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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핵 아마겟돈으로 가나?

안녕하세요, 노동자연대TV의 [시사/이슈 톡톡]입니다.

10월 8일 크림대교 폭파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확전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푸틴이 핵무기를 쓸 수도 있다는 관측이 파다한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앞세우는 미국과 서방 또한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는데요. 오싹하게도 미국의 바이든은 세계가 점점 ‘아마겟돈’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발언까지 했죠. 정말 우크라이나 전쟁은 핵전쟁으로 갈까요? 점점 위험해지는 전쟁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노동자 연대〉 신문의 김인식 발행인을 모시고,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한데요. 현재 전황은 어떻습니까?

누구도 통제하지 못하는 확전의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에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대교를 폭파했습니다. 크림대교는 상징과 실질 양면에서 러시아에 중요한 다리입니다. 크림반도 점령의 상징이자 핵심 보급로죠.

러시아는 즉각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에 미사일 공격을 하는 것으로 보복했습니다. 민간 기반 시설을 폭격한 야만적인 살상 행위였습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서방에 최첨단 대공 방어망 시스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미국은 나삼스 두 기를 예정보다 빨리 제공하기로 했는데요. 나삼스는 적의 항공기, 미사일, 드론을 식별해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방공 시스템입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 무기 체계를 기존 러시아 무기 체계에서 미국 무기 체계로 바꾸기 위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우크라이나군은 나토와 공용 가능한 무기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나토의 지휘에 완전히 통합된다는 뜻이죠. 나토 가입 신청이 거부될지라도,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나토 회원국이 되는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해 전쟁을 무기한 연장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실제로 현재 바이든은 푸틴과 대화할 의향이나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푸틴도 마찬가지고요.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힘을 억제하고 약화시키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10월 12일 발표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의 골자 중 하나인데요. 미국의 개입이 민주주의나 제국주의에 침략당한 약소국의 권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음을 보여 줍니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아마겟돈’을 운운하는데요. 아마겟돈은 성경에서 묘사된 인류 최후의 전쟁을 가리키는 말이죠.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요. 정말 핵전쟁으로 나아갈까요?

미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들이 공급하는 무기로 우크라이나군이 성공을 거두면서 핵전쟁으로 나아갈 개연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재래식 전력이 미국에 비해 부실하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해 판을 흔들고 전황을 자국에 유리하게 바꾸려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푸틴의 대응은 핵전쟁의 문턱을 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방어망을 제공할수록 러시아는 더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훨씬 더 위험한 전략, 즉 전술 핵무기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사용을 택할 수 있습니다.

강력하고 끔찍한 살상력을 가진 미사일들이 우크라이나를 박살내기 위해 발사될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서방이 제공하는 미사일 방어망은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안전을 지켜 주는 것이 아니라 더 치명적인 무기의 목표물이 되도록 할 뿐입니다.

사실, 핵전쟁의 위협을 가하는 건 러시아만이 아닙니다. 젤렌스키도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선제 타격을 해야 한다고 나토에 요구했습니다.

최근에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 2 가스관에 누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고, 그 여파는 무엇인가요?

9월 27일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노르트스트림 1과 2 천연가스 수송관이 폭발했습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수송관 폭발이 러시아의 사보타주 때문이라고 시사했습니다. 푸틴은 “국제 테러 행위”라고 맞섰고요.

양측의 비난 공방은 탐정놀이를 연상시키는데요.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수송관이 해저 100미터에 있고, 복잡하고 고도로 전문화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번 폭발이 환경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역대급 위험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와 함께 빠져나간 것은 메탄인데요, 메탄은 지구 온난화에 이산화탄소보다 잠재적으로 더 큰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이고, 방출되면 빠른 속도로 지구를 가열시킬 것이라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 정부들은 말로나마 하던 “녹색 전환” 약속을 포기하고 화석연료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요한 희생물이 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은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푸틴의 동원령에 반대해 러시아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가 벌어졌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징집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지난 9월 러시아의 여러 도시들에서 벌어졌습니다. 개전 직후 반전 시위가 분출한 이후 여러 달 만에 대중적 반전 시위가 다시 벌어진 것인데요. 가혹한 반역죄법 때문에 거리 운동이 약화됐다가 이번에 징집에 반대해 거대한 저항이 일어난 것입니다.

특히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서 시위가 격렬했는데요. 러시아 정부가 대도시의 반발을 의식해 소수민족을 더 많이 징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슬림들이 많이 사는 북코카서스의 다게스탄에서는 주민들이 동원령을 집행하는 입영 장교들을 막으려고 고속도로를 봉쇄했습니다. 여성 시위대는 “저들이 우리를 침공한 게 아니라 우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전쟁을 멈춰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최근의 저항은 러시아 내에서 전쟁에 대한 반감이 부글부글 끓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러시아 인권단체 ‘오브이디인포’(OVD-Info)에 따르면, 9월 25일 현재 2000명 이상의 러시아인이 동원령 반대 시위에서 체포됐습니다.

징집 거부 저항은 이웃 나라로 도망치는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십만 명의 러시아인들이 카자흐스탄, 핀란드, 조지아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이들은 불의한 전쟁에 총알받이가 되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 정부는 동원령을 피해 한국에 입국하려던 러시아인들 20여 명을 쫓아냈습니다. 윤석열이 유엔 총회에서 말한 “국제 연대”의 대상에는 이런 러시아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이죠.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 둘 다 극도로 위험한 수준으로 전쟁을 키우고 있는 상황인데요. 좌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러시아 반전 운동은 우군이 필요합니다.

푸틴이 짓밟는 자유에 대해 위선적인 말이나 늘어 놓는 서방 정치인들은 우군이 아닙니다. 서방의 미사일과 경제 제재는 러시아의 반전 목소리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화시킬 것입니다.

또, 이런 경제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긴축 공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식량과 에너지 위기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전쟁과 경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 등 서민층에 떠넘기는 자국 정부에 맞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투쟁이야말로 러시아 반전 운동의 진정한 우군이 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도 서방의 미사일이 아니라 바로 이런 국제적 투쟁입니다.

좌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낳는 끔찍한 비극을 중단시키기 위해 반전 평화 운동을 확대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나토의 전쟁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좌파는 특히 서방 정부들의 무모한 전쟁 지속 노력을 좌절시키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또, 반전 평화 운동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증폭된 생계비 위기에 맞선 투쟁들과 연결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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