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호소는 강제 추방을 앞둔 미등록 이주민과 난민 등이 추방되기 전까지 임시로 있는 구금 시설이다. 하지만 출신 국가가 내전과 억압, 정치적·경제적 불안정 등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곳이 돼 버린 이주민의 경우, 보호소는 무작정 구금돼 있어야만 하는 감옥과 다름없다. 출입국 당국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국가 간 경계에 갇혀 버린 난민들을 방치하고 있다. 여수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한 리비아 난민이 기자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려 왔다.


본인 소개를 해 주세요

저는 리비아에서 온 난민입니다. 제 이름은 알라 카이리 빈 자베르입니다. 지금 여수외국인보호소에 7개월째 구금돼 있어요. 얼마 전 이집트로 추방된 난민 S 씨는 여기서 제 친구였어요. 그가 가끔씩 공중전화로 〈노동자 연대〉와 통화하는 걸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어떻게 난민 신청을 하게 됐나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리비아는 정부도 없고 내전과 테러 공격도 점점 더 심해지면서 매우 불안정해요. 살해 위협도 받고, 심지어 민병대가 제 목숨에 현상금까지 걸었어요.

그래서 사막을 건너 옆 나라 튀니지로 도망가 한 달 있다가 2020년 12월에 한국으로 왔어요. 원래 리비아에서 중고차 거래 사업을 했는데, 평소에 한국산 자동차를 다뤄 오기도 해서 한국으로 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안전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라고 생각했거든요.

첫 3개월은 사업 비자로 있었어요. 그런데 리비아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거예요. 그래서 돌아가기가 어렵게 됐는데,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친구가 알려 줬어요. 그래서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난민 신청을 하게 됐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몇 달 전 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았다.]

고향을 떠나서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나요. 전쟁이 심각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떠나게 된 거예요. 직접 살해 위협을 받다 보면 삶이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돼요.

구금 이주민들은 변기와 구분도 되어있지 않은 비좁은 공간에서 기약도 없이 갇혀 생활한다 ⓒ제공 리비아 난민 알라 씨

지금 여수보호소에 구금돼 있는데, 외부로 전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요?

이곳 여수보호소에 아무 이유도 없이 7개월째 갇혀 있어요. 제가 범죄를 저질렀다면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든지 감옥에 보내든지 하세요.

저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에요.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옷이나 음식 같은 사소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요. 어느 인간에게나 보장된 기본적인 권리인 자유를 달라는 겁니다. 여기 보호소 이름도 잘못 지었어요. 여긴 외국인을 보호하는 곳이 아닙니다. 완전히 감옥이나 다름없어요.

구금 이주민들에게 인격은 없는가? 여수보호소 직원들의 폭력으로 상처를 입은 알라 씨의 팔 ⓒ제공 리비아 난민 알라 씨

리비아로 돌아가면 다시 민병대에게 살해 위협을 받을 거예요. 안전하게 살 수도 없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끝도 없이 구금해 놓고 난민 인정도 해 주지 않으면서, 한국에서 살지 못하게 할 거면 차라리 내보내 달라고도 요구했어요. 여기 감옥에서 천천히 죽느니 차라리 테러 단체의 총에 맞아 죽는 게 낫겠어요.

그런데 보호소 측은 리비아로 가는 직항 [항공편]이 없기 때문에 내보내 줄 수 없다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해요. 여권을 주면 제가 알아서 출국하겠다고 했는데도 안 된다는 거예요. 아무 대책도 없이 저를 무기한 구금하고 있어요.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저를 데려왔으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마 제 소식이 외부 언론에 나가면 보호소 측에서 휴대 전화 사용도 막을 테고, 상황이 더 어려워질 거예요. 그렇지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해요. 제 목소리가 한국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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