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
해고와 노동조건 악화에 맞서 원청 앞 농성 돌입

진짜 사장 SKT가 해결하라 ⓒ성지현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구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인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투쟁을 선포했다. 노동자들은 서울 을지로 SKT타워 앞에서 무기한 노숙 농성에 들어갔다.

2020년에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를 합병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2023년 1월까지 기존 하청업체가 유지되도록 했다.

그런데 하청업체는 남은 기간 최대한 이윤을 뽑아 먹겠다는 속셈으로 노동자들을 쥐어짰다. 원청은 이를 방관했는데, 내년 통합 전에 인력이 감축되고 노동조건이 악화하는 것이 원청에게도 이득이기 때문일 것이다. 원청은 내년에 노동자들을 어떤 조건으로 받아들일지도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3년간 임금은 오르지 않고 노동강도는 세졌다. 또, 사측은 강제 전보, 성과 압박, ‘희망퇴직’ 강요로 계속 인력을 감축하려 했다. 그 결과, 3년 동안 200명의 노동자들이 퇴사했다.

특히, 내년에 폐업이 가까워지면서 하청업체들은 노동자들을 더한층 착취하고 있다.

최근 하청업체 ‘중부케이블’은 강제 전보를 거부한 노동자 9명에게 해고 통보서를 보냈다. 원거리 강제 전보를 통보받고 거부하고 있는 6명에게도 곧 해고 통보서가 날아올 것이다. 노조는 내년 통합 전에 이런 일이 더 벌어질 거라 보고 있다.

원청 앞 농성장을 차리는 노동자들 ⓒ성지현

해고 통보를 받은 하청업체 ‘중부케이블’의 천안지회 이경종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고객을 응대하고, 수리하고, 서비스를 개선합니다. 우리더러 ‘남는 인력’이라고 자른다고요? 제가 볼 때는 하는 일 없는 관리자야말로 정말 ‘남는 인력’입니다. 원청 SK브로드밴드는 하청업체의 일이라며 해고에 대해 못 본 척합니다. 하청업체의 노동자도 사람입니다. 같이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제 전보 통보를 받고 이를 거부하고 있는 전주지회 박장오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2016년에도 하청업체가 고용 승계를 거부하면서 해고됐고 복직 투쟁을 해야 했습니다. 그때 새로 들어온 협력업체가 ‘중부케이블’인데, 단 한 번도 노사 상생을 위해 노력한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해고를 늘리고 [내년] 1월 20일 전 폐업하겠다고합니다. 체불된 임금을 어떻게든 안 주고 원청에게서 보상금을 받아내려는 속셈입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일하던 직원들입니다. ...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원청을 상대로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노동자들의 주장처럼, 원청인 SK에 큰 책임이 있다. SK는 티브로드와 합병하면서 ‘케이블방송 기술센터 노동자의 고용을 안정화하고 복지를 향상하겠다’고 발표한 바도 있다. 그럴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SK브로드밴드 매출은 지난해 대비 9퍼센트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756억 원을 기록했다.

진짜 사용자인 SK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노동조건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