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발 인플레이션, 1분기 미국 경제의 위축 등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다.

그러나 전 세계 경제에 가장 크고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칠 요소는 중국발 경제 위기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물류 중심지인 상하이 봉쇄로 인한 악영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19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은 지난해 8.1퍼센트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4.4퍼센트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월 전망치보다 0.4퍼센트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4월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4.8퍼센트였는데, 이는 상하이 봉쇄 효과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4퍼센트까지 떨어지자, 중국 정부는 올해 1분기에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다. 이 덕분에 투자는 9.3퍼센트 성장했지만 3.3퍼센트 성장에 그친 소비가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40여 곳, 2억 명가량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기간 봉쇄됐던 톈진은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0.1퍼센트에 그쳤다.

한 달째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상하이와 양쯔강 삼각주 지역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퍼센트에 이르는 제조·금융·물류의 중심지이다. 그래서 상하이 봉쇄 여파가 반영되는 2분기 경제성장률은 3퍼센트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 5.5퍼센트는 달성하기 힘들어 보인다.

중국의 산업생산도 둔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3월의 49.5보다 2.1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국면, 50보다 낮으면 경기가 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본다. 4월 제조업 PMI는 우한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되던 2020년 2월(35.7)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거대한 부동산 거품 위험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나서야 하는 중국 지배자들은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여 있다 ⓒ출처 中国新闻网

진퇴양난

2020년 우한 봉쇄로 코로나19를 억제했던 시진핑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며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 시진핑은 중국식 방역 정책(즉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서방 국가들의 코로나 정책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선전해 왔다. 그러나 이제 제로 코로나 정책이 3연임으로 가려는 시진핑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진핑의 발언에서는 다급함이 엿보인다.

4월 26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최근 시진핑이 경제와 금융 분야 고위 관료들을 만나 “서방의 자유민주주의보다 중국의 일당제가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선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미국보다 높이고 인프라 투자를 늘릴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4월 11일 중앙재경위원회 제11차 회의를 주재한 시진핑은 “인프라는 경제·사회 발전의 중요한 버팀목”이라고 지적하면서, 공항과 기타 교통 허브, 에너지, 수자원 보호 프로젝트 등에서 인프라 투자를 강조했다.

또한 민간 거대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4월 29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경제대책회의에서 시진핑은 “플랫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고자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중앙 정치국도 “지방정부가 각자 상황에 맞게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주택 수요를 진작하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 민간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이런 조치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중국 GDP의 30퍼센트를 차지하는 부동산 위기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헝다 그룹을 파산시키고 질서 있게 퇴각하려 했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 때문에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헝다 그룹 외에도 파산 위기에 몰린 부동산 기업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부동산 거품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있다. 4월 25일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25퍼센트포인트 인하했고,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지난해 말과 올해 1월에 두 차례나 인하했다.

그런데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는 크지 않고 오히려 중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는 역효과가 클 전망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는데 중국은 금리를 낮춰 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중국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자본이 이탈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퍼센트 하락했다.(위안화 하락이 중국의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투자와 소비가 회복돼야 한다.)

대외 변수들도 중국 경제에는 악조건이다. 지정학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 외에도 시진핑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이 개발도상국의 위기로 일부 지역에서는 좌초 위험에 처해 있다. 대표적 사례가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스리랑카다. 윌리엄 앤 메리 대학 국제개발연구소의 조사를 보면, 중국 은행권이 개도국에 제공한 차관이 3850억 달러(489조 원)에 이른다.

4월 25일 현재 한국은 인구 대비 35퍼센트인 1692만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하지만 중국의 확진자는 20만 명으로 인구 대비 0.0001퍼센트를 조금 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을 막기 위해 봉쇄를 해야 하지만 또한 경제도 살려야 하는 시진핑의 처지가 진퇴양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