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과 민주주의의 파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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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민주주의의 파괴자
수전 조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한 달째 되던 11월 9일에 카타르 도하에서는 WTO
나는 세계무역기구
서비스 분야와 지적재산권
두번째는 거대한 영역인 서비스 분야다. 서비스라는 말은 무해한 것처럼 들리지만 이 단어에는 다음과 같은 영역이 포함된다. 분배, 도매, 소매, 프랜차이즈, 건설, 건축, 장식, 시설 관리, 토목 및 기계 공학과 기타 공학, 은행과 보험을 포함한 금융 서비스, 연구개발, 부동산 서비스, 임대, 신용 구매, 구매, 통신, 우편 서비스, 음성 및 화상 통신, 정보기술, 관광과 여행, 호텔과 레스토랑, 도로 건설 및 유지를 포함한 환경 서비스, 쓰레기 수거, 오물 처리, 식수 공급, 조경 및 도시 계획, 연예를 포함한 오락·문화·스포츠 서비스, 도서관, 기록 보관소, 박물관, 출판, 인쇄, 광고, 우주 여행을 포함해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송, 초등·중등·고등 및 성인 교육을 포함한 교육 분야, 인간과 동물 보건. 미국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에너지가 서비스 분야로 분류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안건을 제안하기 위해 자체 로비 집단을 구성해 놓고 있다.
이 쟁점들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 하나는 건강과 관련된 것이다. 미국 의료 산업은 노인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왜냐하면 젊은이들보다 이들이 의료 서비스의 주된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기업들은 특히 노인병이나 노인 간호 영역에 진입하기를 원한다. 미국 서비스 산업 연합이 미국 무역대표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보건과 관련한 조항을 인용해 보겠다. 이 조항에는 지금까지 “외국에서 보건 서비스는 주로 공공 부문이 책임을 졌기 때문에 미국의 민간 의료 서비스업자가 외국의 시장에 진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 기업들에게 건강은 주로 마케팅의 문제다. 그런데 WTO가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그들이 시애틀 회의에서 폐지하려고 하는 장벽에는 보건 전문가의 면허 제한 규정도 있다. 달리 말해 미국 보건 전문가가 다른 나라에서 면허를 취득하는 데서 방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WTO는 이 규정을 “개인 생활 및 기밀에 대한 유럽의 과잉 규제”라고 여기고 있다. 보건 산업과 다른 서비스 산업의 더욱 일반적인 목표는 “모든 보건 시설의 외국인 소유를 허용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사기업화를 장려하고 친시장적인 규제 개혁을 촉진하는 것이다.” 세번째 안건은 지적재산권
바나나 전쟁
이미 중요한 안건을 이루고 있는 농업, 서비스, 지적재산권과 더불어 미국, 유럽, 일본은 정도는 다르지만 새로운 안건을 추가하고자 한다. 이번의 일괄 프로그램은 밀레니엄라운드로 불렸다. 이들 국가는 다른 무엇보다도 정부 조달 품목을 추가하기를 원한다. 이것은 지방 또는 중앙 정부가 국내 공급자를 선호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음을 뜻한다. 누구나 인터넷으로 모든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사람이든 WTO 협정을 준수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계약에 입찰할 수 있다. 정부의 물품 조달이 그 나라 GNP의 15퍼센트 이상이기 때문에 정부의 물품 조달을 WTO의 관할 아래 두는 것은 다국적 기업에게 매우 유리할 것이다. 어떤 정부는 환경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할 것이다. 왜냐하면 WTO의 분쟁 해결 절차와 환경 관련 국제 협정 사이에 종종 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분쟁 해결 절차는 세계 헌법, 세계 정부의 맹아와 같은 것이다. WTO는 이러한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국제법과 사법 체계를 만들고 있다. WTO의 심사위원회는 무역 분쟁에 관한 결정을 밀실에서 내린다. 심사위원회의 결정은 구속력을 가지며, 항소의 기회가 없다. 최근의 몇몇 결정들은 바나나에 관한 것이었다. WTO는 유럽 국가들에게 “당신들은 아프리카, 카리브해 또는 태평양 국가들과 별도의 협정을 맺어서는 안 된다. 동일한 조건으로 중미나 에콰도르에서도 바나나를 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착취 강도가 가장 높은 기업에 속하는 치키타
친노동 친환경은 범죄?
미국의 특별무역대표국은 전쟁터 같다. 거의 10년 전에 쓰여진
이것은 노동자 대중과 환경뿐 아니라 심지어 민주주의를 크게 위협한다. 왜냐하면 이 조직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결정들은 1백34개 회원국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지만, 실제로는 미국, 캐나다, 유럽 연합, 일본 ― 4인방이라고 부르는 ― 이 매일 만나서 무엇을 어떻게 다룰지를 결정한다. 그런 다음 그들은 전체 회의에 나와서 “우리는 합의에 이르렀다. 당신은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느냐?”하고 묻는다. 이것은 강압적인 전술이다. 남반구가 겪는 문제점은 많은 나라들이, 특히 약소국들이 WTO에 대사조차 파견하지 못하거나 몇몇 나라가 단 한 명의 대사만을 파견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밀레니엄라운드가 실제로 출범한다면 인도 같은 매우 큰 나라조차 동시에 진행되는 매우 복잡한 협상을 따라갈 수 없다. 반면에 미국은 직업적인 협상 전문가들을 적어도 2백50명 갖고 있다. 그렇다면 레온 경이 실제로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는 의제로 오른 많은 쟁점들을 한 번에 처리하기를 원한다.
나는 특히 유럽에서, 그리고 개별 유럽 국가에서, 음성·화상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 의료 노동자, 전력·가스 노동자, 방송 노동자들과 갈등을 빚을 사람들이 바로 농부들이라는 점이 심히 우려스럽다. 이것은 심각한 분열을 낳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한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성숙한 민주주의에 기초하여 WTO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 ― 그 활동, 과거와 미래에 대한 영향 ― 가 이뤄질 때까지 밀레니엄라운드를 중단시켜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지구의 친구들’은 이런 주장을 널리 확산시키고 있다. 여기에 서명한 단체는 73개 국가의 7백개 조직이다. WTO는 환경에도, 노동자 계급에도, 그리고 민주주의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중단시키고자 한다.
나는 이 기구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치에 개입한 지 30년이 됐는데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가장 낙관적이다. 사람들은 2∼3년 전만 해도 매우 전문적이고 다루기 힘든 쟁점이었던 WTO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WTO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하기만 하면 그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이해할 뿐 아니라, “이것은 국제적이고 전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나 자신이나 나의 삶 또는 나의 공동체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금방 깨닫는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에서는 연대가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70개 국가에서 온 1천5백 명의 사람들이 모인 매우 성공적인 집회를 파리에서 개최한 바 있다. 사람들은 이것이 매우 중대한 문제이고, 이 문제가 올해 말까지 갈 것이며, 밀레니엄라운드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금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이것은 국제적 협력의 신호인 동시에, 이미 세계 무역을 통제하는 자들에게 보내는 경고다.
나는 여러분들이 받아들일 만한 글을 인용하면서 끝마칠까 한다.
“보호 무역 체제는 보수적인 반면 자유 무역 체제는 파괴적이다. 자유 무역 체제는 낡은 민족체들을 해체하고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 사이의 적대를 극대화시킨다. 한마디로 자유 무역 체제는 사회 혁명을 재촉할 것이다. 이런 혁명적 의미에서만 나는 자유 무역을 옹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