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노동자들 전반의 임금 인상 수준을 억제하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공무원을 비롯해 공공부문 임금을 통제하고, 이를 통해 민간부문에도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다.

지난달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정부 측은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1.7~2.9퍼센트로 제시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공무원보수위에서 제시된 최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인상률을 최종 결정해 왔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1퍼센트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0.9퍼센트)와 올해(1.4퍼센트)에 이어 3년 연속 1퍼센트 안팎에 그치게 된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공무원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대폭 삭감돼 온 것이다.

최저임금 공무원 8월 10일 공무원 노동자 집회에 참가한 청년 노동자 ⓒ이미진

공무원 임금 수준은 공공기관에도 적용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7월 말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서 공공기관 노동자의 임금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감안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해 허리끈을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공공부문에서 임금 억제 분위기를 조성해 민간부문의 임금 인상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부총리 추경호는 경총을 방문해 민간 기업의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협약임금 인상률(100인 이상 기업 노사의 임금단체교섭에 따른 임금 인상률)에서도 이 점이 잘 드러난다. 인상률은 총액임금 기준 5.3퍼센트였는데, 공공기관 인상률이 1.4퍼센트에 그쳐 전반적인 임금 인상률을 끌어내리는 구실을 톡톡히 했다.

중장기적으로 정부는 사용자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임금체계 개악도 시도하려 한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해 민간부문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것이다.

부자들은 세금 감면

반면, 정부는 기업들의 법인세와 부자들의 부동산세는 줄이겠다고 한다. 결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쥐어짜 기업주들과 부자들의 세금 감면을 만회하려는 것이다.

고물가로 생계비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이 정부의 임금 억제 방침에 맞서 반발하고 저항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공무원 노동자들(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8월 10일 2000여 명이 모여 윤석열 정부의 임금 삭감, 인력 감축 시도를 규탄했다.

공공기관과 중앙행정기관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자회사, 공무직)은 정부에 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3일간 공동 파업을 했다. 양대노총 공공기관 정규직 노동자들도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을 규탄하며 공동 투쟁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민간부문에서도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취임 초부터 화물연대,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생계비 위기에 맞서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투쟁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광주전남 지역의 배전 부문 건설 노동자들이 50일의 파업 끝에 지난 7월 27일 임금 인상과 유급휴가를 보장받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대제철을 비롯해 일부 제조업 노동자들도 쟁의를 앞두고 있다.

생계비 위기에 맞선 투쟁들이 더 확대되고 결합될 필요가 있다. 특히 20퍼센트대로 떨어진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 급락과 집권 여당의 내분 등 계속되는 정권의 위기 국면을 잘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