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반년: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적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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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나토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제국주의적 충돌이 장기전의 양상을 띠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삶이 망가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에너지·금융에 악영향을 미쳐 전 세계 17억 명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고, 특히 개발도상국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전황은 본지가 그동안 힘주어 해 온 두 가지 주장을 확증해 주고 있다. 첫째,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적 전쟁이다.
둘째, 이 전쟁은 발칸반도와 동지중해에서부터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규모로 제국주의적 경쟁을 격화시키며 세계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은 제1차세계대전의 대학살을 떠올리게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주로 참호에서 벌어지고
이것이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일상이다. 그러나 전선 자체는 교착상태이므로 후방의 권력자들에게는 별 이상 없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독일의 반전주의 작가 에리히 레마르크
전쟁 초기에 언론들은 러시아 점령군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결연한 행동을 예찬했다. 그리고 4월 초 러시아 군대가 키예프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가 2014년 이래 점령하고 있는 지역으로까지 진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들떴다. 또,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통화와 경제가 급격하게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관측들은 다 틀렸음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 장군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강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 줬지만, 제한된 지역에서의 반격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게다가 병력 손실도 심각하다. 6월 초 젤렌스키의 선임 자문관 미크하일로 포돌리아크는 매일 우크라이나군 100~200명이 전사하고 800명이 부상당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매달 3만 명 안팎이 전투를 치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 경제를 실제로 타격했다. 국제통화기금
“전쟁이 수년 걸릴 수 있다”
서방의 어조는 전쟁 초반과 달라졌다. 6월에 나토 사무총장 스톨텐베르그는 장기적인 소모전을 언급했다. “우리는 이것
어마어마한 양의 무기들이 매일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주로 동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옛 소련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자국이 생산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155mm 곡사포, 방공 시스템, 전차 등 중화기들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5월 초 미국 의회는 400억 달러
5월 말까지 총 37개국이 65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6월 미국은 첨단 무기 시스템인 하이마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결연한 항쟁을 결정하고 “자유 진영”이 이를 지지한다는 전쟁 프로파간다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피로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현실을 가릴 수 없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나토는 러시아 국경 지대에 주둔 병력을 늘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사태 변화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사회민주주의 정부들이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나토가 이를 승인했다는 점이다.
두 국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중립”과 “비동맹 외교” 정책을 포기한 “역사적 결정”이다. 스웨덴은 1812년 이래 군사 동맹
핀란드·스웨덴의 사회민주주의 정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했다며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사실 사브
사실 두 국가의 1995년 유럽연합 가입이 “중립” 포기를 향한 중요한 조처였다. 나토와도 협력적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핀란드·스웨덴의 군대는 보스니아·코소보에서 아프가니스탄과 리비아에 이르기까지 나토의 개입과 점령에 참여했다.
지금 제국주의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동맹은 러시아의 콜라반도에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다. 콜라반도는 약 170킬로미터에 이르는 핀란드의 동쪽 국경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광활한 땅이다. 러시아는 그곳에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 핵탄두를 배치하고 있다. 또, 북극해를 주요 활동 공간으로 삼는 러시아 북해함대의 모항이기도 하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나토 동맹은 남쪽으로는 발트해의 끝 부분을 얻게 될 것이다. 발트해는 나토의 몇몇 취약한 회원국
“현재 나토의 병력 증강은 수왈키 갭을 이용한다. 러시아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갈라놓는 이 좁은 회랑을 차단하려 할 수 있다.”
아시아
미국·나토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의 좀 더 중요한 전략적 과제는 여전히 중국과의 제국주의적 경쟁이다. 이 경쟁은 인도·태평양에서의 군비 증강, 전쟁 도발 위협, 다양한 긴장 등 가연물을 쌓고 있다.
동시에, 한국을 비롯해 지정학적 활성 단층대에 있는 낀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면서 불안정에 빠지고 있다.
5월 초 바이든의 아시아 순방은 이 점을 분명하게 보여 줬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군사 개입을 할 것이라는 바이든의 발언은 계산된 도발이었다.
그가 그 지역을 떠난 뒤에 바로 답이 돌아왔다. 중국과 러시아가 폭격기와 전투기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으로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미국은 동맹을 구축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고자 한다. 물론 미국이 동맹국들에 경제적으로 지원해 줄 것은 많지 않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적 어려움은 군사력으로 벌충된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대중국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쏟아붓는 돈은 정신 나간 수준이다. 중국도 전력을 확대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인류를 종말로 몰아갈 수 있는 악몽 같은 경쟁이다.
이런 점에서 5월 26일 사건은 매우 아찔했다. 중국 J-16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오스트레일리아 P-8 정찰기에 초근접 위협 비행을 하며 심지어 쇳가루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의 ‘오른팔’이 되고 싶어 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부보안관’을 자처한다. … 워싱턴의 “폭력배”로 행동하면서 중국으로부터 부를 얻을 수 있는 나라는 없다. 그런 식으로는 안 된다.”
더 최근에는, 8월 2일 미국 하원의장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대만을 포위해 침공하는 모의 훈련을 했다.
나토는 6월 말 마드리드 정상회의에 한국·일본·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를 초청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세계적 경쟁의 한 부분일 뿐이고, 제국주의 경쟁 블록이
“미국은 러시아·중국 축과의 대결을 준비하기 위해 또다시 민주주의 동맹을 모으고 있다. 핵전쟁의 위험이 또다시 국제 정치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양쪽이 환심을 사려고 집중하는 거대한 비동맹국 블록 — 오늘날에는 대개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 이 존재한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서방 측 동맹에 금이 생겼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러시아에 굴욕감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의 이 주장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강한 반발을 샀고, 미국은 마크롱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것이 “매파”
그리스와 튀르키예
한국 지배계급도 “글로벌 코리아”를 외치며 세계 주요 지배계급 간 경쟁에 관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한국은 나토와의 협력을 점점 늘려 왔다. 6월 말 나토 정상회의
한국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에 ‘비살상’ 무기를 지원한다고 했다가 그다음에는 캐나다를 통해 포탄을 우회 지원하기로 했고, 최근에는 폴란드에 20조 원어치 무기를 판매해 나토의 전쟁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량 지원하면서 빚어진 전력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자 나토의 지원을 받아 한국산 무기 수입을 결정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무기기업들은 떼돈을 벌었다.
정치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은 끊임없이 확전을 위협한다. 그러나 전쟁을 멈출 수 있는 힘은 각국 정부들과 그들 간의 외교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전쟁-확전의 악순환’의 고리들이다.
전쟁이 시작되자 각 서방 정부들은 외부의 적에 맞선 “국민적 단결”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 주요 서방 정부들은 위기에 처했다.
바이든은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공산이 크다.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은 사임했다. 마크롱은 대선과 총선에서 큰 타격을 입으면서 프랑스의 정치 위기가 심화됐다. 이탈리아는 연립정부가 붕괴했다.
윤석열 정부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악화시킨 에너지·식량·금융 위기에 대중의 생계를 공격하는 것으로 대응했다가 지지율이 급락한 데다 자중지란까지 겹쳐 ‘취임덕’에 걸려 있다.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 선임병: “전쟁이 어떻게 시작된 거야?”
- 알버트: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공격한 거죠.”
- 선임병: “그럼 내가 여기 왜 온 거야? 난 공격을 당하지 않았는데?”
- 다른 군인: “황제는 전쟁을 원했을 거예요. 유명해지려면 전쟁이 필요해요. 그게 역사죠. 장군도, 황제도 전쟁이 필요해요.”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지배자들의 제국주의적 야망의 대가를 노동계급 청년들이 치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범한 청년들이 전선으로 끌려가 서로 죽이고 죽는다. 한국에서도 보통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중시킨 물가 폭등으로 인해 생계비 위기를 겪고 있다.
국제주의적 좌파는 “주적은 국내에 있다”는 교훈에 따라, 제국주의 전쟁과 경제 위기의 대가를 치르는 평범한 청년과 노동계급 속에서 한국 정부의 나토 지원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