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시진핑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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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바이든과 시진핑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110분이나 통화를 했다. 하지만 서로 입장 차이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중국 지배관료 내에서는 이 통화를 두고 중국의 중재자로서 위상 강화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일부 국가들의 보이콧이 있긴 했어도 중국은 동계올림픽을 통해 시진핑의 장기 집권을 위한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양회
그러나 시진핑 하의 중국이 처한 상황이 대내외적으로 그리 녹록하지는 않다. 먼저 대외 관계부터 살펴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시진핑은 사실 난감한 처지에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이 시진핑의 제휴자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 3월 2일 러시아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 긴급특별총회 결의에서도 중국은 인도와 함께 기권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진핑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첫째, 자원 확보 면에서 이득을 챙길 수 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전쟁 때처럼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값싸게 수입할 수 있다. 심지어 러시아의 주요 시설이나 자원을 헐값에 매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제국주의 세계 체제 속에서 미국에 대항하는 우군을 확보할 뿐 아니라 당장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오는 압박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시진핑이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관련해 국내의 반발 문제도 무시하기 힘들다. 현재 중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참상을 보도하거나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면 반역 행위로 처벌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를 편들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고 우려하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3월 11일 중국 국무원 산하 공공정책연구소의 부주석이자 상하이시 당교 교수인 후웨이는 미국 카터센터가 발간하는 온라인 잡지
셋째, 우크라이나 전쟁과 푸틴에 대한 시진핑의 태도가 자칫 대만 문제에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평소 중국은 신장 위구르, 티베트, 대만 문제 때문에 영토 보전과 주권 불가침, 내정간섭 반대 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시진핑이 독립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을 명확하게 편들 경우 뜨거운 쟁점인 신장 위구르나 대만 문제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개입을 막을 논리와 명분이 약화된다. 이 때문에 중국은 유엔 특별결의안 투표에서 반대가 아니라 기권을 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침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러시아의 진퇴가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안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중국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진핑의 전쟁’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처한 딜레마를 다음과 같은 말로 잘 나타냈다. “러시아가 패배하면 그다음 타깃이 중국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러시아가 버텨 주길 바라는 마음이 들겠지만, 러시아를 지원하다가 전 세계의 타깃이 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 측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