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와 환담을 나누는 문재인 ⓒ출처 NATO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는 나토의 전쟁 회의에 한국 정부도 초청받아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의 나토 회의 공식 참가는 사상 처음이다.

4월 6~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 회의는 3월 24일 나토 정상회담의 후속 협의 성격의 회의다. 3월 24일 정상회담은 “러시아가 전례 없는 대가를 계속 치르게 할 것”이라며 나토 전투단을 동유럽 네 나라에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뒤이은 이번 외교장관 회의의 주요 안건은 러시아 추가 제재 논의인데,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서방의 힘을 과시하고 러시아 사회를 위기에 빠뜨리려고 고강도 경제 제재를 부과해 왔는데, 이를 러시아의 핵심 산업으로 더 확대해 러시아가 “전례 없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전쟁 초기부터 “국제 사회의 노력에 동참” 운운하며 러시아 제재에 참여해 왔다. 한국의 제재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와 별개로, 서방 제국주의의 편이 많아 보이게 하는 정치적 효과를 냈다. 서방 바깥 국가들 다수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어느 한 편을 들지 않고 있는 터라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그 때문에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국정연설에서 한국의 협력을 언급했고, 미국 정부가 자국의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수출통제 적용에서 한국을 예외로 인정해 줬다. FDPR 적용 예외 설정은 러시아 제재로 한국이 겪을 무역상의 어려움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그러나 제재는 평범한 러시아인들을 고난에 빠뜨리는 ‘총성 없는 전쟁’ 행위다. 그런데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이에 더해 군사적 지원 확대도 화제에 오를 수 있다.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는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외교장관 드미트리 쿨레바가 초청됐다. 나토와 우크라이나의 결속을 과시하려는 결정이다. 쿨레바는 나토의 군사 지원을 더 늘려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미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무기를 대거 지원해 왔고, 동유럽에 전투단을 증파하는 등 기세를 더 높이고 있다. 이런 과정 일체는 갈등을 키우고 핵무기 보유국 사이의 충돌 가능성을 높인다.

난민

이번 외교장관 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지원도 안건으로 상정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수백만 명의 전쟁 난민이 생겼다고 추산한다.

서방 강대국들과 그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을 환영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난민 지원은 뜨뜻미지근했다. 일례로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무기를 쏟아붓듯 지원하지만, 정작 우크라이나 난민에게는 비자를 3000개만 발행하겠다고 발표해 지탄을 샀다.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다수는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 등 동유럽 나라들에 머무르는 중인데, 대부분 매우 열악한 지원으로 힘겨운 처지에 내몰려 있다.(폴란드 사회주의자들의 관련 글)

게다가 앞서 말했듯, 이번 외교장관 회의의 핵심 안건이 난민을 낳는 전쟁을 더 지속·확대하는 방향이다. 그러니 같은 회의에서 논의될 난민 지원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것이다.

‘파트너’

나토는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 한국뿐 아니라 태평양의 일본·호주·뉴질랜드도 초청했다. 모두 미국의 동맹국들이고, 대중(對中) 압박 전선에서 한몫 맡아 주기를 미국이 기대하는 국가들이다. 그중 일본과 호주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의 일원이기도 하다.

이 회의에 참가함으로써 한국도 서방 제국주의의 전쟁 지원에 더 많은 몫을 해 달라고 요구받을 공산이 크다.

제재에 동참한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역시 서방과의 공조를 지속할 것이다. 윤석열은 3월 29일 젤렌스키와 직접 통화해 양국의 “결실 있는 협력에 대한 확신을 표현”(젤렌스키)했다. 윤석열은 당선 직후 미국과 그 동맹국 정상들과 잇달아 통화했는데, 한창 전쟁 대응 중인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신속하게 통화한 것이 눈에 띄었다.

지금 푸틴 정권 교체까지 들먹이는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제국주의와 경쟁하며 긴장을 키우는 당사국이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나토 회의에 아시아 동맹국들을 초청하는 데에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결속 과시 의도도 엿보인다.

점점 심각해지는 미·중·러 강대국들 간 갈등에 한국이 또 한발 더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아시아의 불안정 고조에 일조하는 짓이다. 평화의 반대편으로 가는 행보에 분명히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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