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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를 누리는 한국 무기 업체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국산 무기의 해외 수출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은 K9 자주포 등을 나토 가입국인 폴란드, 에스토니아, 러시아와 인접국인 스웨덴, 핀란드에 판매한 바 있다. 한국산 무기가 실제 러시아와 나토의 군사적 대결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얼마 전 문재인은 중동 3개국 순방의 성과로 K방산의 수출을 내세웠다. 이미 예멘 내전 등 실전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국산 무기가 더 많은 고객과 전장을 찾아가고 있다.

세계 무기 수출시장 비중 현황 무기 수출 규모 세계 9위인 한국은 이스라엘, 스페인, 영국 등과 비슷한 규모로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자료 출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한국의 무기 수출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하에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전 세계 무기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2015년에 0.9퍼센트에서 2016~2020년 2.7퍼센트로 무려 세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방산 수출액은 37억 9800만 달러(약 4조 5500억 원)에 이른다. 현재 한국은 무기 수출 순위 세계 9위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집계한 정보를 보면, 특히 한국산 고성능 무기의 수출 증가세가 가팔랐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659퍼센트 증가했다.

2008-2020년 한국 고성능 무기 수출 규모 단순 무기 수출액이 아닌 무기의 성능과 중고품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수(TIV)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파괴력이 높은 고성능 무기일 수록 지수가 높다 ⓒ자료 출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무기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품목은 단연 K9 자주포다. 문재인의 중동 순방 성과로 언급되는 이집트와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은 2조 원 규모로, 역대 최고 무기 수출액을 기록했다. K9 자주포는 2001년 터키 수출을 시작으로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오스트레일리아,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지역의 다양한 국가에 판매됐다.

한편 세계 1위 무기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한국산 무기를 적극적으로 구입하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 개입 문제로 지난해 1월 이후 미국산 무기 수입이 금지된 데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무기 구매가 어려워지자 한국산 무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3월 9일에는 한화가 사우디 국방부와 1조 원에 이르는 무기 수출 계약을 따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디 방위사업청은 자국 수도에서 올해 처음으로 국제방산전시회를 개최했는데, 한국에서는 LIG넥스원 등 다수 업체가 참가해서 각종 미사일과 로켓, 정찰·타격 드론 등을 전시했다. 이 기업들의 마켓팅을 지원하기 위해 방위사업청장 등 문재인 정부의 대표단도 참석했다. 사우디는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하는 미사일 및 드론을 격추할 대공 방어 시스템을 찾고 있다. 사우디가 개입한 예멘 내전에서 이미 30만 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사망했고,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근과 물 부족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의 무기 수출은 사우디와 이집트 같은 최악의 반인권 정권에 그치지 않는다. 방위사업청은 우방국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1000건 이상의 전략물자 수출 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유엔 세관데이터(UN comtrade)를 보면, 2015~2020년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은 2009~2014년보다 22퍼센트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4년간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액은 2344만 달러(265억 원)로, 박근혜 정부 4년간 수출액인 1019만 달러(116억 원)의 갑절이 넘는다. 문재인 정부가 이스라엘에 판매한 무기의 절반 이상은 폭탄, 수류탄, 어뢰, 지뢰, 미사일, 탄약 등 발사 무기류다.

2001~2020 한국의 무기 수출 대상국 중동의 분쟁 지역에 개입하는 터키, 사우디, 아랍에미레이트 등으로 무기를 수출하는 한국 정부 ⓒ자료 출처 유엔 세관데이터(UN comtrade)

이처럼 한국의 방위산업과 무기 수출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의 수익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운운하며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서방 국가들이 공공연하게 판매하기를 꺼리는 분쟁 지역에까지 적극적으로 무기를 수출하는 위선을 보여 줬다.

이에 반해 한국이 무기를 판매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억압을 피해 한국을 찾은 난민들에게 한국 정부는 극도로 인색하다 못해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한국의 무기 수출이 급증했던 2010~2020년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1.3퍼센트에 그쳤다.

한국 정부는 이 죽음의 수출을 당장 중단해야 할 정치적, 도덕적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