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라마르틴 고등학교에서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학생 시위 ⓒ출처 Amar Taoualit(트위터)

프랑스 대학생들과 중·고등학생들이 시위, 점거, 대중 집회를 벌이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위는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시작됐는데, 학생들은 이 선거에서 자신들이 배제됐다고 여긴다.

시위 참가자 대부분은 신자유주의자인 에마뉘엘 마크롱과 파시스트 마린 르펜이 경합하는 [이번 대선이] “선거 쇼”라고 규탄했다. 현재 마크롱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고 당선할 듯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런 협소한 선택지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한 학생이 프랑스 현지 신문 한 곳에 이렇게 말했다. “대선에서 극도로 신자유주의적인 자와 파시스트가 대결하고 있습니다. 이 둘을 똑같이 대해서는 안 돼요.” “하지만 둘 모두 우리를 억압하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이를 따져 묻는 전국적 운동을 건설하려고 합니다.”

지난주 대학생들은 파리경제대학원과 소르본 대학교에서 점거에 돌입했다. 뒤이어 파리 크레테유[제12·13대학교], 파리 제4대학교, 제7대학교, 제8대학교, 낭테르 대학, 파리-사클레 대학교, 파리 시앙스포 대학, 툴루즈·렌·보르도·리옹의 대학생들이 점거에 들어갔다.

몇몇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거 문제로 투쟁을 조직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난민 학생들의 입학을 허가하라고 대학 당국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4월 19일에는 약 15개 지역의 고등학생들이 운동에 동참했다.

라부아지에학교 학생들은 이렇게 외쳤다. “청소년들은 말한다, 국민전선 엿 먹어라.” 발자크시(市)의 학생들은 이렇게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리 동네에 파시스트 돼지 사절. 파시스트 돼지들을 위한 동네는 없다.” 이 학생들은 마크롱에 반대하는 팻말과 현수막도 들었는데, 마크롱이 인종차별적·성차별적 정책을 추진하며 “손에 피를 묻혔다”는 내용이었다.

폴로베르드릴라 고등학교에 걸린 눈에 띄는 현수막 한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주민이 아니라 르펜을 추방하라!” 곳곳에 “르펜도 마크롱도 아니다” 하는 구호가 걸려 있었다.

루이르그랑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제작한 전단지의 표제는 “벽을 들이받고 직진”이었다. 이 전단지는 기후 재앙과 불평등 심화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 전단지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취해지는 조처 중 어떤 것도 무르익어 가는 재난의 규모에 견줘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자원의 초(超)집중”과 “고삐 풀린 부의 축적”을 꼬집었다.

학생들은 이렇게 썼다. “우리의 미래가 두렵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지었다. “우리의 행동은 분명 폭력적이지만, 우리가 보기에 이는 생태적·사회적 상황의 시급성 때문에 정당화된다.”

프랑스 좌파 내에서는 프랑스 대선 이후 “3라운드” ─ 우파에 맞서는 다음 단계 ─ 에 관한 중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은 6월 12일, 19일 총선에서 장뤽 멜랑숑의 ‘민중연합’ 후보들에게 투표하는 것이 최선의 희망이라고 본다.

멜랑숑은 이렇게 말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프랑스인들이 나를 총리로 만들어 주기를 호소한다.” 멜랑숑은 프랑스 전체 577개 선거구 중 105개 선거구에서 ‘민중연합’이 선두이며, 득표가 적은 후보들을 솎아낸 후 결선 투표를 치르면 420개 선거구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멜랑숑의 ‘민중연합’이 가진 잠재적 기반은 자신의 정당[‘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에 더해, (그가 바라기로는) 녹색당·공산당·극좌파들의 지지도 받는 선거연합이다. 이런 선거연합의 결성 여부와 의석 배분을 두고 치열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다른 “3라운드”가 벌어질 전망도 있다. 바로 투쟁에 기반한 것이다. 프랑스의 학생들은 24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누가 당선하든 투쟁과 저항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중·고등학교 차원에서든 대학교 차원에든 아직 전국적 운동은 없다. 하지만 우파는 걱정하고 있다. 유명한 언론인이자 칼럼니스트인 크리스토프 바르비에는 TV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이는 매우 심각한 현상이고, 어쩌면 가장 심각한 현상입니다.

“우리는 학년 초[9월]에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의 맛보기를 보고 있습니다. 이 청년들의 급진화 말입니다. 소르본 대학교와 고등학교들, 대학가들에서 벌어지는 시위들은 전례 없는 급진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제5공화국 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의 결과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이 시위들의 성격은 매우 전복적이고 정치적입니다.”

학생들이 잘하고 있다. 이런 시위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자. 이미 몇몇 시위들이, 언론이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할 4월 24일 오후 8시(프랑스 현지 시각)가 지나자마자 벌어질 계획이다. 이에 더해 ‘노란 조끼’ 시위최근 몇 년 사이에 벌어졌던 파업들이 부활한다면, 신임 대통령에게 진정한 도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