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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운송 노동자 점거 지지 행동

“생계비 위기에 맞선 노동자 투쟁을 지지합니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점거 농성 2일차인 8월 17일 오후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노동자·청년·학생 수십명이 모여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하고 있다 ⓒ이미진

오늘(8월 17일)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강남 청담동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렸다. 전날 노동자들이 본사 점거에 들어가면서 긴급하게 호소된 집회였다.

매우 촉박하게 잡힌 평일 낮 기자회견이었는데도 이 투쟁을 응원하기 위해 노동자·청년·학생 수십 명이 모였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 지지한다!” 힘찬 구호로 시작된 기자회견은 본사 건물 안팎에서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었다. 노동자들은 자연스럽게 함께 구호를 외치며 어우러졌다.

대학생 임재경 씨가 첫 발언에 나섰다. “하이트진로 동지들의 투쟁이 평범한 청년과 학생,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는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청년·학생들도 고통이 크다며 “생계비 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 유일한 대안임을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이 보여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고

이어 햇빛 한 점 피할 곳 없는 본사 건물 꼭대기 광고탑에서 농성 중인 한 노동자가 기자회견 참가자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소개됐다. 사회자가 메시지를 대독했다.

“연대해 주신 모든 동지 분들 감사합니다. 저희는 14년 전 운송료로 운송을 해 오다 유류 대란, 요소수 대란에 더 이상 운송을 해서 가족을 건사할 수 없기에 투쟁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사측은 28억 원의 손배소와 계약해지를 앞세워 저희를 압박하고 탄압하는 등 노조 파괴를 일삼고 있습니다.

“여러분, 부디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널리 알려 주셔서 하이트진로가 성실히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연대해 주십시오! 동지들을 믿고 이 투쟁을 끝까지 이어나가 승리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건물 밖 기자회견 참가자와 노동자들, 건물 안 1층 로비와 광고탑 위 농성자들이 모두 함께 구호를 외치며 연대의 기운을 확인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광고판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응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재혁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이 본사 점거 농성을 시작하자, 사측과 보수언론들은 “불법”, “떼법”이라고 게거품을 물며 노동자들을 맹비난하고 있다.

윤석열은 오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하이트진로 투쟁에 대해 “타협이 안 되면 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사측은 치졸하게 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로비의 에어컨도 껐다고 한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은 생계비 위기에 고통받는 많은 노동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

영감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이 투쟁에 연대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노동자들이 서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간제교사노조는 지난 6월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 소식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투쟁기금을 모았습니다. 조합원들이 모아 준 투쟁기금을 갖고 청주 공장을 방문했을 때, 하이트진로 동지들이 환대해 주셨습니다.

[거기서] 화물 노동자로 30년 이상 일해 온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이 분들이 그동안 노조 없이 근무하면서 겪을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지긋한 나이에도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투쟁 결기에 감동했습니다. 이 투쟁은 우리에게 영감과 자신감을 주고 있습니다.”

건설노조 조합원이자 노무사인 김승섭 씨는 “건설기계 노동자들도 요소수 대란과 기름값, 물가 상승으로 임금 몫이 줄었다”며 이 투쟁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쌍용차 노동자들을 비롯해 그동안 많은 노동자들에게 손배가압류는 너무 끔찍한 고통이었다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우춘 노동자연대 활동가가 발언했다.

“그동안 이천, 청주, 홍천, 그리고 지금 서울 본사까지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을 만나 왔습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기름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합니다.

“6월 초 화물연대 파업, 지난달 대우조선 하청 파업은 생계비 위기에 맞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저항의 일부였습니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도 그 연장선입니다. 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데 맞서 노동자들은 굳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이 투쟁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응원하고 있습니다.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연대를 확대합시다!”

기자회견 참가자와 노동자들은 시종일관 활력 있게 구호를 외치며 서로 사기를 북돋았다. 노동자들은 연신 “고맙다”, “감동이다”, “동지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건물 안에서 농성 중인 한 노동자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엄청난 힘이었습니다! [농성장 안의] 모든 분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광고판에 오른 노동자들이 기자회견 참가자들에게 화답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인 화물 노동자들과 투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물가 인상 짜증에 맞선 사이다 투쟁!” 기자회견을 마친 청년들이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재혁
“손배가압류 하이트진로 규탄한다”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에서 점거농성 중인 노동자들 ⓒ이미진
농성장 곳곳에서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경찰들 ⓒ이재혁
“화물노동자 집단해고! 15년 운행에 운송료는 마이너스!”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노동자들이 팻말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투쟁을 알리고 있다 ⓒ이미진
“노조 탄압 분쇄,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원직 복직!”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노동자들의 요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미진
대학생 임재경 씨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혁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박혜성 위원장이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혁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이자 노무사인 김승섭 씨가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혁
노동자연대 안우춘 활동가가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평일 낮 긴급하게 열린 기자회견임에도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청년·학생 수십명이 모였다 ⓒ이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