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일) 이집트 난민들이 난민 즉각 인정을 요구하는 긴급 집회를 보신각에서 열고 도심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기사 하단의 홍보물 참고)

이번 집회와 행진은 지난 8월 10일 법무부가 이들을 난민으로 즉각 인정하기를 거부한 것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7월 초부터 시작된 법무부 앞 농성을 지속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집회를 준비 중인 이집트 난민들은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째 법적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다.

난민 신청자라는 불안정한 체류자격 때문에 취업이 어렵고, 취업하더라도 열악한 일자리인 경우가 허다하다. 건강보험과 같은 필수적인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배제된다.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의 충격은 이들에게 더 컸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칫 추방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낳는다. 다른 한편, 이집트에 두고 온 가족들이 있는 경우 수년째 생이별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이집트 난민들은 7월 6일부터 법무부가 있는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난민 지위 즉각 인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또 국회 앞,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등에서 시위를 벌이며 요구를 알리고 한국인의 연대를 호소해 왔다.

이들은 8월 5일에 한국인들과 함께 서울시청 옆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앞에서 집회를 하고, 국가인권위가 있는 빌딩까지 힘차게 행진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8월 10일 법무부의 답변은 사실상 난민 즉각 인정을 거부하며 더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이집트 난민들은 억압적인 이집트 정치 상황을 고려해 자신들의 난민 인정과 함께 이집트 난민 수용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2013년 쿠데타를 일으켜 대중 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며 집권한 이집트 엘시시 정권은 수천 명을 살해하고 6만 명이 넘는 반정부 활동가들을 구속했다. 한 재판에서 수백 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난민 신청자의 개별적인 신청 사유와 박해, 전체적인 국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난민 인정 결정을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고려”의 시간이 4년이 넘게 걸릴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게다가 한국에서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이집트 난민이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에서 불과 10여 일 만에 난민 인정을 받기도 했다. 정부의 심사가 매우 자의적임을 짐작케 한다.

입증 요구

법무부의 답변은 이집트의 정치 상황이 억압적이더라도, 이집트 정부가 자신을 콕 집어 탄압한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난민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난민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박해 위험을 피해 비밀리에 혹은 황급히 피신하는 과정에서 이를 입증할 증거를 챙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증거를 모으고 심사를 받느라 수년씩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스트레스 등을 견디지 못해 한국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이집트 난민들은 이런 증거들을 제출했음에도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또한 예멘, 시리아 난민과 같이 전쟁을 피해서 왔더라도 현행 난민법 하에서는 법적 난민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을 가장 많이 낳는 요인이 바로 전쟁인데도 말이다.

법무부의 답변을 확인한 이집트 난민들은 황당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농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는 8월 21일 집회와 행진을 지난 8월 5일보다 더 큰 규모로 조직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집트 난민들은 한국인들의 지지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며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이집트 난민들의 난민 인정 투쟁을 지지하며 8월 21일 집회에 참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