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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
화물 노동자들을 북돋워 준 응원과 지지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이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농성한 지 16일째인 8월 31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1500여 명이 모여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다수가 전국 각지에서 모인 화물연대 조합원이었다.

하이트진로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8월 31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미진

참가자들은 십수 년째 제자리인 운송료(임금) 인상은 외면한 채 계약 해지(해고)와 손해배상 소송에만 열을 올리는 하이트진로 사측을 성토했다. 또한 “법과 원칙” 운운하며 사용자들을 비호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은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이 생계비 위기 시대에 “이렇게 살 순 없다”는 노동자들의 외침을 대변하고 있다며 응원을 보냈다. 집회 중간중간 고공 농성자들을 올려 보며 양팔 벌려 손을 흔들며 연대를 표했다.

집회 발언자들은 함께 싸우고 끝까지 연대해서 꼭 승리하자고 다짐했다. 특히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임금 인상과 ‘진짜 사장’ 원청의 책임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동자,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발언은 서로에게 용기를 줬다.

고용 승계 이행과 500억 원대 손해배상 철회를 요구하며 14일째 단식 중인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분통을 터트리며 힘주어 말했다.

“정말 잔혹하고 악랄합니다. 하이트진로 화물연대 동지들도 마찬가지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한 달 벌어 먹고사는 노동자들에게 수백억 손배가압류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원청 사용자성 인정하고 손배가압류 철회해야 합니다.”

SPC를 상대로 노사합의 이행과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이렇게 서로를 격려했다.

“하이트진로와 SPC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노동자 착취하고 노조를 탄압하고 해고를 해도, 물러서지 않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한편,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과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원청에 사용자 책임을 지우고, 노동자 파업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함을 보여 줬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의 경찰은 업무 방해 혐의로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용우 민변 노동위원장은 “원청이 실질적으론 운송료 등을 결정하면서 교섭에는 책임이 없다는 게 바로 불법입니다. 손배 가압류는 노동 탄압 수법으로서 쟁의행위에 적용돼선 안 됩니다. 그런데도 대통령부터, 장관, 사용자들은 [노동자들보고] 불법이라고 합니다” 하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함성을 지르며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미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봉주 화물연대본부장은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에 연대를 당부하며 끝까지 책임 지고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집회에 참가한 여러 노조들은 지지의 마음을 담아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에게 투쟁 기금을 전달했다. 투쟁 기금을 전달하기 위한 줄이 무대 앞쪽에 길게 늘어섰고 “함께 싸웁시다”,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며 응원했다.

고공 농성자들을 대표해 김건수 하이트진로지부 2지회 조직차장이 전화로 연결된 발언을 통해 절절하게 연대 투쟁을 호소했다.

“넉넉하고 풍성해야 할 한가위에 국민들은 고금리, 고물가로 고통 받고 우리 하이트진로 동지들은 자본의 불성실한 교섭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 투쟁의 선봉에 선 고공에 있는 동지들은 계약 해지 철회 및 손배소 전면 취하, 운송료 현실화를 목표로 목숨을 건 투쟁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지지해 주십시오. 연대해 주십시오. 함께 투쟁해 주십시오. 우리 하이트진로 동지들 승리해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 갈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앞으로도 정당한 투쟁과 위축되지 않는 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노조법 개정과 노란봉투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차게 투쟁합시다.

“저희도 동지를 믿고 조직을 믿고 연대를 믿어, 그 누구보다 가열차고 질기게 투쟁하여 승리하겠습니다.”

집회 후 한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는 민주노총의 연대 집회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추석 전이라 더 지치고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민주노총이 우리 투쟁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어 힘이 많이 됐습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도 연대 집회가 예정돼 있다. 9월 3일(토) 오후 4시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는 생계비 위기 고통 전가에 맞선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도심 집회와 행진이 열린다.

하이트진로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8월 31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미진
굳건히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 ⓒ이미진
민주노총 결의대회 참가자들과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농성중인 노동자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가족들도 참가해 노동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선경
하이트진로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8월 31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미진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투쟁 승리를 염원하며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 소원띠를 걸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 농성 천막 한 벽에 투쟁을 지지하는 청년 학생들의 응원 메세지가 걸려 있다 ⓒ양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