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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찰의 젊은 여성 살해에 항의해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다

이란 수도 테헤란까지 번진 반정부 시위 ⓒ출처 Darafsh/Wikimedia

이란에서 젊은 여성을 살해한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가 6일째(9월 22일 현재)에 접어들었고, 여러 도시에서 시위대는 경찰서에 불을 질렀다. 주로 북서쪽 쿠르드족 지역과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경찰이 진압하려고 시도하면서 최소 7명이 사망했다.

이 시위는 2019년부터 위기에 처해 있는 이란 정부에 맞선 여러 아래로부터의 저항 중 최신의 것이다. 이 시위는 경찰이 마흐사 아미니를 살해한 다음 날인 토요일에 시작됐다.

마흐사는 지난주 화요일 이란의 종교법을 집행하는 “지도 순찰대”에 체포된 후 구금 시설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 마흐사는 3일 후 병원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히잡(머리 스카프)으로 머리를 완전히 가리지 않은 혐의로 마흐사를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은 경찰관들이 그녀의 머리를 곤봉으로 때리고 차량에 세게 쳤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마흐사가 심부전으로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흐사의 가족은 그녀가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흐사의 사망 직후 시위대는 “여성, 삶, 자유”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시위대 중 많은 여성이 이란의 법에 반발하며 공개적으로 머리 스카프를 벗고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러나 이란 출신 학자이자 활동가인 페이먼 자파리는 〈소셜리스트 워커〉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는 머리 스카프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강제 착용이라는 잔혹함에 대한 반대라고 말한다. 자파리는 이렇게 말했다.

“여성과 청년이 최전선에 있지만 시위대의 구성은 정말 다양하고, 전 세대가 참가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 일상과 사회생활에 국가의 간섭을 받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젊은이들이 반종교적이거나 히잡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실 이 시위는 히잡을 착용하거나 착용하지 않을 자유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한 여성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히잡을 쓰지만 딸을 응원합니다. 여성 시위대 중 상당수는 히잡을 쓴 어머니, 할머니, 친척, 친구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종교적이냐 무종교적이냐는 구분선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이 시위는 원하는 대로 입을 자유에 관한 것입니다.”

히잡 강제 착용과 정부에 항의하는 이란의 대학생들 ⓒ출처 Darafsh/Wikimedia

이 시위는 이란 정부들이 과거부터 겪어 온 오랜 위기와 저항의 물결 속에서 분출했다. 이란은 경제 위기를 겪어 왔는데, 이 위기는 서방의 제재 그리고 경제를 민영화와 시장에 개방하는 개혁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 결과 시위와 파업이 반복적으로 폭발했다. 주로 빈곤, 실업, 물자 부족에 항의하는 것이었다. 이는 2019년 초 일련의 대규모 시위로 시작됐고, 당시 경찰과 군대는 최대 1,500명을 살해했다.

더 최근에는 정부의 기초 식료품 보조금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들이 올해 초 있었다. 이와 더불어 도시 노동계급의 성장,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과 대학 진학 증가가 사회적 반란이 일어날 조건을 만들어 냈다.

청년들의 반란에 대응해 에브라힘 라이시 정부는 종교법을 더욱 강력하게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이는 정부와 더 많은 자유를 원하는 젊은 세대 사이의 반목을 심화시킬 뿐이며, 높은 실업률과 빈곤은 정부에 대한 지지를 잠식할 것이다.

서방 언론의 보도는 일부 시위에서 촬영된 “독재 타도” 구호에 초점을 맞춰 왔다. 이란을 미국의 중동 지배에 대한 도전 세력으로 보는 서방 정부들은 종종 이란 내의 반정부 시위에 달려든다.

그러나 페이먼은 시위대가 “최고 지도자든 샤든 압제자를 타도하라”는 구호도 외쳤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현 정권과 서방의 지원을 받다 1979년 혁명으로 전복된 독재정권[샤] 모두를 가리킨다.

오히려 페이먼은 시위의 주요 슬로건인 “여성, 생명, 자유”가 정치적·경제적 요구를 체제에 대한 광범한 반란과 연결 짓는다고 말한다.

“여성, 삶, 자유는 성차별 문제를 최전선에 둡니다.

“삶이란 모든 사람이 좋은 삶을 살기를 원한다는 뜻입니다. 빈곤층과 노동자 같은 사람들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자유는 국가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자유입니다.”

그러면서 페이먼은 “체제 전체에 반대하는 급진적인 청년층의 정서가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부패와 부실한 경제 운영, 그리고 정치적·사회적 자유에 대한 제약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