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 주 한국갤럽 정기조사에서 윤석열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24퍼센트로 떨어졌다(부정평가 66퍼센트).

주된 이유는 문재인에게 실망해 윤석열에게 투표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실망이 커진 것이다. 이는 또한 우파층에서도 이반이 생겼다는 뜻이다. 영남 지역에서도 부정평가가 더 높다.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역전당했다. 갤럽 조사 기준으로는 석 달 만이다.

이 정도면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이 시작되기 직전 우파 지지율 수치다.

문제는 윤석열이 취임 90일 된 정부라는 점이다. ‘레임덕’ 대신 ‘취임덕’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취임 초에 이 정도로 인기가 추락했던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유일했다. 이명박은 촛불 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취임 넉 달 만에 지지율이 추락했다.

지배계급 처지에서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계급의 조건을 공격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나 지금 지지율 하락 속에서 국민연금 개악과 노동 개악은 제대로 시작도 못 한 채, 오히려 화물연대와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에 양보를 해야 했다.

게다가 어설프게 교육 개악안을 꺼냈다가 지지율 하락에 일조했던 교육부총리 박순애가 취임 한 달 만에 사퇴해야 했다.

윤석열 정부의 위기는 세계적 리더십 위기의 일부다. 미국 바이든은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고, 영국 보리스 존슨은 총리직을 사임했으며, 이탈리아는 연정이 무너졌다. 프랑스 마크롱과 독일 올라프 슐츠도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스리랑카와 수단 등 제3세계 나라들과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 주요국들에서는 대중적 저항이 분출했다.

윤석열 정부는 억압적 국가기관에 더 의존할 테지만, 자신이 있어서는 아니다 ⓒ출처 대통령실

고통 전가가 지지율 폭락의 진정한 주 요인이다

윤석열은 물가 폭등 상황에서 전기 요금을 올렸다.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노동자·서민을 정부 재정을 풀어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부자 감세를 단행했다. 공공요금 추가 인상과 전력·철도 등의 민영화도 추진하려고 한다.

고물가의 한 배경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도록 미국과 나토를 지원하는 정책도 평화를 역행하는 것이자 대중의 생계비 위기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초래한 생계비 위기(특히, 임금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다)에 대한 저항이 벌어지고 있다.

6월 초부터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이 바로 생계비 위기에 대한 저항이었는데, 이 투쟁들은 광범한 지지를 받았다. 윤석열은 강경 대처를 여러 차례 천명했으나, 결국은 양보하고 타협해야 했다.

모순

정부의 위기로 사용자들과 우파는 슬슬 초조해지는 듯하다. 더구나 한국 지배계급이 처한 경제·안보 위기와 모순이 크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를 천명했지만, 막상 대중국 무역 적자가 3개월 연속 이어지자 크게 당황했다.

그래서 윤석열은 미국 여권의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한국을 방문했는데도, 군색한 변명을 대며 만남을 피했다.

특히, 낸시 펠로시는 중국 정부를 한껏 자극하며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린 뒤, 다음 행선지로 한국을 택했다. 그래서 더욱 윤석열은 펠로시를 환영하는 모양새를 취하기가 난처했던 것이다.

지금 중국은 대만 포위 실탄 훈련에 이어 서해 두 곳(랴오닝성·장쑤성)에서 대규모 실탄 훈련을 벌이고 있다.

억압 기구

이런 배경 속에서 우파는 화물연대 파업 때처럼 무르면 안 된다고 줄기차게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8월 4일 〈조선일보〉가 사설로 화물연대 하이트진로 투쟁이 사용자 측을 너무 위협한다며 경찰은 뭐 하냐고 불평을 하자 그날 오후 경찰은 강원도 홍천 하이트진로 공장 앞 화물연대 대오를 강제 진압했다. 다음 날 〈조선일보〉는 이 소식을 1면 톱으로 실었다.

경찰과 검찰은 화물연대 하이트진로 투쟁에 대해 줄기차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투쟁 대오를 압박하고 괴롭히고 있다.

그런 와중에 윤석열이 일선 경찰에 총기 지급을 확대하고 사격 훈련과 사용을 늘리라고 지시한 사실이 8월 3일 보도됐다.

김일성 회고록 출판 건으로 출판사와 관련 연구자를 기습하더니, 7월 25일에는 해군 사병을 북한 찬양 혐의로 기소했다. 윤미향 의원(무소속)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노동자 운동에 대한 공격 명분과 세력 확보를 위해 억압적 국가기관들에 더욱 의존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윤석열 정부가 강하고 자신 있어서가 아니다.

현재 노동운동은 윤석열 정부의 탄압에 대해 효과적으로 광범한 연대를 구축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투쟁, SPC(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 번복에 대한 항의 등이 이어지는데, 이 투쟁들은 서로 연결되지 않으며, 이 투쟁들과 광범한 생계비 위기에 대한 불만이 연결되지도 않는다.

하이트진로 파업,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 등에서 사용자 측의 손해배상 청구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노동운동은 ‘노란봉투법’(파업에 대한 손배 청구를 금지하는 법) 제정을 요구했다. 법 제정에 앞서 먼저 아래로부터 만만찮은 대중 투쟁이 요구된다.

이명박이 임기 초 촛불 운동에 부딪혀 지지율 추락 위기를 겪었지만, 7월쯤 촛불 운동이 사그라들자, 국가정보원·경찰·검찰 등의 민간인 사찰·공작·탄압을 통해 반격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했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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