제의 이윤율이 낮아서 풀린 돈이 실제 생산이 아니라 금융 자산을 늘리는 쪽으로 이용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물가 인상에 대응한다며 금리를 인상하고 양적완화를 거둬들이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은 노동자와 서민의 삶에 더 한층 타격을 주는 정책입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금리 인상 정책을 추진했는데요. 그러자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의 금리가 치솟고 가계의 대출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윤율이 낮아 돈을 벌어도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들의 비율이 높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새로운 경제 위기를 낳을 수 있는 도박 같은 정책이기도 합니다.

최근 여야는 16조 9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는데요. 그러자 우파들은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른다며 비난하고 나섰죠.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애초 예상을 초과해서 거둬들인 세금만 무려 61조 원에 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16조 원 추경을 문제 삼는 것은 우파들의 전형적인 악선전입니다.

오히려 이번 추경은 대다수 노동자와 서민은 단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는 턱없이 부족한 내용입니다.

사회자: 물가 인상으로 서민 고통이 커지고 있는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

정선영: 노동자 등 서민의 삶을 보호하려면 정부가 마땅히 공공서비스와 생필품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써야 합니다. 필요할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서 생필품 가격 안정을 추진해야 하죠.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기업들의 생필품 가격 인상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유값 인상도 방치했죠. 최근에 정부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담합한 기업들에 과징금을 부과해 마치 규제 조치를 하는 인상을 줬는데요. 사실, 이것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담합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정부는 현재의 물가 인상에 대해 실질적인 규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징금을 받고도 빙그레는 투게더의 가격을 55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입니다.

반면에 정부는 앞장서서 공공요금을 인상하고 있고요.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억제하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두 자료를 연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공공요금 인상인데요. 현 정부 들어서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그 전 5년에 비해 두 배로 올랐고, 고용보험료율도 임기 동안 두 차례나 올렸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올해 4월부터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을 각각 10.6퍼센트, 16.2퍼센트 인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 임금 억제 실태를 보죠. 올해 공무원 임금은 1.4퍼센트 인상에 그쳐 실질임금이 삭감됐습니다. 최저임금도 고작 5퍼센트 올라,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상승률도 겨우 생활물가 인상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사회자: 노동자 서민들이 삶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선영: 물가 인상 시기에 노동자 서민의 삶을 지키려면 우선 임금이 올라야 합니다.

고용부 발표에 따르면, 실질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연속 0퍼센트대로 정체하고 있습니다. 공식 통계보다 체감 물가 상승률이 더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노동자 임금은 삭감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기업들은 막대한 이윤을 벌고 있습니다. 석유 가격 상승으로 한국의 정유사들은 지난해 7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500대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200조 원이 훌쩍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금리 인상으로 시중 은행들은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의 부담은 노동자 서민이 아니라 이런 기업들이 지도록 해야 합니다.

또, 정부에게 공공요금 인상 정책을 중단하고, 유류세를 대폭 인하하라고 해야 하고요. 생필품에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을 낮추는 등 물가 안정 정책을 쓰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우파들은 재정 지원정책이 적자를 늘린다고 비난하지만, 이런 데 쓰이는 적자는 노동자 서민의 삶을 위한 착한 적자입니다.

이런 요구들을 이루려면 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어져야 합니다. 역사를 보면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 투쟁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2011년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며 식료품 가격이 치솟자 중동 여러 나라들에서는 혁명이 연쇄적으로 벌어진 것이 그런 사례입니다. 최근 터키에서는 급등한 물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기본 식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8퍼센트에서 1퍼센트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런 투쟁들이 한국의 노동자 서민이 나아갈 길을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투쟁을 벌여 비용 상승의 대가를 기업들이 치르게 만들고, 노동자 서민의 생활수준을 방어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자: 오늘의 시사/이슈 톡톡 여기까집니다. 영상이 유익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알림 설정 잊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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