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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미국과 포탄 수출 협의 인정:
윤석열의 우크라이나 전쟁 거짓말

한국이 미국에 판매하는 155밀리미터 포탄 ⓒ출처 대한민국 육군

11월 10일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한국이 우크라이나로 갈 포탄 10만 발을 미국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후 한국 국방부는 입장문을 내, “미국 내 부족해진 155밀리미터 탄약 재고량을 보충하기 위해 미국과 우리 업체 간 탄약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포탄의 “최종사용자는 미국”이라며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포탄 거래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는 무관하다는 국방부 해명은 설득력 없는 얘기다. 미군의 155밀리미터 포탄이 부족해진 까닭은 이를 우크라이나에 대량 지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군의 부족분을 한국산 포탄으로 채워 준다면, 결국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우회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미군에 지급된 포탄이 향후 우크라이나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WSJ의 보도대로라면, 윤석열 정부는 포탄이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알고도 이번 거래를 하는 것이다.

지난달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양국 관계의 파탄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 윤석열은 살상 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WSJ의 보도와 한국 국방부의 해명을 보면, 결과적으로 푸틴의 폭로가 맞았고 윤석열은 거짓말을 한 셈이다.

무기 공급처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를 주최하는 촛불행동은 11월 11일 논평을 내서 옳게도 이렇게 비판했다. “무기를 실제로 판매한다면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후방 무기 공급처로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전쟁의 한 당사자가 되어 러시아와 군사적 적대 관계가 되어 한반도가 초긴장 상태로 접어들 것입니다.”

촛불행동은 이렇게도 지적했다. “이번에는 155밀리미터 포탄 10만 발이지만 전선의 변화에 따라 다음에는 어떤 비밀 거래로 더 큰 무기 판매가 이뤄질지 모릅니다.”

촛불행동의 비판대로, 향후 우크라아나군 지원을 위한 모종의 추가 무기 거래가 있을 수 있다.

비록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시(市)에서 퇴각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전쟁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이는 나토와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다. 협상 이야기가 나오지만, 전쟁 당사자들 모두가 협상 개시에 큰 관심이 없다. 전쟁은 계속될 것이고, 더 많은 무기가 전장에 투입돼 더 많은 살상과 파괴에 동원될 것이다.

그런데 미국과 나토의 무기 재고 상황이 여의찮다. 예컨대 한국의 무기 수출 사실로 관심을 모은 155밀리미터 포탄의 경우, 평시에 미국이 생산하는 물량은 1년에 3만 발이다. 그런데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2주 치 소모량에 불과하다.

대전차미사일 ‘재블린’의 경우,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이 1년에 800대를 생산하는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양이 이미 8500대다.

지난 9월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를 생산하는 산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기·탄약 생산을 전시 수요에 맞게 늘리려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소모전이 계속되는 한, 미국과 나토는 무기 재고를 채울 단기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 “미국은 제3국에서 재고를 일부 보충해야 할 수 있다.”(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고문 마크 캔시언)

따라서 미국이 한국에게 더 많은 무기 거래와 지원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수십 년 동안 군사적 대치 상황을 유지해 온 한국이 전차·자주포 등 재래식 무기를 대량 생산하는 산업 역량을 갖춘 국가이기 때문이다.

포탄 10만 발 거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나토를 계속 지원할수록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이 악화되는 데 일조하는 것이며, 결국 한반도 주변 정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본지 독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무기 제공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 대리전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