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 못살겠다”, “생존권을 보장하라”, “노동 개악 중단하라!”

오늘(7월 2일)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6만여 명이 서울광장 앞 세종대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악에 항의했다. 지난 몇 년 사이 가장 큰 규모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였다. 특히 건설, 학교·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공무원, 민간서비스 등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거제에서도 영남권 대회가 열렸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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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회는 물가 폭등과 경제 위기의 고통이 노동자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졌다. 윤석열 정부는 임금 억제와 노동시간 유연화 등 노동 개악에 시동을 걸었다. 최저임금조차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게 찔끔 올려 사실상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결정을 내렸다.

게다가 정부는 잇단 공공요금 인상과 실업급여 지급 요건 강화 등으로 대중의 불만을 사고 있다. 윤석열 지지율은 몇 주째 연속 하락하며 부정 평가가 더 많은 데드크로스 상황에 처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조건을 방어하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6월 초에는 화물연대가 막강한 잠재력을 보여 주며 생계비 위기에 맞선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7월 1일에는 한국노총 소속의 수도권 레미콘 노동자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운송료 인상을 위한 파업에 나섰다.

이번 집회에서도 물가 폭등의 고통과 노동 개악 추진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건설노조 사전집회 연단에서 김수환 인천경기타워크레인지부장은 말했다.

“전기요금, 가스 요금, 생필품값, 공산품값이 줄줄이 오르고 유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죽도록 일하고도 손에 쥐는 돈은 그야말로 쥐꼬리입니다. 월급 말고 다 올랐는데,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서민의 절규를 외면하고 기업들에 법인세나 깎아 주고 있습니다. 재벌 곳간을 열어 노동자 생존권을 지켜야 합니다!”

본집회에서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말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올라 노동자들은 힘들어 죽겠는데, 은행들은 금리 장사로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기름값이 올라서 미치고 팔짝 뛰겠는데, 재벌 정유사들은 역대급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물가가 오르니 임금 인상을 자제하라고 하는데, 월급이 올라서 기름값이 오른 겁니까?”

노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임금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고착화하는 직무급제 도입 시도를 비판하며, 정규직 대비 80퍼센트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공무원 노동자들도 정부가 임금 억제 가이드라인을 압박하지 말고 임금을 7퍼센트 올리라고 요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 개악을 규탄하며 말했다. “더 많이 일해라, 주는 대로 받아라, 노동조합은 안 된다, 목숨을 걸어라. [이렇게] 윤석열 정부는 우리에게 노예의 삶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는 못살겠습니다. 투쟁이 희망입니다.”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예고한 공공기관 민영화와 구조조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강철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공공기관의 적자는 정부 지원 없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다 생긴 착한 적자”라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택배, 학교 급식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외쳤다. 지난 6월 14일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의 유가족은 “지병도 없이 건강하던 사위가 [주당 70시간 이상 일하다] 원통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정부와 사용자들의 인력 충원 합의 불이행을 규탄했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5명의 급식실 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했다”며 환기시설을 마련하고 적정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던 공무원 노동자들은 “업무가 쌓여 죽을 지경이다”, “정부의 탁상 행정에 노동자와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33도를 웃도는 뙤약볕 찌는 더위에도 집회에 모인 노동자들은 오랜만에 대규모로 결집해 활력 있는 시위와 행진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집회 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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