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러시아 정부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협정은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해 체결됐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해 곡물 수출 상선이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시에 설치된 합동조정센터가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에서 곡물 수출 선박의 통행을 관리하고 있다.

언론들은 이 협정을 “한 줄기 빛,” “평화 협상을 향한 첫걸음”으로 묘사했다. 8월 1일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레바논으로 향하는 곡물 수송선의 출항이 국제적인 뉴스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두루 알다시피 그 뒤 벌어진 것은 확전이었다.

지난 8월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 정박해 있는 곡물 수송선 ⓒ출처 우크라이나 기반시설부

러시아가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직후, 곡물 수출 선박 218척의 발이 묶였다. 아리프 후세인 유엔 세계식량계획 수석 경제학자는 “수십 개 나라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은 우크라이나가 해상 드론과 공중 드론을 동원해 크림반도 내 세바스토폴항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마카로프 제독함)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더 극적인 성과를 거두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작전 계획과 정보를 제공해 왔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 공격에 대해 푸틴이 어떻게 나올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지만 미국과 나토는 개의치 않았다.

위선

서방 정부들은 러시아가 빈국들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한다. 특히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은 중요 곡물 수출을 방해하는 행위는 전 세계의 식량난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도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위선이다. 서방 정부들은 빈국의 식량 위기를 걱정하는 게 아니다.

우크라이나 개전 직후 치솟은 곡물 가격으로 서방 다국적기업들이 실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지난여름 곡물 가격은 얼마간 진정됐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늦었고, 여전히 많은 나라들에 그 효과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인구의 4분의 1 이상(3억 5000만 명)이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4월 5일 국제적십자사 발표).

유엔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따라 8월 1일부터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된 곡물량이 950만 톤이라고 집계했다.

그러나 인도주의적 곡물 수송이 아니라 상업적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흑해 항로가 열린 후 수출된 곡물은 식량이 되는 밀보다 가축 사료나 바이오 연료 등에 사용되는 옥수수가 훨씬 더 많았는데, 이 옥수수의 대부분을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구매한 것이다.

인간의 기본적 필요와 충분한 영양 공급 문제가 제국주의적 경쟁을 위한 무기가 되고, 자본가들의 이윤 제단에 바쳐지는 제물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중단 선언 나흘 만에 협정에 복귀했다. 하지만 곡물 “전선”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가 흑해의 “안전 통로”를 이용해 공격하고 있다고 러시아가 의심하기 때문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로를 다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면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협정 시한인 11월 18일 이후 협정을 연장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

협정 체결 직전인 7월, 우크라이나 항구들에서 출항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려고 서방의 군함들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그런 주장이 다시 나올지 모를 일이다.

확전의 악순환

한편,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악몽 같은 전쟁의 학살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10월 31일 러시아군이 키예프(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주요 도시에서 종일 전기·수도가 끊겼다. 키예프에서는 주민 80퍼센트가 물 공급을 받지 못했고, 아파트에 거주하는 35만 가구에 가는 전기가 끊겼다.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는데,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생활필수품도 없이 겨울을 나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처해 있다.

헤르손 등지에서는 교전국들이 겨울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겨울 전쟁에 필요한 장비들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요청한 겨울용 피복류를 지원하기로 했고, 영국도 동계 피복 2만 5000벌을 전달할 예정이다.

푸틴도 최근에 징집 예비군이 훈련받는 부대를 시찰하며 훈련 상황을 점검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간 충돌이 확전의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인류의 미래는 더한층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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