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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러시아의 정권 교체가 전쟁의 목표라고 실토하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연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나토의 확전 모두에 반대하는 것이 왜 사활적인지를 뚜렷이 보여 준다.

미국의 전쟁광 3월 25일 벨기에 브뤼쉘에서 기자회견 중인 바이든 ⓒ출처 백악관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러시아 정권 교체와 몇 년에 걸친 전쟁을 선포한 것은 가뜩이나 무시무시하게 위험한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이자, 또 이례적인 일이기도 했다.

바이든은 3월 26일 폴란드에서 한 연설에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권좌에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바이든의 말은 러시아에서 새로운 혁명이 벌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대통령을 끌어내릴 때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는, 완전히 새로운 전쟁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다른 나라의 수장이 누가 될지 혹은 될 수 없는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군사력에 기댄 미국의 오만함을 보여 준다. 그리고, 러시아가 패배하면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힘과 나토군에 완전히 종속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이로써 훨씬 분명해졌다.

우크라이나에서 죽음을 멈출 협상이 어떻게 이뤄지든 간에 푸틴이 권좌에 남는 한 바이든이 보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악몽 같은 미래 전망을 제시하며 이를 분명히 했다. “이 전투에서 우리는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 바이든은 이렇게 말했다. “이 전투에서 며칠, 혹은 몇 달 안에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긴 호흡으로 이 싸움에 매진해야 한다. 대가가 따를 것이지만, 이는 우리가 치러야만 하는 대가다.”

우크라이나와 다른 모든 곳에서 피로 대가를 치르고 삶이 파탄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일 것이다. 바이든의 연설은 갈등이 빠르고 심각하게 고조될 것임을, 푸틴이 권좌에 있는 한 무시무시한 충돌이 계속될 것임을 뜻한다.

백악관은 즉시 바이든의 발언을 “명확히 하”려 들었다. 바이든의 연설이 공식 정책 발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연설은 지난주 벌어진 맹렬한 확전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바이든의 “실언”은 이전까지 자유니 민주주의니 하는 말들에 가려져 있던 것을 대놓고 끄집어낸 것이다.

바이든의 노골적인 발언에 동맹들은 당황했고 측근들은 패닉에 빠졌다. 3월 27일에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러시아의 정권을 교체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그런 전략은 없다.”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호세프 보렐,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심지어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실도 바이든의 발언과 선을 그었다.

바이든이 실수한 것이다. 바이든은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만 공유했어야 했을 견해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이는 세계 많은 사람들이 가진 믿음, 즉 러시아의 침공은 끔찍하지만 미국 역시 살인마 깡패라는 믿음을 강화할 것이다.

바이든은 이 연설로 유럽 순방 일정을 끝냈다. 바이든은 이번에 나토·G7·유럽연합 회원국들과의 정상회담을 가졌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동부의 미군 기지를 방문했다. 그 결과,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기까지 수만 대군이 주둔한 나토 “동쪽 방면”의 군사화가 심화됐다.

3월 26일 영국 국방장관은, 나토의 흑해 지역 “공중 감시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루마니아에 배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폴란드 지도자들은 나토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그것이 “제3차세계대전”을 뜻하는 일이라고 벨라루스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가 말했는데도 말이다. 우크라이나 지도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키고 러시아 공군에 공격을 퍼붓게 될 텐데도 말이다. 이는 핵무장 국가들 간 직접 전쟁으로 가는 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나토를 이용해 29개국을 미군에 계속 묶어두려 하는 한편, 경제적 연결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으로 액화 천연가스(LNG)를 수송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부분적으로 이는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대체하려는 것이다.

3월 25일 미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최소 2030년까지 매년 500억 세제곱미터의 액화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고자 한다. 이로써 유럽연합이 수입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약 3분의 1을 벌충할 것이다. 또 이는 유럽연합이 지난해에 수입한 것의 곱절 이상인데, 지난해 수입량 자체가 이미 기록적 수치였다.

미국은 제재 수위도 높이고 있다. 바이든의 유럽 순방 동안 바이든 정부는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편의를 제공하는” 제3국에 제재를 부과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의 개인·기업들로 금융 제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 경제의 분리를 심화시킬 수 있다. 제재로 이미 가난한 사람들 수억 명에 타격을 입히는 식품 가격 급등 및 식량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십만 명이 마리우폴시(市)에 갇혀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사람들은 몇 주에 걸친 러시아군의 공격에 시달려 왔다.

러시아의 침공, 나토, 모든 제국주의자들의 유혈낭자한 행보에 반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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