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시위의 방향을 두고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반전(反戰) 운동의 최전선에 관한 최근 소식을 러시아 ‘사회주의 경향’ 활동가들에게 물었다.


지난주 러시아 반전(反戰) 시위에서 체포된 옐레나 오시포바. 그녀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포위전의 생존자라고 한다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반전(反戰) 시위는 성장하고 있는가? 아니면 탄압 조처들이 운동을 제약하고 있는가?

전쟁 반대 활동가들이 대도시들의 중심가에서 거의 매일 모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푸틴 정권의 군경이 앞으로 있을 시위 물결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대자들을 겨냥한 탄압 조처들이 갈수록 도입되고, 이미 7000명이 넘는 활동가들이 구금됐음에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 시위에는 커다란 약점이 하나 있다. 시위들이 전혀 조직적이지 않고, 모인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로 가고 보안 경찰에 잡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탄압과 더불어 시위의 이런 약점은 피로감과 좌절을 낳을 수 있다. 이런 흐름이 헛되이 계속된다면 저항이 점차 사그라들 위험이 있다.

그러나 저항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자들과 혁명가들은 이 시위를 조직하려고 분투하고 있다. 혁명적인 구호와 요구들을 시위에 들여오고,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전쟁을 중단시킬 뿐 아니라 제국주의 전쟁을 계급 전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는 지금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바람대로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발니 본부’에 속한, 부르주아지의 하수인들이 또다시 운동을 약화시키려 한다.

사회주의 단체들이 3월 6일 특정 시간·장소에 집회를 열자고 호소하자 자유주의적인 나발니 지지자들은 다른 시간·장소로 집회를 따로 잡았다. 이는 시위자들을 두 진영으로 분열시켜 대중적 저항이 벌어지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고, 경찰과 군대가 시위를 더 쉽게 진압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제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떤 타격을 주는가? 제재의 고통이 푸틴에 대한 반감을 강화하는가 아니면 서방에 대한 반감을 강화하는가?

서방 국가들의 제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재앙적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미 생필품 부족과 걷잡을 수 없는 물가 인상, 해고, 대량 실업 등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대중을 “폭발”시켜 계급적 항의에 나서게 할 수도 있다. 러시아에는 이런 말이 있다. “냉장고가 텔레비전을 이긴다.” 빈곤과 결핍이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지배계급의 프로파간다를 벗겨 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런 순간은 오지 않았다. 다수 대중은 푸틴 정권의 행보를 지지한다. 여론 조사에서는 러시아인 71퍼센트가 푸틴의 정책을 지지했다. 지금 시점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전면전을 개시한 자국 정부보다는 유럽과 미국에 더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

시위 내부에 사회주의나 반제국주의적인 조짐이 있는가?

사회주의자들은 반전 운동을 계급 투쟁으로 전환시키려 한다. 특정 시간·장소에서 시위를 하자고 호소하는 포스터를 거리에 붙이고 리플릿을 반포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스티커를 붙이고, 팸플릿을 낸다.

이런 활동을 하다가 활동가들은 ‘소요를 조장’했다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정확히 누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카를 마르크스와 블라디미르 레닌의 이론적 유산을 바탕으로 시위에서 능동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도 해로운 태도를 취하는 소수가 있다. 제1차세계대전에 직면해 제2인터내셔널이 붕괴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레닌이 “사회배외주의자들”이라고 불렀던 부류의 소위 “사회주의자”들이 다시 대두하고 있다.

그들은 파시스트들이 우크라이나 편에서 싸우고 있고 러시아는 “탈(脫)나치화”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전면전을 지지한다. 이는 완전히 헛소리이며, 노동계급의 이익을 배신한 것이다.

전쟁이 아니라 계급 전쟁을!

인민에게는 자유를, 제국에는 죽음을!

막사에는 평화를, 왕궁에는 전쟁을!

인민 간에 전쟁 없고, 계급 간에 평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