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성외국인보호소 당국이 구금된 난민 신청자에게 새우꺾기 고문을 한 사실이 폭로돼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이런 비인간적인 처우는 단지 화성보호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수외국인보호소(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 내 구금 시설)에 구금돼 있는 이집트인 난민 신청자 S 씨가 전화로 보호소 내의 실상을 알려 왔다. 이미 열악하기로 악명 높은 외국인보호소는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구금된 이주민들의 고통을 여지없이 배가하는 곳이 돼 있었다.

여수외국인보호소는 2007년 화재 참사로 구금돼 있던 미등록 이주노동자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곳이다. 올해는 참사 15주기이기도 하다.

인권 침해의 온상

2017년에 한국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S 씨는 최근에 불인정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법원에 항소한 사이 체류 기간이 만료되는 바람에 비자 연장을 하러 방문한 부산 출입국·외국인청에서 구금됐다. 법원에 항소를 한 상태였음에도 외국인청은 비자 연장을 거부했다. 얼마 후 여수보호소로 이송된 S 씨는 현재 3개월째 구금돼 있다.

국내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된 이주민들은 오랫동안 열악한 의료 환경에 대해 비판해 왔다. 최근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인권 침해 사건을 통해서도 알려졌듯이, 보호소 측은 환자들에게 제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치료를 거부하기도 일쑤다.

이미 눈에 지병이 있던 S 씨는 과거에 4차례나 수술한 병력이 있다. 눈에 통증을 호소하고 며칠째 코피까지 났으나, 여수보호소 측에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보호소에 온 후 잠도 못 잘 정도로 눈이 너무 아파서 치료를 받겠다고 하니까 돈을 내라고 해요. 그런데 보호소 내에서는 제가 수중에 돈이 없어서 외부 치료를 받을 수가 없어요.”

수갑이 채워진 채 병원으로 이동하는 S씨 ⓒ제공 이집트인 S씨

보호소 측의 막무가내식 코로나 대응

보호소 측은 고통을 호소하며 치료를 요구하는 S 씨를 검사도 없이 코로나 확진자 취급을 했다.

“제가 코로나에 걸렸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저와 접촉하지 말라고 했어요.”

황당한 점은, 보호소 측이 코로나 확진이 확인된 것도 아닌 S 씨를 다른 코로나 확진자 7명과 함께 외부 병원으로 이송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병원에 갔더니 치료나 검사도 없이 4일 동안 타이레놀만 줬어요.”

S 씨는 병원에서 보호소로 돌아온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저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 제가 코로나를 옮겨 왔나요? 여기 오기 전에 저는 괜찮았어요. 코로나를 옮겨 온 것은 저들[보호소]이에요.”

이주민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외국인보호소

보호소 내의 생활은 흡사 교도소와 같다. 구금된 이주민들은 죄수복과 같은 단체복을 입고 생활해야 하며, 외부 세계와의 연락은 제한적이다. 개인 휴대폰은 소지가 금지돼 있고, 하루에 잘해야 10여 분 정도 보호소 측의 허락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의 연락은 만 원어치 전화카드를 구매해 공중전화를 이용해야만 한다.

감옥과 다를 바 없는 외국인 ‘보호소’의 내부 모습 ⓒ제공 이집트인 S씨

S 씨는 보호소 내의 생활을 이렇게 묘사한다.

“여기 안에서는 모든 물건이 밖보다 비싸요. 면도기도 없어서 십수 명이 하나를 돌려쓰고 있어요. 밥은 하루에 두 끼만 나오는데, 온 지 3달 만에 체중이 10킬로그램이나 빠졌어요.”

구금자들을 다루는 보호소 측의 태도도 마치 인간 이하의 존재를 대하는 식이다.

“제가 병원에 나흘 동안 갔다 왔을 때, 제 개인 소지품들이 모두 없어진 거예요. 어떻게 된 건지 물었더니 여기 직원이 비웃으면서 답하기를 다 갖다 버리고 소각했다는 거예요.

“무슬림인 제가 가지고 있던 쿠란도 불태워 버렸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어요.”

이런 처우에 항의하며 S 씨는 얼마 전 8일 동안 단식을 했다고 밝혔다. 가족의 만류로 일단 단식을 중단했다는 그는, 보호소 당국이 자신이 밥을 먹든 말든 정말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직원은 저에게 제가 단식하다가 죽으면 관을 갖다 주겠다고까지 했어요. 저는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희들더러 여기서 모두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아요.”

정부는 구금된 이주민들을 무조건 즉각 석방하고, 확진자 등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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