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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바이든의 배신이 트럼프의 공화당에 기회를 주다

10월 1일 미시간주 워런에서 트럼프가 연 ‘미국을 구하라’ 집회 ⓒ출처 Team Trump

미국 민주당 대통령 바이든의 실패 때문에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개가를 올릴 기회를 얻었다.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노골적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득시글거리는 공화당은 하원의 다수당 지위 탈환을 고대하고 있고, 상원에서도 가능하면 그러길 바라고 있다.

민주당에게 의회 장악력을 빼앗고 나면 공화당은 자신들이 진보적이라 여기는 법안은 무엇이든 저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대리전에 대한 무기 지원을 늘리는 것과 같은 조처들에서만 바이든에 협조할 것이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거짓말을 계속 강변하고 있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6일 극우의 국회의사당 난입도 옹호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 유대인 혐오적 언사도 더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이스라엘을 위해] 한 일들을 유대인들이 “너무 늦기 전에” 더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을렀다. 트럼프는 유대인들에게 “우리 훌륭한 복음주의자들”을 본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공화당은 가장 반동적인 자들의 결집을 통해서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는 아웃사이더를 참칭하며 지지를 늘리고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다. 주택·식품·의료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공화당은 국가 재정 지출이 늘어나고 정부가 화석연료를 수입에 의존한 탓에 물가가 올랐다고 비난했다.

물론, 이들은 7700억 달러가 넘는 국방비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돈을 쏟아붓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지난 9월 NBC 뉴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 문제에서 공화당을 더 선호하는 유권자의 비율은 민주당보다 20퍼센트포인트 많았다. 민주당은 경제 문제에서 뒤처진 것을, 임신중지권을 지키겠다는 공약으로 만회하려 한다.

선거 패배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하원에서 민주당 의석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로 대 웨이드’ 판결 유지를 명문화하는 연방법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은 청년들을 곁에 세워 놓고 “로 대 웨이드 판결 복원”이라고 적힌 배너를 걸고 그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신기루다. 중대한 쟁점에 편승하는 것이며, 임신중지권 공격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민주당이라는 막다른 길로 돌리는 것이다.

바이든은 진작에 그런 법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소수가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게 해 주는 필리버스터 규칙을 없애 버릴 태세가 돼 있었다면 말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에 대한 반발에 대응할 태세가 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선거에서 승리한다 해도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직면할 것이다.

임신중지권 방어 운동의 초점을 민주당 투표에 두면 거리 운동은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다. 법에 맞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에서 김을 빼는 효과를 낼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여성 행진’은 “분노의 여름” 행동을 호소했다.

그러나 ‘여성 행진’은 단 한 차례의 전국적 행동도 벌이지 않았다. ‘여성 행진’은 10월 초에 주말 행동을 벌이긴 했지만, 운동을 민주당 투표로 연결시키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다.

임기 동안 숱한 공약을 저버린 바이든 ⓒ출처 백악관

바이든은 임기 동안 숱한 공약들을 저버려 왔다.

바이든은 미국의 어마어마한 양의 핵무기를 폐기하기는커녕 감축하지도 못했고, 군비 지출을 대폭 늘렸다. 그리고 트럼프의 잔혹한 이민자 정책 대부분을 존치했다.

임신중지권에 대한 최악의 공격이 벌어진 것도 바이든 정부하에서다.

바이든은 인프라 재건과 기후 변화 대응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약속한 재정 지출은 반토막 났다.

이런 모든 후퇴가 공화당에게 기회를 줬고, 극우 세력들의 힘을 키울 것이다.

대중의 생활 수준을 지키고 개선하고, 낙태권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파업과 거리 행동이지 민주당 꽁무니 쫓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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