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SK그린빌딩 앞에서 열린 SK브로드밴드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파업 대회 ⓒ장한빛

3월 28일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된 후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가 이름을 변경)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6월에 시작된 임금 협상이 하청업체 사용자들의 무성의한 태도로 지금까지 마무리되지 않고 있어서다.

2020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하자,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2023년 1월까지 기존 하청업체가 유지되도록 허가해 줬다.

당시에 노동자들은 “하청업체 사장들은 이제 2023년까지 노동자 해고, 단협 무시 등을 하며 … 우리를 두부 짜듯이 다 쥐어짜서 빼먹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 실제로 하청업체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버티면서 착취를 강화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비슷한 일을 하는 SK브로드밴드홈앤서비스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액을 따라,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상여금 60만 원, 전송망 수당 현실화, 백신 휴가 도입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겨우 6만 4000원 임금 인상만을 내놨다. 심지어 하청업체 유지가 얼마 남지 않아 단협 갱신 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합병 이후 노동자들의 처지는 계속 나빠졌다. 하청업체 중 하나인 중부 케이블은 2년 전 노동자 8명을 100~12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강제 전보해 사실상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최근에도 코로나 여파로 대면 접촉을 꺼려 신규 가입이 줄자 내근직 여성들을 또다시 강제로 전보하려고 한다. 합의된 월 연장근무 45시간을 일방적으로 23시간으로 축소해 임금도 삭감했다.

또 다른 하청업체인 원케이블솔루션은 지난해 탄력근로제를 도입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인수합병이 결정된 후 노동조건이 계속 악화돼 노동자 수는 200명이나 줄었지만, 신규 채용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박호준 안양·기남·수원 지역 부지부장은 분통을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인원이 줄어 AS를 받으려면 3~4일이 걸립니다. 고객들의 항의는 우리가 다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내 구역이 아닌 다른 지역도 다녀야 합니다. 이동 시간만 30분에서 1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AS는 30분, 설치 업무는 1시간 안에 끝내라고 합니다.”

인원이 줄고 노동량이 늘어나자 산업재해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산재로 공식 등록된 것만 8건에 이른다. 웬만한 재해는 노동자들이 사비로 치료하는 일도 빈번하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실제 산재는 훨씬 많을 것이다.

원청인 SK브로드밴드는 이 모든 게 하청업체의 일이라며 나 몰라라 한다. 그러나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고, 임금 인상을 최소로 억제하고,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을 SK브로드밴드도 바라고 있을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내년에 어떤 조건으로 노동자들을 받아들일지 아직까지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을 충분히 공격한 뒤 나빠진 조건에 맞춰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려는 속셈이다.

노동자들은 “SK브로드밴드가 악질 하청업체를 퇴출시키고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이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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