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뒤통수 맞은 바이든 중동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 약화를 보여 준다 ⓒ출처 Saudi Press Agency

석유 카르텔 ‘오펙 플러스(OPEC+)’*가 미국의 거센 압력을 거스르고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결정한 것만큼 진행 중인 세계 세력균형 변화를 잘 보여 주는 사건은 없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에게 한 방 먹인 것이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래로 줄곧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을 가까운 동맹으로 묶어 두려 했다.

1945년 2월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스탈린, 처칠과 얄타 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우디아라비아에 들러 왕국의 건국자 이븐 사우드 왕을 만났다.

당시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전략적 힘의 어마어마한 원천이자 세계 역사상 최대의 물질적 보고다.”

그 동맹 관계는 수십 년 동안 끈끈하게 유지됐다.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생산량과 가격을 조절했다. 그리고 미국이 1991년 이라크를 상대로 걸프전을 벌인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이라크 통치자 사담 후세인의 야심으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을 지켜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의 관계는 최근 몇 년 동안 악화됐다.

그 이유는 어느 정도는 지정학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독재자들은 2011년 아랍 혁명이 일어났을 때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다른 아랍 독재 국가들을 지켜 주지 않은 것에 분개했다.

그리고 2015년 오바마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역내 최대 경쟁국인 이란과 핵협정을 맺은 것에도 분개했다. 그런데 바이든이 이 협정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과 리비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중동에서 사실상 주요 열강에 들게 됐다. 중국은 페르시아만 연안국들의 중요한 석유·가스 시장이고, 갈수록 많은 양의 상품을 그 나라들에 수출하고 있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페르시아만 연안국 왕정들은 미국의 ‘권위주의적’ 경쟁자인 러시아·중국과 가까워졌다.

잘 알려져 있듯이 에너지 위기도 페르시아만 연안국들에 득이 됐다. 대부분의 주요 국민 경제들은 소위 “녹색 전환”을 (너무 늦고 불균등하게) 시작하려 하고 있다. 즉,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 역설이게도 이 과정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석유·가스 생산국에 단기적으로 득이 됐다.

폭락

일련의 쇼크로 2014~2015년 유가가 폭락하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유가가 마이너스로까지 떨어졌는데,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그 쇼크에서 회복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공급을 제한해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도, 가스는 석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과도기적 연료”로서 이미 수요가 높았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높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가까운 동맹국 아랍에미리트는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충돌하는 방향을 따라 왔다.

바이든은 “석유에서 벗어나는 전환”을 약속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급격한 물가 상승 속에서 인기가 추락한 바이든은 유가를 떨어뜨리러 나서야 했다.

바이든이 3월부터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하루에 100만 배럴씩 방출하기 시작하자 페르시아만 연안국들은 분노했다.

게다가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도입하려는 미국 정부의 계획은 ⋯ 오펙 산유국들 사이에서 불안을 자아냈다. 오펙 산유국들의 논의에 밝은 소식통은 전하기를, 나중에는 자신들을 겨냥해 그런 조처를 도입해 석유 시장 통제권을 빼앗아 부유한 석유 구매자들에게 넘길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고 한다.”

바이든은 빈 살만과 소원해진 관계를 되살리고 석유 증산을 설득하려고 7월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당시 중동 국가들의 정상회의에서 바이든은 “미국은 중동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는 거기에 응답했던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결정은 미국 중간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석유 가격을 끌어올려 야당인 공화당에 득이 되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의 학자 압둘칼레크 압둘라는 이렇게 주장한다. “현재 모두가 걸프[페르시아만] 석유를 찾고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가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 걸프 국가들은 새로 거듭났고, 미국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해서 우리가 따르지는 않을 것임을 몇몇 미국 정부 인사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과장이지만 중동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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