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처리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7월 21일 2022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해 종합부동산세를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여,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종부세를 감면해 준다는 것이다. 또, ‘일시적’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도 감면해 준다며 상속 주택이나 지방에 있는 3억 원 이하의 집을 보유하게 된 경우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해 주려고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8월까지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최대 50만 명에게 중과”될 수 있다고 협박하며 말이다.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ㅡ 집 부자들 세금 깎아주기 ⓒ조승진

이는 명백한 부자 감세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지난 7월에 시행령을 고쳐 현재 공시가격에 맞춰 내도록 돼 있는 종부세를 공시가격의 60퍼센트만 반영해 부과하기로 낮춘 바 있다. 그런데 또다시 종부세 과세 기준을 3억 원 높여 세금을 인하해 주겠다는 것이다.

지방의 저가 주택 소유자에게 종부세를 감면해 주는 것도 투기 세력에게만 득이 될 조처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올 6월까지 3년 반 동안 약 8만 명이 지방의 공시가 3억 원 이하 주택을 2건 이상 구매했다. 이들이 사들인 지방 저가 주택이 무려 33조 6194억 원어치에 이른다.

결국 정부 정책은 지방의 저가 주택에 투기를 한 다주택자들에게 감세 혜택을 주려는 것이다.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 평가’를 보면, “종부세 개편을 통한 세수 감소는 주로 다주택자나 법인 19만 명의 세 부담 감소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정부는 집 부자들에 대한 감세에는 열심이지만 최근 수해로 드러난 주거 빈곤층의 처지를 개선하는 데는 인색하다.

윤석열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매년 14만 호씩 확대하려던 계획을 10만 호로 축소하기도 했다. 이른바 ‘지옥고’(지하·반지하, 옥탑, 고시원 등)라고 불리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86만 가구나 되고, 3~4평짜리 방 한 칸에 월세를 60만~70만 원씩 내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인데 말이다.

침수 현장 방문하고 주거 빈곤층 대책은 안 내놓는 윤석열 ⓒ출처 대통령실

5년간 60조 원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노동자·서민의 고통이 극에 달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부자 감세에만 집중하고 있다. 7월에 내놓은 2022년 세법 개정안은 그 결정판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 삭감과 법인세·소득세·상속세 감면 등으로 대기업과 고액 자산가들에게 향후 5년간 세금을 60조 원 깎아 주려고 한다.

윤석열 정부는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초대형 법인에 적용되는 법인세율을 25퍼센트에서 22퍼센트로 인하하기로 했다. 2021년 기준으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을 기업은 대기업 103곳(전체 기업 중 0.01퍼센트)으로, 이 기업들은 매년 4조 1000억 원 가까운 세금 감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는 매출액이 1조 원이 넘는 어지간한 중견기업을 상속받는 경우에도 상속세를 대폭 삭감해 2조 3000억 원의 감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감세 혜택을 주면, 민간 기업들의 “역동적 혁신 성장” 능력을 높여서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낙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낙수 효과는 사실상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에 법인세를 25퍼센트에서 22퍼센트로 낮춰 기업 세금을 27조 원 깎아 줬지만, 투자는 되레 줄었고, 고용은 제자리였다.

결국 박근혜 정부 들어 세수가 부족해지자, 근로소득세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해 노동자 세금을 높였고, 담배소비세와 주민세 같은 간접세를 높여 세수 부족분을 메웠다. 또, 박근혜 정부는 3~4세 유아보육 지원사업인 ‘누리과정’의 예산을 시·도 교육청에 떠넘긴 바 있다.

윤석열 정부도 물가 폭등 상황에서 정부 재정 지원으로 공공요금을 낮추기는커녕 전기·가스 요금을 올리며 노동자·서민에게 고통을 전가했다.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낳을 전력·철도 등의 민영화도 추진하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정부는 국가 재정기조를 ‘건전재정’으로 전면 전환한다고 밝혔다. 2023년 예산을 올해보다 30조 원 이상 줄이려고 하고, 그래도 부족한 세금은 공공부문 인력 감축, 국유재산 매각 등으로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결국 부자 감세로 대기업·부유층을 지원하면서도,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재정 긴축과 민영화로 노동자·서민이 그 대가를 져야 한다는 뜻이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노동자·서민의 삶은 나 몰라라 하고, 부유층에게만 혜택을 주려는 윤석열 정부에 맞선 저항이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