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올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등록금 12퍼센트 인상을 발표했다. 12퍼센트는 작년 인상률의 무려 2배 이상인데다 올해 소비자물가 예상치의 무려 4배에 해당한다.

연세대가 인상률을 발표하자 고려대, 외대, 경희대, 중앙대 등도 뒤이어 8∼10퍼센트 등록금 인상을 밝혔다. 국립대도 기성회비를 대폭 올리는 편법으로 등록금을 계속 인상할 예정이다.

교육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노동계급의 형편은 어려워지는데 등록금은 매년 천정부지로 오르자,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전국 10여 개 대학에서 비상총회가 성사됐다. 지난해 부산대에서는 재학생의 4분의 1이 모여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학생총회가 성사됐고, 중앙대에서는 13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되기도 했다.  

이러한 투쟁의 결과로 여러 대학들에서 등록금 인상률을 낮추거나 장학금 확충과 교육 환경 개선 약속을 받아내는 등의 부분적인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등록금 동결을 쟁취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전국의 대학들은 담합해서 인상률을 결정하기 때문에 등록금 동결은 하지 않으려 한다. 투쟁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인상률만큼은 양보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당국의 담합에 맞서는 실질적 연대가 필요하다. 한총련, 한대련, 연대회의, 반미청년회 등 주요 학생 좌파들도 한 대학 규모의 투쟁이 아니라 대학생들의 공동행동이 중요하다는 점과 교육재정 확충을 요구하는 대정부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말로만 연대’가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교육대책위에는 주요 좌파계열의 학생회들이 다 가입했지만 교육대책위 집회에는 기껏해야 5백명 정도밖에 모이지 않았다. 2004년에도 전국대학생 동맹휴업과 총궐기가 투쟁 계획으로 제출됐지만 각 대학의 투쟁은 각개분산적으로 이뤄졌고 이것을 모으려는 실질적인 시도는 없었다.

각 대학에서는 비상총회나 집중집회 일정을 총궐기 일정에 맞춰 조율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등록금 투쟁 초기부터 학생들의 공동투쟁이 필요함을 적극적으로 호소해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한다.

그러나 공동투쟁과 대정부 투쟁을 강조하는 것이 재단에 면죄부를 주는 논리로 발전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지난 고려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반미청년회와 연대회의 활동가들이 “재단에 돈이 없다는 말이 완전한 거짓은 아니다”고 한 것은 문제다. 엄청난 규모의 ‘묻지마 적립금’을 쌓아두고 등록금에만 의존해 학교를 운영하려 하는 재단에 대한 폭로는 각 대학에서 투쟁을 건설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등록금 투쟁의 전술로 자주 사용되는 점거가 진정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토론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대중적 동력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 소수의 학생회 간부들이 점거에 들어가, 점거를 확대하려는 진지한 노력없이 상징적 수준으로 끝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점거는 학교업무에 실질적 타격을 줄 때 효과가 있다. 따라서 전산실 등의 핵심부서를 점거할 필요가 있다. 점거가 고립되지 않도록 점거농성자 수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더 나아가 다른 대학으로 점거를 확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학등록금 문제는 노동계급의 교육비 부담과 직결되므로 민주노총과 같은 노동조합이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되는 것도 필요하다.

이처럼 등록금 문제가 노동계급의 생활수준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대학 교직원의 임금을 깎아 등록금 인상률을 낮추려는 학교측의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

한편, 분파적 동기에서 단결하지 않는 것은 투쟁의 걸림돌이다. 작년 서울대 반미청년회가 더 싸우고자 하는 비상총회 참가자들의 사기에 찬물을 끼얹고 연대회의 경향의 총학에 협조하지 않은 사례나 중앙대에서 연대회의 경향 단과대 학생회가 반미청년회 경향의 총학이 주도한 본관 항의방문을 보이콧한 것과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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