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8월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활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5년 동안 16조 원 이상의 국유 건물과 토지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상업용·임대주택용 건물과 토지 등 “놀고 있는 땅, 활용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된 재산”이 매각 대상이라고 밝혔다. 또, 9월부터 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총 701조 원(2021년 결산 기준) 규모의 국유 토지·건물을 전수 조사하고, 매각할 재산을 추가로 발굴하겠다고 한다.

지난 8일 정부 비상경제장관회의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활용 활성화 방안’ 자료

그러자 민주당 대표 경선에 참여 중인 이재명 의원은 정부의 국유재산 민간 매각 계획이 “국유재산 민영화”이자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고 비판하고, 기재부가 국회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유재산을 팔지 못하도록 국유재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경제 위기 운운하며 다주택 부동산 부자 종부세 감세, 재벌 대기업 법인세 감세할 땐 언제고, 이제 와 깎아준 세금 메우려고 나라 땅을 팔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동주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정부가 이번에 당장 팔겠다고 발표한 부동산 9건 중 6곳은 서울 논현·대치·삼성·신사동 등 강남 지역의 임대주택과 상가였다. 정부는 해당 부동산 9건으로 매년 임대료 28억 7300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부동산들이 “놀고 있는 땅”이라며 매각을 추진한 것이다.

이재명이 국유 부동산 매각에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는 또다시 “뜬금없는 지적”이라고 반발하며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기·철도·의료 등의 민영화 계획을 내놓았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민영화 계획은 아니라고 발뺌한 행태를 반복한 것이다.

최근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반지하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 3명이 비극적으로 사망한 사건은 상당수 저소득층이 여전히 매우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밝히 보여 줬다. 윤석열 정부는 말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소유한 임대주택용 부동산이 “활용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된 재산”이라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게 ‘부유층 배 불리기’이자 민영화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재정 건전성”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 계획은 분명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재정건전성’과 관련 있다.

윤석열은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재정의 건전한 운용’을 재차 강조하면서, 내년 예산안을 재정건전성 강화에 맞춰 편성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서 ‘재정건전성’이 거론된 것은 2011년 이명박 이후 11년 만이라고 한다.

윤석열은 7월 6일 국무회의에서도 “[국유]자산을 매각하고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기재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 679조 5000억 원(추경 포함)보다 30조 원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공무원의 실질 임금 삭감과 공공부문 정원 감축 등 노동자 쥐어짜기도 본격화할 태세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민간 주도 성장’을 해야 한다며 5년간 법인세·소득세·종부세를 60조 2000억 원이나 감면해 주려 한다.

정부는 7월 21일 발표한 ‘2022 세제개편안’에서 과세표준 3000억 원을 초과하는 기업에 적용하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5퍼센트에서 22퍼센트로 낮춘다고 밝혔다. 전체 기업 중 0.01퍼센트인 대기업 103곳이 4조 원이 넘는 세금 감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상속세도 인하해, 어지간한 중견기업을 상속 받는 경우에도 상속세를 대폭 삭감해 주기로 했다. 또, 종부세를 대거 낮춰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집부자들이 막대한 감세 혜택을 받게 됐다.

이처럼 정부가 부자 감세와 재정 긴축을 추진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서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 폭등 상황에서 전기·가스 요금을 올렸다. 고물가로 고통받는 노동자·서민을 정부 재정을 풀어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낳을 전력·철도 등의 민영화도 추진하려고 한다.

윤석열은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국제 신인도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 재정이 튼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다가올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부자 감세로 대기업·부유층을 지원하고, 재정 긴축과 민영화로 그 대가를 노동자·서민이 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미 물가 폭등으로 노동자·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 노동자·서민의 삶을 더욱 악화시키려 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선 운동이 확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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