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안녕하세요, 노동자연대TV의 [시사/이슈 톡톡]입니다

요즘 “검수완박”이라는 말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데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뜻이죠. 도대체 여야는 검찰 수사권을 놓고 왜 이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것일까요? 여야의 공방을 보면서, 그 맥락이나 의미를 알기 어려워 이런 저런 의문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오늘은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여야의 이해관계는 뭔지, 또 검찰 ‘개혁’이라고 하는데 과연 진보성은 있는지, 우리 사회에서 검찰과 경찰이 하는 구실은 무엇이고 과연 개혁이 가능한 건지 등을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자 연대〉 신문의 김문성 기자와 함께합니다.

사회자: “검수완박”, 즉 검찰의 수사권 박탈 문제가 정국의 초점이 되고 있는데요. 검찰의 수사권을 왜 박탈하자는 것인지, 그럼 수사권은 어디로 가게 되는지, 그게 개선인지 등을 먼저 짚어 주시죠.

김문성: 민주당의 주장은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직접 수사권까지 가져서 너무 힘이 세다는 겁니다.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줄임말인데요. 민주당은 애초 검찰청법 검사의 직무 조항에서 “수사”라는 말을 빼 버리는 안을 냈습니다.

그러다 반발이 거세자 조금 후퇴했는데요. 최종 법안에서는 검사의 직접 수사 대상 범위를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로 좁혀서 선거법이나 공직자 범죄를 검찰 수사 범위에서 배제했습니다. 또, 검사가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했고, 경찰의 1차 수사에 대한 이의 신청에도 제약을 가했습니다. 이런 내용의 검찰청법이 4월 30일 통과됐죠.

그러나 사실 검사가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소는 검사가 범죄 혐의자를 심판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행위이거든요. 기소할 때 당연히 유죄로 판단한다는 최소한의 증거와 의견을 제출해야 하겠죠. 수사 없이 이것이 가능하지 않죠. 따라서 검사는 수사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민주당의 법안이 모순투성이에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거죠. 민주당은 검찰에게서 떼어낸 수사권을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넘기거나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겠다고 합니다.

이처럼 민주당의 ‘검수완박’은 국가의 억압적 권력 자체가 약화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기껏해야 검찰 못지 않게 억압적이고 부패한 경찰을 강화하는 것으로, 진보적 개혁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사회자: “검수완박”이 비현실적이라면, 그것을 둘러싸고 여아는 왜 싸우는 건가요? “검수완박”에 걸린 여야의 진정한 이해관계가 궁금합니다.

김문성: 신·구 정권이 이 문제를 놓고 벌이는 혈투의 본질은 막강한 검찰의 힘을 누가 통제하느냐를 둘러싼 권력 다툼입니다. 검찰에 대한 지휘권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서 물고 물리는 처지가 바뀌기 때문이죠.

검찰은 실제로 막강한 힘을 가졌습니다. 특정 상황에서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정치인들을 궁지에 몰고 재벌 회장도 구속시킬 수 있죠. 문제는 이런 막강한 검찰이 대통령의 통제와 지휘 아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검찰은 산 권력의 사냥개 구실을 해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정권 초엔 윤석열과 특수부 수사 검사들을 우대했죠. 하지만 이제는 윤석열의 사냥개가 될 검찰의 힘을 줄이려는 것이죠.

국민의힘은 정확히 그 반대의 이해관계 때문에 검찰 수사권을 남겨 놓으려는 겁니다. 사실 박근혜· 이명박 구속 등 검찰 수사로 국민의힘도 지난 몇 년간 크게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재집권에 성공한 지금은 검찰 수사권을 방어하고 있죠. 검찰을 지휘할 권력을 손에 쥐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민의힘은 소수파 여당인데다 여론 등 새 정부의 정치적 환경이 여러모로 우호적이지가 않습니다. 지금처럼 위기가 깊은 때에 새 정부가 정국을 주도하려면 검찰 사냥개가 매우 절실한 상황입니다.

사회자: 개혁을 염원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검찰에 대한 불신 때문에 “검수완박”을 지지하기도 하는데요, 이 문제를 ‘적폐 세력’ 대 ‘개혁’ 구도로 보는 게 맞을까요?

김문성: 보통 사람들이 갖는 검찰에 대한 불신은 아주 정당합니다. 특히 독재 정권이 검찰과 경찰을 이용해 좌파, 노동운동, 학생운동, 심지어 야당까지 반대파를 혹독하게 탄압해 왔기 때문에 사실 검찰 개혁은 노동운동, 사회 운동의 오랜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드라이브는 내세운 명분과 실제 목적이 다른 대국민 사기극입니다. 검수완박 찬반을 ‘적폐’ 대 ‘개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죠.

검수완박 대결은 새 정부 초기에 검찰을 무기로 삼고 싶어 하는 윤석열 정부와 그 칼을 무디게 해서 자신들에 대한 수사 예봉을 피해 보려는 민주당 간의 권력 투쟁일 뿐입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사람들은 양측 누구도 지지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민주당은 문재인의 개혁 실패가 우파와 연결된 검찰의 조직적 방해 때문이라는 듯이 암시를 합니다. 이것이 민주당의 검찰 개혁 프레임이죠. 검찰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이용해서 개혁 배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선 직후 민주당에 입당한 “개딸” 같은 일부 개혁 염원 청년들이 검수완박 입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수완박에 염증을 내는 변화 염원층도 많죠.

민주당의 데마고기 탓에 개혁 성취를 위한 동력이 엉뚱한 곳에 낭비되고 있고, 변화 염원 대중이 이 문제로 분열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는 여러 개악에 맞서 폭넓게 단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자: “검수완박”은 검찰 개혁의 일환인데요, 문재인 정부하에서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어떤 일들이 추진됐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나요? 이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시죠.

김문성: 역대 민주당 정부는 검찰 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 검찰 권력을 줄이고 정치 검찰의 탈정치화, 즉 중립화를 이룬다는 것을 주된 초점으로 내세웠죠. 그런데 문재인은 노무현이 검찰 중립을 위해 검찰에 간섭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정권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조하면서, 이를 명분으로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과 수사지휘권을 사용해 검찰에 개입했죠. 그걸로 뭘 했냐면, 검찰 수사망에 걸려든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들 구출 작전을 폈습니다. 인사 이동과 대검찰청 직제 개편으로 여러 부패 관련 수사들의 동력을 떨어뜨렸죠.

또한,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줄이는 방안으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 그리고 검경수사권 조정이 추진됐습니다.

검찰 수사권 내용을 보면, 검사의 직접 수사, 보완 수사 요구, 수사 종결권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문재인 정부는 검사의 직접 수사의 폭을 줄이고, 경찰에게 독자적인 수사 개시권과 1차 종결권을 줬습니다.

그러나 검사가 직접 수사를 못하게 막더라도 기소의 본질상 보완 수사 요구, 영장 청구권, 수사 종결권 등은 빼앗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권한만 가지고도 검사는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죠. 그래서 검찰의 힘은 별로 안 줄고, 경찰 권한만 강해지는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을 견제하고 그 권한을 분산시킨다며 만든 것이 바로 공수처였죠. 아이러니하게도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가 어려우니, 그 대안으로 검찰을 쪼개는 그런 발상을 한 것이죠.

실제로 공수처가 한 일을 보면 실적은 별로 없는 채 검찰의 나쁜 짓은 고스란히 반복했습니다. 친문 검찰 고위 간부를 수사하면서 불법적 편의를 제공했죠. 윤석열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가 부담스러우니 뱉어내고, 공수처 비판 보도를 한 언론인들을 광범하게 사찰했죠.

이런 일들은 민주당의 공수처 설립 목적이 불순했다는 점뿐 아니라 수사기관 신설이 개혁적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검찰을 견제한다면서 경찰 강화가 추진됐다고 하셨는데요. 경찰 강화는 어떤 점에서 문제인가요? 정부가 경찰을 강화하려고 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김문성: 검찰 개혁의 반대급부로 경찰의 권한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문재인은 국정원 개혁을 한다면서 대공 수사권도 경찰에게 넘겼죠.

특히 이번에 불만이 많이 나온 것은 경찰에게 1차 수사 종결권을 준 것인데요. 이에 따라 실제로 종결이 되는 사건들은 십중팔구 검사도 관심이 없는 사건, 즉 서민이 피해자이고 언론의 주목도 못 받는 사건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통과된 검찰청법은 경찰이 1차 종결한 수사에 대한 이의신청 자격에서 고발인을 제외하고, 검사가 보완 수사를 해도 동일성 범위 내에서만 할 수 있게 제한해서 문제를 더 악화시켰습니다.

게다가 경찰은 시위 진압과 고문으로 사람을 숱하게 죽여 온 전력을 가진 억압 기관이죠. 경찰은 고위 공무원인 검사들 못지 않게 힘없는 서민들을 무시합니다. 힘센 자들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면서 보통 사람들에게는 공무집행방해 운운하며 협박하기 일쑤입니다. 사실 이런 게 부패죠.

경찰의 이런 성격은 경찰 본연의 기능이 현 기득권 질서 침해 행위를 억제·예방하는 치안·경비인 것에서 나옵니다. 경찰의 수사 업무도 일상적인 동향 감시, 통제와 결합돼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권력자들과의 유착도 일어나죠. 경찰의 사찰 정보는 청와대가 매우 신뢰하는 정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조직이 비대하고 전국 요소요소에 배치돼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소속 일개 기관인데도, 경찰청 올해 예산은 12조 3천억 원이나 되는데요 이것은 여성가족부의 8.8배나 됩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위기, 물가 인상과 경제 침체로 인한 소득 부진 등이 겹치면서 사회 불안정, 즉 치안을 어지럽히는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항, 소요, 범죄, 유언비어 급증 등등 말이죠.

그래서 국가는 바로 이런 일들을 예방하고 단속할 경찰이라는 강력한 수단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문재인은 물론이고 윤석열도 경찰을 우대하면서 권한과 위상을 강화해 주려는 이유입니다.

사회자: ‘검찰 개혁’에 대해 좌파들은 어떤 태도를 취해 왔나요?

김문성: 검찰 개혁에 대한 좌파들의 입장은 썩 좋지 못했습니다. 경찰 강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도 별로 없습니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프레임에 적극 동조해 선거법 개혁을 얻어내려다가 총선과 대선 모두에서 그 대가를 치렀습니다. 최근에도 정의당은 검수완박 법안 찬성으로 입장을 번복하면서 다시 민주당 ‘검수완박’의 동반자 구실을 했습니다.

진보당도 검찰 개혁 프레임에 적극 동조하죠. 그러면서 좀더 급진적으로 보이는 검사장 직선제를 주장하며 부분 차별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검사장 직선제가 진보적인 것도 아닙니다. 검사장이 되려면 상당한 법조계 지위와 수사 경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진보 인사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죠. 되려 선출직이라서 파워가 더 센 정치권력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민주노총도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은근히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급진좌파도 혼란에 빠지긴 마찬가지였는데요.

검찰 개혁이나 ‘검수완박’ 구호가 변화 염원 대중의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고 분열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많은 좌파들이 검찰 개혁 프레임에 혼란을 겪는 것은 불길한 징조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촛불 정부라고 보면서 우파의 반동에 맞서는 것이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길이라는 민중주의적 착각이 이런 혼란에 영향을 준 듯합니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약화돼 국가 개입이 늘어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국가 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후위기, 경제 침체, 전쟁 위기 심화는 일국의 국가기구들이 자본주의가 잉태한 재앙들을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적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다양한 수단들을 활용해야 하지만, 좌파의 목표와 지향은 그것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급진적이고 폭넓은 대중운동, 그리고 노동계급 대중의 자기 조직화를 통해서만 변화 염원에 부응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검찰을 노동계급에게 이로운 기구로 개혁하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요?

김문성: 검찰이나 경찰은 보통 사람들을 위해 권력자들을 수사해 벌 주고 약자를 기득권 강자로부터 보호하는 그런 기관이 아닙니다. 반대로 가진 자의 편에 서서 자본주의 체제의 기성 질서를 수호하는 기관입니다. 강제를 통해 질서를 준수하도록 대중을 훈육하는 것이죠.

억압적 기관으로서 검찰은 아주 확고부동하게 계급 편향적입니다. 가령 2008년부터 10년간 산업재해 사망자가 연평균 2000명이 넘는데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에서 사용자에 대한 정식 기소율은 일반 사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의 위법 행위 기소율도 검찰 평균 기소율의 절반입니다.

이런 성격은 자본주의 국가 자체의 계급 편향성에서 비롯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핵심 성격과 기능을 기관별로 나눠 집행하는 것이므로, 그들 간에 권한을 어떻게 배분하든 국가의 성격이나 해당 권력기관들의 억압적 성격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검찰 조직을 바꿔서 국가를 진보적·민주적으로 개혁한다는 것은 신기루에 불과한 것입니다.

거대한 대중적 행동을 통해 국가에 위협적인 압력을 가할 때에만 잠시라도 양보와 변화를 받아낼 수 있습니다. 검찰이 박근혜 퇴진 촛불 때 열심히 박근혜를 수사했듯이 말이죠.

그런 정치적 대중운동을 건설하려면 체제에 대한 폭로와 선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그런 주장들로 사람들을 기층에서 조직하는 인내심 있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 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단단한 조직이 필요하죠. 저는 혁명적 좌파가 바로 그 구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오늘의 [시사/이슈 톡톡] 여기까지입니다. 영상이 유익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알림 설정 꼭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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