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타격을 입은 마크롱은 의회에서 파시스트들과도 손잡을 수 있다 ⓒ출처 프랑스 대통령실(페이스북)

6월 19일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에서 신자유주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큰 타격을 입었다. 마크롱 세력의 의석은 과반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반을 확보하려면 289석이 필요한데, 마크롱은 245석밖에 얻지 못했다.

5년 전인 2017년 마크롱의 정당이 포함된 선거 연합이 356석을 차지했다. 이번에 의석이 준 것은 마크롱이 팬데믹 대응에 실패한 것, 부자를 위해 통치한 것, ‘노란 조끼’ 운동을 강경하게 공격한 것, 생활비 위기에 대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다. 마크롱의 최측근 의원 두 명이 낙선했다.

장뤼크 멜랑숑이 이끄는 선거 연합 신(新)생태사회민중연합(NUPES, 이하 “뉘프”)은 131석을 얻어 제1 야당이 됐다. 일부 사람들이 기대한 것보다는 적지만, 그럼에도 전진했다. 하셸 케케의 당선이 눈에 띈다. 케케는 호텔 청소 노동자이고 파리 북서부 바티뇰 지구 소재 이비스 호텔에서 파업을 주도했다.

케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야말로 빈민가에 살면서 핵심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모욕에 시달리며 착취당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의회에서 우리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케케는 파리 외곽 지역의 선거구에서 마크롱 정부 체육부 장관 출신인 록사나 마라시노뉘를 꺾고 당선했다.

뉘프는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0세로 낮추고, 생필품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마크롱이 폐지한 부유세 재도입도 약속했다. 뉘프의 선거 승리는 좌파적 대안에 대한 열의를 보여 주는 매우 반가운 신호다.

하지만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파시스트 마린 르펜의 정당 국민연합(RN)도 89석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전 최다 기록이었던 35석을 넘는 것이다. 35석 획득은 마린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당을 이끌던 1980년대의 일인데, 당시에는 선거 제도상 비례 의석이 훨씬 많았다.

파시스트들에 맞서 공동전선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뉘프의 선거 성적이 좋다고 이 과제를 미루거나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파시스트들의 의석 수가 늘어나고 있다. 1997년 1석, 2002년 0석, 2007년 0석, 2012년 2석, 2017년 8석, 2022년 89석. 국민연합은 주류 정당들에 투표해 왔던 많은 유권자들에게 초점이 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정당들의 인종차별 덕분에 정상적인 당이 돼 정상적인 정치 스펙트럼의 일부처럼 보인다.

이 모든 선거 결과는 투표율이 46퍼센트였다는 점에 비춰 봐야 한다. 유권자 절반 이상이 체제에 대한 환멸이 너무 큰 나머지 세간의 이목을 끈 총선에서조차 아예 투표하지 않았다.

마크롱은 의회에서 과반당 지위를 잃었기 때문에 우파와의 동맹에 기댈 것이다. 전통적 보수 정당 공화당(64석을 얻은)도 그런 동맹의 대상이겠지만, 마크롱은 몇몇 표결에서 심지어 르펜의 파시스트 정당과도 손잡을 수 있다.

결선 투표를 앞두고 마크롱은 뉘프가 위험하고 반민주적이라고 마녀사냥하려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크롱과 그 동맹들이 멜랑숑 지지자들의 환심을 사려 애썼다. 마크롱과 그 동맹들은 4월 대선 결선 투표에서 르펜을 꺾기 위해 멜랑숑 지지자들의 표가 필요했었다.

그러나 TV 뉴스 채널 ‘프랑스24’가 말하듯, “[대선 후] 지난 두 달 동안 여당은 경륜 있는 좌파 활동가[멜랑숑]와 신생 선거 연합[뉘프]을 공화국이 직면한 새로운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마크롱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장미셸 블랑케르의 표현을 빌리면, 뉘프가 ‘르펜의 극우와 꼭 마찬가지로 위험한’ 극단주의 세력이라는 것이다.” 이런 필사적인 비방은 먹히지 않았다.

결선에서 뉘프와 국민연합이 직접 경선한 선거구에서, 1차 투표에서 마크롱 쪽에 투표한 유권자 중 72퍼센트가 기권했고 16퍼센트가 뉘프에, 12퍼센트가 국민연합에 투표했다. 1차 투표에서 보수파에 투표한 유권자 중 30퍼센트가 국민연합에, 12퍼센트가 뉘프에 투표했다.

5개 정당의 선거 연합 뉘프에는 멜랑숑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프랑스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등이 있다.

6월 12일 1차 투표에서 이들의 득표를 합치면 2017년에 얻은 표와 비슷했다. 하지만 선거 연합을 결성함으로써 이들은 돌파구를 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이들은 사회당 같은 친기업적 세력도 선거 연합에 끌어들여야 했다. 프랑스 녹색당도 급진적이지 않다.

뉘프를 유지하려면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경찰 폭력 감시 위원회 설치, 대기업의 정리해고 금지, 은행 국유화 같은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뉘프의 선거 승리는, 1차 투표와 결선 투표 사이 기간에 활력 있는 캠페인을 벌였던 좌파들에게 커다란 부양력을 줬다.

프랑스 정치는 양극화하고 있고, 더한층 격동기에 진입하고 있다. 핵심적 전투는 거리와 일터에서 벌어질 것이다. 현재 핵심 쟁점은 좌파에 투표한 사람들(과 기권한 사람들)을 사장들과 정부에 맞선 반격에 동원할 수 있을지 여부다. 마크롱의 연금 개악 시도가 초기 시험대가 될 것이다.

개표 결과가 대부분 나온 후에 멜랑숑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밤 제 메시지 역시 투쟁입니다. 지금 세상에 넌더리가 가장 많이 난 젊은 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당신들에게는 훌륭한 투쟁 도구 뉘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임금·불평등·인종차별·파시즘에 맞서고 대중의 권리를 쟁취하는 전투는 의회 제도 바깥에서 벌어져야 한다. 선거적 책략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그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마크롱 정부 장관 출신자를 꺾고 당선한 뉘프 후보 하셸 케케. 케케는 청소 노동자 파업을 주도했던 투사다 ⓒ출처 Rachel Keke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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