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명예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장이다.


2021년 1월 6일 미국 극우의 국회의사당 난입에 대한 의회 조사는 평소보다도 훨씬 더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조사를 위한 위원회는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이 구성한 것이다.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는 협조를 거부하고 상원의 조사 참여를 저지했다. 조사에 참가하는 공화당 의원은 소수에 불과한데, 조지 W 부시정부의 부통령을 지냈던 딕 체니의 딸 리즈 체니가 대표적이다.

보통 의회 청문회는 청문회 개최자들의 출셋길을 닦기 위해 열리지만, 이번 청문회는 십중팔구 체니의 경력을 끝장낼 듯하다. 이번 청문회의 목표는 도널드 트럼프를 끝장내고, 더 좋기로는 트럼프를 기소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체니는 트럼프가 “폭도를 불러 모으고 공격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2021년 1월 6일 미국 극우의 국회의사당 난입 ⓒ출처 Tyler Merbler(플리커)

이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의회 조사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전(前) 미국 대사 노먼 아이젠은 지적한다. “그들은 2022년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이, 미국의 앞길이 민주주의일지 트럼프 식일지를 정하는 국민투표가 될 것임을 보여 줘야 했다.”

청문회 첫날[6월 7일] 공개된 증거는 충격적이다. 가장 강렬했던 것은 1월 6일 촬영된 감시카메라 영상, 경찰 바디캠 영상 등 온갖 영상 기록을 종합한 영상이었다. 그 영상에는 두 극우 단체 ‘오스 키퍼스’와 ‘프라우드 보이스’가 준군사적 파견대를 모아서 조직적으로 국회의사당을 습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두 단체 지도자들이 사전에 주차장에서 만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영상의 본론에서는 트럼프가 “선거 탈취 중단” 집회에서 연설하는 동안 파시스트들이 인근 현장에서 그 연설에 맞춰서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볼 수 있다. 특히, 이 파시스트들은 트럼프가 자신의 부통령 마이크 펜스에게 거듭 제기한 요구를 연호했다. 당시에 펜스는 국회의사당에서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는 특별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펜스가 회의를 정회하고 자신의 대통령직을 유지시켜 주기를 바랐다.

증거 영상에는 꽤 무장을 한 극우 시위대가, 수적 열세인 데다 지리멸렬하게 국회의사당을 경호하던 경찰관들을 압도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의사당 안에서 벌어진 많은 일들은 나오지 않는다. 애초 인상처럼, 난입에 성공한 폭도들은 그다음에 무얼 해야 할지 몰라 국회의사당 안에서 배회하기만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들과 트럼프는 펜스가 즉시 꼬리를 내리리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파시스트들의 의사당 난입을 허용한 미국의 국가안보 기구가 마침내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회의 중이던 의원들을 피신시키고 경호했다. 그리고 얼마쯤 관료적인 실랑이를 벌인 후, 침입자들을 국회의사당에서 몰아냈다. 같은 날 몇 시간 후 의회 절차가 재개돼 바이든의 승리를 인증했다.

안보 기구의 기층에서 트럼프·파시스트들과의 공모가 어떻게 이뤄졌든지 간에, 최상층부에서는 그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듯하다. 합동참모본부 의장 마크 밀리는 트럼프의 연설을 보면서 보좌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1933년 독일 국회의사당 화재 사건*에 비견할 만한 순간이다. 트럼프는 히틀러의 복음을 설파하고 있다.”

그러나 청문회로 의사당 난입 사건의 진상이 훨씬 명확히 밝혀진다 해도, 그 때문에 트럼프가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화당이 청문회 보이콧을 공식 결정한 것은 이 당에 대한 트럼프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증거다.

‘프라우드 보이스’와 ‘오스 키퍼스’의 지도자들은 ‘선동·음모죄’로 기소될 수도 있지만, 이 조직들은 공화당의 기반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체니는 자기 소속 주인 와이오밍 주에서 재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보도했다. “와이오밍 주 공화당은 스스로를 공화당원으로 여기기보다는 트럼프 지지자로 여기는 보수주의자들에게 서서히 장악돼 왔다. 현재 와이오밍주 공화당의 지도자는 프랭크 이스론인데, 이스론은 ‘오스 키퍼스’ 회원이고 1월 6일 난입 당시 무전기를 들고 국회의사당 서쪽 정면에 서 있었다.”

옛 공화당 지역 간부였던 조셉 맥긴리에 따르면, “이는 몇 년에 걸쳐 매우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계획된 일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시당(市黨)을 장악하고, 그 후에는 주당(州黨), 그 후에는 입법부 의석, 그 후에는 나머지 선출직을 모두 장악한다는 장기적 목표가 있다.”

미국 극우에게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은 그저 시작이었을 뿐이다. 끝이 아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8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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