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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중공업 미조직 하청 노동자 투쟁: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로 임금 인상을 쟁취하다

현대삼호중공업의 5개 하청 업체 노동자들이 9월 15일부터 7일간 작업 거부(파업)를 벌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며 승리했다.

이들은 선박 도장 작업을 하기 전 철판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파워그라인더 노동자(파워 노동자)로, 대부분 미조직 노동자들이었다.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 일당 1만 원 인상과 안전 조치 개선, 연차 휴가 사용 등을 이뤄 냈다. 투쟁 과정에서 금속노조 가입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9월 22일 승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이 노동자들은 얼마 전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 중 많은 수가 이들과 같은 파워 노동자들이었다.

파업 기간 가두 행진을 벌이는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노동자들 ⓒ출처 금속노조 삼호중공업지회

자신감

파워 노동자가 하는 일은 노동 강도가 높은 조선소 내에서도 가장 힘들다.

노동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 배를 진수하기 전에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칠한 기존 페인트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분진이 엄청나게 날려 앞이 안 보일 정도다.

또한 매우 위험하다. 산재가 끊이질 않아, 이번 투쟁에서도 안전 조치 개선이 중요한 요구였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지만 조선업 불황기에 임금이 많이 삭감돼 왔다. 최근 물가까지 많이 올라 노동자들의 삶이 더욱 팍팍하고 힘들어졌다.

최근 선박 수주가 크게 늘어 현장에 일할 사람이 부족한데, 사측이 아무리 노동자 모집 공고를 내도 노동자들이 일하러 오지 않는다. 저임금에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조건을 누가 감수하려고 하겠는가?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진수 전 마지막 공정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작업 거부에 들어가자, 회사가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노동자들의 작업 거부 7일째가 되자, 파워그라인더 작업 공정률이 50퍼센트 정도 떨어지는 등 공정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사측은 대우조선 하청 파업으로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이 사회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하청 노동자 투쟁이 연이어 벌어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금속노조 전남조선하청지회에 따르면, 대한조선 파워 노동자들은 삼호중공업에 파업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는 것을 거부하며 삼호중공업 파워 노동자 투쟁을 응원했다고 한다. 또한 현대삼호중공업 정규직 노동자들도 하청 파워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며 투쟁 기금과 물품을 지원했다고 한다. 지역의 진보정당들과 시민단체들도 연대했다고 한다.

윤석열의 지지율이 추락한 것도 노동자들이 성과를 내는 데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 하청 노동자 투쟁 승리는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저임금으로 일하는 미조직 노동자들도 투쟁에 나서 단호하게 싸우고 연대를 넓히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