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토요일 서울역 앞에서 ‘2022 돌봄노동자행진’이 열렸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보육·요양·장애인 활동 지원·사회복지 노동자 300여 명이 모였다.

10월 22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2022 돌봄노동자행진 ⓒ오수민

노동자들은 사회서비스를 민간 중심으로 ‘고도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공공돌봄 사형 선고”와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은 노원구 장애인 돌봄사업을 폐지했다. 울산과 대구에서는 사회서비스원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노인요양시설 확충 예산을 62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감축했고, 시립요양원에서는 정리해고가 벌어지고 있다.

정찬미 서울요양보호사협회장은 재가방문요양보호사들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지난 14년간 재가요양보호사들의 급여는 여전히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고, 이용자의 사정에 따라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 생계가 막막해지는 상황도 여전합니다. 재가요양보호사들은 돌봄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허드렛일[하는 사람으]로 취급받습니다. ... 성폭력, 폭언, 폭행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최현혜 중랑분회장은 요양보호사 해고를 규탄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상황에서 감염에 가장 취약한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2년이 넘도록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책임감으로 버텼습니다. 코호트 격리가 되면 며칠이고 퇴근도 못 하면서 일했는데 이제 감염이 잠잠해지니 공실이 나온다며 인력을 줄이겠다고 합니다. 적반하장입니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보육지부 김요인 대전세종충청 지회장은 이윤 논리 때문에 보육 서비스의 질과 노동조건이 열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육 교사들은 연말마다 고용 불안에 시달립니다. 원아 모집이 잘 안 돼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부족하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줄이고 보육 환경을 개선하면 됩니다. ... 정부와 원장은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문제를 돌봄 노동자 개인의 역량 탓으로 돌려 재원율이 낮은 반의 담임 교사를 해고하고 살아남은 교사들에게는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합니다.”

의료연대본부 권임경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충북지회장은 장애인 활동 지원사의 열악한 현실을 얘기했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는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일입니다. 장애인의 머리부터 손발톱까지 우리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임금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한 시간만큼 시급으로 받습니다. 내 월급이 얼마가 될지는 이달 말일이 돼야 알 수 있고, 이용자가 서비스를 중단하면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런 곳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습니까?”

김치환 사회복지지부 부지부장은 윤석열 정부의 사회서비스 정책을 비판했다.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인, 40퍼센트가 넘는 노인 빈곤율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대표적인 노인 복지 정책인 노인 일자리 예산을 대폭 감축했습니다. 기초연금의 인상을 약속하면서 한편으로 다른 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선별 복지의 진실입니다. ... 이와 같이 ‘민간 주도 복지서비스의 고도화’는 곧 예산과 일자리의 감축이자 노동조건의 악화일 뿐입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지부 오대희 지부장은 사회서비스원의 열악한 현실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공성 후퇴를 폭로했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설립된 사회서비스원은 정부가 재정 책임을 회피하면서 민간과 거의 다를 바 없이 운영돼 왔다. 오세훈이 서울 시장이 된 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노원 센터의 장애인 돌봄 사업이 폐지됐고, 새롭게 부임한 황정일 대표이사는 사회서비스원 노동자들과의 단체 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노동자들은 돌봄 공공성 후퇴에 맞서 함께 투쟁하고, ‘돌봄의 국가 책임 강화’,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소수 민간의 이윤 추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돌봄’을 위해 투쟁하자고 결의했다. 그리고 윤석열 집무실 방면으로 행진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대통령 집무실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오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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