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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노동자 1만 2000명이 파업 결의대회를 하다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은 화물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는 5월 28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전 차종·품목으로의 확대, 운송료 인상을 촉구했다.(관련 기사: ‘화물연대 6월 7일 파업 예고: 유가 폭등 대책 마련하고 안전운임제 폐지하지 말라’)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서울 숭례문에서 시청역 앞까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올해로 창립 20년을 맞은 화물연대의 역대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집회 시작 전부터 끝없이 밀려들어오는 대열을 보면서 노동자들은 서로를 반기며 상기된 모습이었다.

물류를 멈춰라 5월 28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6월 7일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하고 말문을 열었다. 대열에선 “와!” 하고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화물 노동자는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는데, 자본은 배를 불리고 정부는 태평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유가연동보조금과 같은 미봉책으로 화물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저 무능한 정부를 향해, 자본을 향해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고 외칩시다. 그동안 화물 노동자들을 우습게 여기고 자기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떠넘겨 온 자들과 제대로 한 번 붙어 봅시다.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총파업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집회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너도나도 유가 인상의 고통을 성토하며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인천에서 대형 컨테이너를 모는 한 노동자는 “몇 달째 수입이 너무 줄어 못살겠다”고 토로했다. “은행 빚만 계속 커지고 있어요. 이렇게 계속 버틸 수는 없습니다. 윤석열 (우파) 정부가 들어섰지만,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고 싸워 볼 만도 해요. 항만, 시멘트에, 최근에는 산업단지, 유통분야까지 조직이 늘었어요. 이런 데를 다 멈추면 윤석열 정부라도 움찔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역대 최대 규모

순천에서 대우조선까지 철근을 실어 나르는 노동자는 말했다. “내가 본 화물연대 집회 중에 제일 많이 모였어요. 왜냐? 지금 유가가 너무 올라서 정말 피부에 와 닿거든요. 비조합원들도 이번 투쟁에 관심이 많습니다. 개별적으로 오늘 집회에 온 사람들(비조합원)도 있어요.”

이런 불만 때문에 올해 들어 노조에 문을 두드리는 노동자들도 늘었다. 대전에서 온 한 노동자는 “우리 지역에서도 조합원이 수백 명 늘었다”며 “다들 먹고살기 힘드니까 노조로 뭉쳐서 투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5월 28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제주도에서 시멘트를 나르는 한 노동자는 그 지역의 분위기도 전했다. “요즘 평상시보다 월 250만 원씩 지출이 늘고 있어요. 타격이 정말 큽니다. 제주도는 파업 경험이 많이 없는데도, 이번에는 다들 파업에 나서자는 분위기입니다.”

집회 연단에서 16개 지역본부장들은 “조합원들의 명령”이라며 파업을 성사시키고, 항만, 물류센터, 유통을 멈추고 봉쇄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들은 을지로-종로를 거쳐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까지 행진했다.

많은 시민들이 대규모 행진 대열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한 여성은 기자에게 “뭐하는 거냐?”고 물어 왔다. 화물 노동자들이 유가 폭등 때문에 고통이 크다고 하자, 그녀는 “뙤약볕에 고생이 많다”며 “나도 물가가 너무 올라서 힘들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부와 사용자들은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고 있지만, 이 투쟁은 물가 인상으로 신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 한국 경제의 동맥을 움직이는 화물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싸워 성과를 낼 수 있길 응원한다.

5월 28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5월 28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6월 7일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화물연대 이봉주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이미진
5월 28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5월 28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5월 28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화물 노동자 1만 2000여 명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화물 노동자들이 총파업 깃발을 들고 서울 도심을 가두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화물 노동자들이 총파업 깃발을 들고 서울 도심을 가두행진하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