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5월 12일에 다시 만나 토론을 벌였다. 지난 1차 토론회가 있은 지 한 달 만이다.

그 사이 윤석열 정부(당시 인수위)는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빈 깡통’이라고 비판받은 대선 공약을 되풀이하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는 예산 증액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역대 정부들의 장애인 정책도 늘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않아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곤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그나마 ‘장애인 콜택시’ 운영비에 한해 국고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조차 구체적 지원 비율은 침묵하고 있다. 전장연은 역대 정부처럼 얼마든지 부도날 수 있는 “약속어음 한 개 발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5월에 기획재정부가 대략적으로 내놓는 2023년 예산에 장애인 지원을 대폭 늘리라고 요구하며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 vs 이준석 국힘 대표 ⓒ출처 JTBC

이번 토론회에서는 장애인 복지 ‘예산’ 문제와 ‘탈시설’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다.

이준석은 “한정된 자원”이고 “예산엔 우선순위가 있다”며 장애인들의 절박한 요구를 사실상 반대했다. ‘저상버스 확충할래? 장애인 콜택시 확충할래?’ 하는 식이었다. 또, “저부담 고복지는 없다”며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 우파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박경석 대표가 잘 꼬집었듯이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여러 수단의 확충은 “당연히 보장해야 하는 국가적 책무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역대 정부들이 약속했다가 제대로 안 지켜 온 것이 문제다.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한 예산은 [한국이] OECD 꼴찌 수준”이다. 예산 편성이 “불평등하고 차별적”이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4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22~26)’을 입수해, 4년 동안 저상버스·시외버스·특별교통수단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돈이 고작 1조 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그동안 이 계획대로 시행된 적도 없지만, 이것으로는 실제 정부가 해 온 약속조차 다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잘못된 우선순위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의 한 해 예산은 600조 원이 넘는다. 그런데 정부는 기업 지원과 국방비에는 돈을 아낌없이 쓰고,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보건·복지·고용에는 한사코 돈을 아끼려 한다. 올해 국방비는 55조 원에 달한다. 윤석열 정부는 이런 방향성을 더 노골화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장애인의 절박한 요구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의 복지와 안전보다는 기업 이윤과 군비를 우선하는 것이 진짜 문제인 것이다.

박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21년을 외쳤다는 것이 그냥 말이 아니라 그만큼 차별받아 온 역사의 무게라는 것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님도 일단 약속어음을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이 부도 수표로 끝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탈시설’도 쟁점이 됐다.

이준석은 시설에 남기를 원하는 장애인이 있음을 강조했다. 문제를 비틀어 진정한 쟁점을 왜곡한 것이다.

그는 SNS에서도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복지서비스가 강화되기 이전에 선택이 아니라 강요에 의해 탈시설이 시행되는 것은 인권유린에 가깝다” 하며 탈시설을 공격했다.

그러나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탈시설 후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라는 것이다.

박 대표가 말했듯이, 시설 자체가 장애인을 지역사회에서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공간”이다. 즉, 시설에서는 “자기결정권이 온전하게 실현되지 못[한다.]” 그래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은 시설 수용 자체를 중대한 인권 침해로 규정한다.

전장연은 탈시설 지원 예산을 올해 22억 원에서 내년에는 807억 원으로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핑계로 이런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 바로 정부이고, 이것을 정당화하는 것이 이준석이다. 결국 이준석은 열악한 장애인 가정들을 볼모 삼아 장애인 전체의 복지 확대 요구를 외면하는 비열한 책략을 부리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와 자립할 수 있는 예산 지원에는 눈감고 탈시설을 반대하는 것은 결국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온전히 살아갈 권리를 박탈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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