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윤석열이 서울 신촌의 경찰 지구대를 방문해 경찰 총기 보유·사용을 늘릴 것을 사실상 지시했다.

이를 최초 보도한 8월 4일자 〈매일경제〉에 따르면, 윤석열은 “경찰 사격 훈련을 강화”하고 “각 지구대·파출소마다 ‘지정 권총제’를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경찰이 보유하는 총기 수를 늘리는 것은 애초 경찰청의 방침이기도 했다. 현재 경찰이 보유한 총기 수는 총원의 3분의 1 가량이다(약 5만 정). 경찰이 3교대로 근무하니 실제 근무 기준으로는 이미 1인 1총기 수준인 셈이다.

윤석열의 지시에 더해 경찰은, 경찰서 보유 총기들을 일선 파출소·지구대로 재배치해서 일선에서 사용될 총기를 늘리겠다고 한다. 또, 사격 훈련 때도 훈련장의 권총이 아니라 개별로 지급된 권총을 사용하게 해 사격 실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모든 경찰에게 총기를 하나씩 지급하는 데에 필요한 예산 200억 원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권위주의

경찰은 일상의 공간에서 물리력을 독점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경찰의 무장 강화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 공간에서 권위주의적 요소가 더 늘어난다는 뜻이다. 저항 운동 단속은 물론이고 보통 사람들을 감시하고 옥죄는 경찰의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게다가 경찰 개개인이 총기를 휴대하면, 개별 경찰들의 고압적 태도나 사고 위험도 늘어날 수 있다. 근무 후 총기 반납 등 관리가 허술해질 위험도 크다.

경찰 조직은 지금도 충분히 억압적이고, 그 자신이 부패와 범죄의 일부이다.

“2001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의 ‘불리한 진술 강요, 심야·장시간 조사, 편파·부당 수사’로 상담한 사건이 무려 6427건이다.

“2019년[에] … 폭행, 상해, 협박, 공갈 등 폭력 강력 범죄를 저지른 경찰관은 251명이었다.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흉악 강력 범죄의 경우 70명이나 된다.”(본지 기사 ‘경찰국 신설 논란을 계기로 보는: 경찰의 흑역사’에서 인용)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경찰관도 67명이고, 직권남용죄를 저지른 경찰관도 수백 명이다.

윤석열이 경찰의 총기 보유·사용 확대 지시를 내린 것이 신촌 일대가 “유동인구가 많고 다수가 청년층[이어서] … 폭력·시위·성범죄 등으로 야간 112신고가 다발하는 지역”이라는 보고를 들은 후라는 점도 주목된다. 윤석열은 “흉악범에 대한 경찰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도 명분을 댔다.

이런 발상은 각종 강력 범죄를 빌미로 경찰력을 강화해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정치적 위기를 무마하려 했던 역대 정권들의 “범죄와의 전쟁”과 닮았다. 윤석열도 경찰력 의존을 늘리는 데에 여차하면 흉악 범죄를 핑계 삼을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역대 정부들은 범죄의 토양이 되는 빈곤·불평등·차별·소외는 정작 더 악화시켰다.

한편, 윤석열은 민간 사찰을 주 업무로 하는 정보 수사 전문가 출신 윤희근을 새 경찰청장에 내정하는가 하면, 논란이 됐던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자리에 공안수사 전문가 김순호를 임명했다. 김순호는 경찰청 보안1·2과장,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부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자다. 공안수사 기획, 수사 지휘, 탈북자 관리, 간첩·좌익 관련 정보 관리 등을 모두 다뤄 온 인물인 것이다.

최근 서울경찰청은 김일성 회고록 출판과 관련해 해당 출판사 및 통일시대연구원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이런 일들은 검찰과의 협조하에 이뤄지고 있다.

이런 사실만 봐도 윤석열 정부의 경찰 통제력 강화 시도가 ‘검찰 정권의 경찰 길들이기’ 같은 정략적 차원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체제의 위기 심화 속에서 억압 기관을 더 강화해 전열을 정비하려고 하는 것이다. 윤석열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경찰 조직에 기대를 거는 것이 무망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의 경찰력 강화를 통한 사회 통제 강화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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